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또 불탄 쿠팡...석남·덕평 화재 비교해 보니
반복되는 대형 화재… 전문가들 “초기 대응·안전 관리 중요”

21일 오후 6시 기준,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제32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는 완진을 위한 진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큰 불길은 지난 20일 오후 8시쯤 잡혔다. 다만 가연물이 겹겹이 쌓여 있어 잔불을 정리하는 데까지는 수일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21년 6월17일 경기 이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도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덕평 물류센터 화재는 완진까지 6일, 총 129시간이 걸렸다. 진화 과정에서 구조 활동에 나섰던 소방관 1명이 순직했다.
두 물류센터 화재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화재 당시 내부는 종이상자와 비닐 포장재 등 인화성 물질이 가득했다. 두 곳 모두 내부 통로는 좁고 복잡했다. 층고가 높은 공간에 물건을 더 쌓기 위해 중간층을 둔 ‘메자닌 구조’였기 때문이다.
메자닌 구조는 적재량을 늘릴 수 있지만, 화재 시 불길이 급격히 번지고 소방대 진입과 진화 활동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 실제로 두 물류센터 모두 소방대원들이 내부 진입에 어려움을 겪으며 초기 진압에 난항을 겪었다.

반면 이번 석남 화재 당시에는 소방대가 신속히 도착했지만 6층이라는 위치와 밀폐된 구조 탓에 진입이 어려웠다. 이로 인해 초기 진압도 더뎌졌다.
발화 지점도 달랐다. 덕평 화재의 경우 지하 2층에서 시작됐다. 불은 수직 방향에서 가장 빠르게 번지기에 순식간에 건물 전 층으로 화재가 확산됐다.
그러나 석남 화재의 경우 6층에서 불이 시작돼 아래층으로 크게 번지지 않았다. 피해 구역이 일부로 제한될 수 있었다. 5층에는 리튬배터리를 쓰는 물류 로봇 수백대가 있었기 때문에 소방당국도 진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리튬배터리에 불이 옮겨붙을 경우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물류센터 대형 화재를 막기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이영주 경일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화재 발생 직후의 초기 대응과 소방대 진압 전술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물류센터 화재가 대형 화재로 번지는 원인은 초기 진압 실패에 있다”며 “내부가 뜨겁고 열악해 진입이 어렵다는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소방당국의 대응 역량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발화 지점까지 적극적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배연 설비 △개구부 확보 △소방 전용 계단 등의 시설 확보를 이야기했다.
화재 예방과 관리 실태 개선에 대한 당부도 나왔다.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물류센터에서 전기 화재가 빈번한 만큼 아크 차단기를 도입하거나 방폭형 콘센트로 교체하는 등 설비가 보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사업주의 안전 의식이 중요하다”며 “소방안전관리자가 현장에서 결함 시정을 요구할 때 묵살하지 않고 즉각 조치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정민 기자 yu@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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