[르포]삼성, 14년 만의 런던 언팩…올드 빌링스게이트 선택한 이유

노경조 2026. 7. 22.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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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시장→문화공간…'새로운 형태'와 맞닿아
22일 폴더블폰 3종·워치 2종 등 신제품 공개

삼성전자의 하반기 갤럭시 언팩이 열리는 영국 런던 '올드 빌링스게이트'는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었다. 과거 어시장이었던 이곳은 오늘날 업무·행사 공간으로 탈바꿈해 세계적인 패션쇼, 전시회, 시상식, 기업 행사 등을 소화하고 있다. 상징성 측면에서 새로운 형태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소개하기에 이만한 공간이 있을까 싶었다.

'갤럭시 언팩 2026' 개최 장소인 영국 런던 올드 빌링스게이트 앞 모습. 노경조 기자

21일(현지시간) 찾은 올드 빌링스게이트는 탁 트인 템스강 조망에 런던 브리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입지를 자랑했다. 건물 외벽에는 연보라색 배경의 언팩 광고판이 부착됐고, 대기 줄을 따라 걸으니 보안 인력이 출입을 점검했다.

현재 용도의 올드 빌링스게이트는 19세기 건축가 호러스 존스가 설계했다. 내부 공간은 3개 구역으로 나뉜다. 시장 바닥이었던 1층은 메인 전시장인 '더 그랜드 홀'로, 지하 냉장 공간은 아치형 벽돌 천장의 '더 볼트'로 바뀌었다. 그랜드 홀을 내려다볼 수 있는 현대적인 라운지 형태의 '더 갤러리'도 있다. 옛 건축물의 기능과 사용 방식을 달리한 올드 빌링스게이트는 새로운 형태를 강조한 이번 언팩 슬로건과 맞닿아 있다.

삼성전자가 런던에서 언팩을 개최하는 것은 두 번째이자 무려 14년 만이다. 앞서 런던 올림픽이 열린 2012년 '갤럭시 S3'을 공개하며 특수를 노렸다. 당시 갤럭시 S3는 인간 중심의 모바일 경험 제공과 유선형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번에는 폴더블폰으로 런던을 찾았다. 삼성전자는 2023년부터 폴더블폰 언팩을 '문화의 도시'에서 개최하는 전통을 만들어가고 있다. 서울과 프랑스 파리, 뉴욕 브루클린에 이어 런던이 개최지로 선정된 이유다.

영국 런던 이층버스에 '갤럭시 언팩 2026' 광고판이 부착돼 있다. 노경조 기자

피커딜리 서커스와 아우터넷 등 런던 곳곳의 대형 전광판을 통해 송출하는 언팩 영상 광고는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A New Shape Unfolds(새로운 형태가 펼쳐진다)'는 문구와 언팩 날짜, 새로운 폼팩터의 등장을 알리는 이미지가 어우러진 래핑 광고는 이층버스에 부착돼 런던 곳곳을 누볐다. 삼성전자는 간결한 초대장만으로 새로운 폴더블 스마트폰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며 언팩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22일 언팩에서 '갤럭시 Z 시리즈' 3종과 갤럭시 워치를 소개할 예정이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인공지능(AI) 글라스도 모습을 드러낸다. 가장 관심을 끄는 모델은 가로 폭을 늘린 화면비 4대 3의 '갤럭시 Z 폴드8'이다. 화면비가 기존 3대 2인 제품은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로 출시된다. 폴더블폰에는 화면 주름을 줄이고 내구성을 강화한 '플렉스 티타늄' 디스플레이 기술이 적용된다.

AI 웨어러블 시장에서의 존재감도 더한다. 갤럭시 워치 신제품은 AI 기반의 촘촘한 수면·운동 데이터 분석으로 맞춤형 코칭과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글과 함께 개발 중인 AI 글라스도 있다. 이 기기는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일상 속에서 고도화된 AI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 메타가 독주 중인 스마트글라스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구글 연합이 보여줄 경쟁력에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런던(영국)=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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