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시점’에 쏠린 눈…최태원 재산분할 24일 결론, 쟁점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선고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사건을 돌려보낸 지 9개월 만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1부(이상주 부장판사)는 24일 오후 2시 두 사람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을 선고한다. 재판부는 지난 6월26일 약 45분간 변론을 진행한 뒤 심리를 마쳤다. 앞서 두 차례 조정을 시도했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혼과 위자료 20억원 지급은 이미 확정됐다.
이번 선고에서는 재산분할 대상과 액수만 다시 정해진다. 이번 선고에서는 재산분할 대상과 액수만 다시 정해진다.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결혼 전부터 물려받은 특유재산으로 보고 분할 대상에서 뺀 결과였다. 2심은 이를 뒤집었다. 노 관장의 기여도를 35%로 인정하고 재산분할 1조3808억원, 위자료 20억원을 명령했다. 1심의 20배 규모였다. 노 관장과 고 노태우 전 대통령 측의 지원이 SK그룹 성장에 기여했다고 본 결과였다. 최 회장은 당시 “SK 역사가 전부 부정당하고 후광으로 사업을 키웠다는 판결의 내용이 존재하고 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재산분할 부분만 파기했다. 노 전 대통령 비자금 300억원이 SK 측에 전달됐다고 가정해도, 대통령 재임 중 받은 돈에서 나온 자금은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불법원인급여여서 재산분할 기여로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혼인관계 파탄 전 최 회장이 제3자에게 증여해 처분한 재산도 분할 대상에서 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자료 20억원에 대한 상고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지난 5월과 6월 두 차례 조정을 시도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지난달 26일 마지막 변론기일에는 두 사람이 직접 법정에 출석했다. 최 회장은 취재진 질문에 “잘 마치고 오겠습니다”라고만 답했다. 노 관장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첫째는 SK 주식 가치를 언제 기준으로 평가하느냐다. 기준일 후보는 세 곳이다. 2심 변론종결일인 2024년 4월16일 종가는 16만원, 이혼이 확정된 대법원 선고일인 지난해 10월16일 종가는 21만8500원,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일인 지난달 26일 종가는 81만5000원이었다.
최 회장 측은 첫 번째 시점을, 노 관장 측은 세 번째 시점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맞선다. 두 시점 간 주가 차이만 다섯 배 이상 벌어진다. 대법원은 앞선 다른 재산분할 사건에서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원칙적 기준으로 제시하면서도, 이후 급격한 가치 변동을 한쪽에만 부담시키는 게 현저히 불공평하다면 참작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번 재판부가 이 법리를 어떻게 적용할지가 관건이다.
둘째는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도 자체다. 특유재산이라도 다른 배우자가 유지·가치 상승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면 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2심이 매긴 35%를 재판부가 어느 수준으로 다시 책정할지가 관건이다. 노 관장 측은 결혼 기간 가사와 자녀 양육을 맡고 경영 활동을 뒷받침했다고 주장하고, 최 회장 측은 기업가치 상승은 반도체 업황과 경영 판단 등 자신의 개인적 요인이 크다고 맞선다.
대법원 판결문에는 ‘SK 주식을 비롯한 부부 공동재산’이라는 표현이 담겼다. 이를 주식 전체를 분할 대상으로 확정한 것으로 볼지를 두고 법조계 해석은 엇갈린다.
셋째는 비자금 요소를 뺐을 때 분할액이 얼마나 달라지느냐다. 2심 산정액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 측 지원이 상당 부분 반영돼 있었다. 대법원이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최 회장이 이미 처분한 재산까지 제외하라고 한 만큼, 이 부분을 걷어낸 뒤 남는 액수가 얼마가 될지가 이번 선고의 핵심 변수다. 다만 비자금과 무관한 혼인생활·가사·자녀 양육 기여는 별도로 판단해야 해 곧바로 1심 수준인 665억원으로 돌아간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넷째는 장기간 별거 이후 오른 주가 상승분까지 분할 대상에 넣을지다. 최 회장 측은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난 시점을 지난 2006년으로 주장한다. 그 이후 발생한 주가 상승은 반도체 업황과 경영 판단 등 자신의 개인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는 논리다. 노 관장 측은 법적 이혼이 확정되지 않았던 만큼 상승분도 공동재산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쟁점은 사실상 첫째 쟁점과 맞물린다.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삼을지가 곧 혼인파탄 이후 상승분을 인정할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종 분할금 규모는 SK그룹 지배구조와도 연결된다. 최 회장은 SK 지분 17.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분할액이 수천억원대로 줄어들면 지분 매각 없이 주식담보대출 등으로 자금을 마련할 여지가 커진다. 반대로 1조원대가 유지되면 현금 확보 부담이 커져 경영권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이번 선고액이 2심의 1조3808억원보다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구체적인 감액 폭은 네 쟁점이 어떻게 결론 나느냐에 달렸다. 노 관장 측 대리인 이상원 변호사는 마지막 변론 직후 “양측 모두 예상 가능한 수준에서 각자에게 유리한 입장을 전달하고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선고 후 양측 중 한쪽이라도 불복하면 사건은 다시 대법원으로 간다. 둘 다 재상고하지 않으면 이번 파기환송심 판결로 9년을 끈 소송전이 마무리된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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