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혁은 허투루 하는 배우 아니란 말 듣고 싶죠” [쿠키인터뷰]

“허투루 하는 배우는 아니라는 말을 들으면 좋겠어요.” 배우 남주혁(32)은 공백 끝에 내놓은 복귀작 ‘동궁’에 몸과 마음을 온통 쏟은 모양새였다. 그는 21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 한 몸 불사지르겠다’던 각오에 걸맞은 바람을 내비쳤다.
넷플릭스 시리즈 ‘동궁’은 귀(鬼)의 세계를 넘나드는 능력을 가진 구천과 비밀을 간직한 궁녀 생강이 왕의 부름을 받고 동궁에 깃든 저주를 파헤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지난 17일 공개 직후 ‘오늘 대한민국의 톱10 시리즈’ 1위에 등극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앞서 남주혁은 2024년 9월 전역 후에도 약 2년간 휴식기를 가졌다. 그동안 입대 전인 2022년 6월 불거진 학교폭력 가해 의혹으로 법정싸움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후 그의 학폭을 주장한 A씨에게는 허위사실 명예훼손으로 벌금 700만원의 약식 명령이 선고됐다.
“개인적인 일로 ‘동궁’이 피해를 보지 않을까 걱정됐고 그럴수록 구천을 더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법원에서 일차적인 판결이 났고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바로잡는 중입니다. 시간을 돌이켜 보면서 매 작품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으로 재미와 즐거움을 선사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남주혁은 극중 귀의 세계를 넘나드는 능력을 지닌 구천 역을 맡았다. 구천은 귀신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귀신을 없앨 수도 있는 인물. 왕명에 따라 풍수사로 위장해 궁에 들어가 연못 귀신의 실체를 쫓는다.
남주혁이 해석한 구천의 정서는 ‘외로움’이다. “인물을 만들어갈 때 명확하게 외로움을 집어넣었어요. 구천이는 스스로 고립을 택했잖아요. ‘오히려 구천이에게 귀의 세계가 더 편한 곳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하면서 접근해갔어요. 구천이는 정말 생사를 오간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귀의 세계 넘어갈 때도 현실 세계에 있을 때도 혼자 인생을 살아가려는 인물로 그리려고 노력했어요.”
귀의 세계와 현실 세계는 VFX(시각효과)의 도움을 물론 받았지만, 미술팀과 연출팀이 최대한 세트장 실물로 구현하려고 애썼다는 전언이다. “미술 완성도가 높아서 귀의 세계에 익숙해지는 건 편했어요. CG(컴퓨터그래픽)에 의존하지 않으려고 한 부분이 많아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액션 신 대부분은 세팅이 완성됐었어요. 13궁녀와의 액션 신도 CG가 들어가지 않아도 될 정도로 세트들이 구성돼 있었고요.”

파트너는 생강으로 분한 노윤서였다. 남주혁은 호흡에 만족감을 표했다. “윤서 배우가 물 흐르듯 잘 적응하는 사람이었어요. 저 역시 잘 맞았고요. 승우 선배님이랑도 잘 맞았어요. 모든 배우를 편하게 해줬죠. 현장 분위기에 따라서 힘들어도 웃으면서 이겨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덕분에 더 빠르게 친해지고 좋은 합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두 인물의 로맨스를 응원하는 반응도 많다. 다만 남주혁은 각본에 기반해 이들의 관계성을 ‘전우애’로 봤다. “너무 다른 세상을 살았던 사람들이 왕의 부름으로 사건 하나를 해결하게 됐으니 불협화음이 쌓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윤서 배우와 얘기를 많이 나누고 함께 고민했죠. 사전에 준비했다 보니 촬영할 때는 빠르게 호흡할 수 있었어요. 저희는 전우애만 가지고 접근하기로 했어요. 로맨스라는 생각을 갖고 연기하진 않았어요.”
‘동궁’은 조승우, 장영남 등 베테랑들이 함께한 현장이었다. 남주혁은 서사상 이들과 붙는 신이 많지 않았지만 그만큼 소중했다고 돌아봤다. “심지어 되게 짧은 신들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순간순간이 더 소중했고 다음에는 많은 신을 같이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승우 선배님께 더 많은 호흡을 할 수 있는 작품에서 꼭 만났으면 좋겠다고 편지를 썼어요. 꼭 그렇게 하자고, 이번에 고생 많았고 힘든 티 안 내고 끝까지 해줘서 대견하다고 답장 주셨고요.”
조승우의 회신은 진실이었다. 앞서 조승우는 제작발표회에서 “저보다 500배 더 힘들게 촬영했다”고 고난도 액션 대부분을 소화한 남주혁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초반에는 84~85kg 나갔었는데 78kg 정도까지 자연스럽게 빠졌어요. 구천이 갈수록 양기를 잃는 모습이랑 잘 맞아떨어졌죠. 촬영 순서가 완벽히 맞았다고 할 순 없지만 조금이나마 상황들에 맞춰서 (모습이) 담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귀의 세계와 현실 세계의 매개가 물이라는 설정에 필연적이었던 수중 촬영 역시 쉽지 않았다. 수영선수 출신임에도 트라우마가 생길 뻔했단다. “사방이 물이었죠. 물속에서 구천이라는 인물로서 표현해야 하는 연기가 있었어요. 처음에는 힘들었어요. 아무리 물을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겁이 많이 났고요. ‘또 물에 들어가야 한다고?’ 같은 마음이었어요. 물에 들어간 횟수를 셀 정신도 없었죠.”
남주혁과 귀매 ‘꺼먹살이’의 케미스트리도 ‘동궁’을 보는 재미 중 하나였다. 남주혁은 “그 친구가 잘될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인기가 많더라고요. 꺼먹살이는 연기가 처음인데 벌써 인기를 많이 얻으면 어떡하나 생각했어요(웃음). 모형이 있어서 존재는 하지만 슛 들어갈 때는 치워야 했어요. 공존하는 연기를 해야 하니까 촬영에 들어가기 전 오랫동안 빤히 쳐다봤죠. 다음에는 ‘이쯤 어깨에 올라오겠지’, ‘얼굴이 여기 있겠지’ 생각하면서 저만의 꺼먹살이를 만들어갔어요.”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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