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이 세로, 아직 혼자니?”…전국 발칵 뒤집은 탈출 스타 근황

백종현 2026. 7. 22.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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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어린이대공원의 ‘세로’. 2023년 3월 울타리를 넘어 3시간 동안 도심을 활보해 화제가 됐던 얼룩말이다. 지금은 안정을 되찾고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백종현 기자

울타리를 넘었다가 집으로 돌아온 늑대 ‘늑구’, 서울 도심을 누볐던 얼룩말 ‘세로’, 팬 미팅까지 여는 쌍둥이 호랑이 ‘범궁 남매’와 한국 유일의 고릴라 ‘고리나’까지. 한때 뉴스 한복판에 있던 그 동물들은 지금 어떻게 지낼까. 안부를 확인하러 동물원에 갔다.


돌아온 늑대 늑구


6월 5일 오월드가 재개장하며 다시 관람객 앞에 선 늑구. 미간의 선명한 줄무늬가 특징이다. 사진 뉴스1
지난 4월 사파리를 탈출해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던 두 살 수컷 늑대 늑구가 다시 관람객 앞에 섰다. 대전 오월드가 늑대 사파리 철책을 보강하고 재개장했다는 소식을 듣고 16일 오월드를 찾았다.
늑대 사파리가 워낙 넓어 늑구 찾기가 쉽지 않았다. 오월드 관계자는 “1000평(약 3500㎡)이 넘는 국내 유일의 늑대 사파리”라며 “늑대 14마리가 살고 있다”고 말했다.

폭염 탓인지 몇 마리는 아예 흙을 파고 몸을 묻듯 누워 있었다. 어느덧 한 마리가 비탈을 어슬렁어슬렁 내려왔다. 늑구였다.

탈출 9일 만에 돌아온 늑구는 체중이 4㎏가량 줄어 있었다. 현재는 37㎏으로 옛 모습을 찾았다. 하루 평균 생닭 1.5㎏, 소고기 500g을 먹어 치운단다. 귀여운 먹방을 기대하면 곤란하다. 울타리 너머로 먹이를 던져주기 무섭게 순식간에 해치워 버린다. 가끔은 행동 발달을 위해 땅속에 먹이를 숨겨두기도 한단다.

늑구를 보기 위해 늑대 사파리를 찾아온 20대 관람객들의 모습. 백종현 기자

6월 5일 재개장 뒤 관람 열기도 뜨겁다. 6월 한 달 오월드에는 약 5만8000명이 다녀갔다. 최근 3년 같은 기간 중 가장 많았다. 현장에서도 “늑구는 어딨냐?”며 묻는 관람객이 줄을 이었다.

늑대와 철조망이 30m가량 떨어져 있어 늑구 관찰이 녹록지만은 않다. 사파리를 가로지르는 공중 데크도 늑대의 스트레스 예방 차원에서 잠정 폐쇄된 상태다.

미간에 있는 두 개의 선명한 줄무늬, 꼬리의 검은 얼룩, 활발한 움직임 등이 사육사가 알려준 늑구 구별법이다. 늑구를 가까이 보기 위해 망원경을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요즘은 털갈이 중이라 털이 퍽 듬성듬성하다.

늑구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시간은 오후 3시 30분. 늑구의 식사 시간이다. 운이 좋으면 늑구의 우렁찬 울음소리도 들을 수 있다.


금쪽이 얼룩말 세로 잘 있니?


세로(7)를 기억하시는지. 2023년 서울어린이대공원 울타리를 넘어 도심 주택가를 3시간이나 활보해 해외 토픽까지 올랐던 사바나얼룩말의 이름이다. 잇달아 부모를 잃은 뒤 불안감을 견디지 못해 울타리를 넘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기도 했다.

얼룩말은 무리 생활이 기본이다. 세로도 짝을 맺어 주려는 시도가 여러 번 있었는데, 결과가 좋지 못했다. 단짝이었던 암컷 ‘코코’가 질병으로 세상을 떠났을 때는 며칠 동안 괴성을 내며 울기도 했단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세로가 사는 서울어린이대공원 초식동물마을을 찾았다. 먹이를 든 사육사가 “세로야~”하고 이름을 부르자, 세로가 귀신같이 알아듣고 방사장으로 뛰어나왔다. ‘히힝’ 울음소리를 내는가 하면, 춤을 추듯 발을 구르기도 했다. 허호정 사육사가 “세로만의 애교 표현”이라고 귀띔했다. 허 사육사가 가만히 눈을 맞추자 세로가 사육사 머리에 제 머리를 슬며시 기댔다.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의 얼룩말 ‘세로’. 2023년 3월 울타리를 넘어 3시간 30분 동안 도심을 활보해 화제가 됐다. 지금은 안정을 되찾고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백종현 기자


세로는 여전히 혼자다. 대신 세로 곁에 얼룩말 벽화 친구가 생겼다. “비슷한 동물 그림이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전문가 조언이 계기가 됐다. 인근 세종대 애니메이션학과 학생들이 지난해 봄 약 두 달간 벽화를 그렸단다. 물 마시는 얼룩말, 초원을 달리는 얼룩말 등을 그려 넣었다.

요즘 세로는 느긋하게 누워 모래 목욕을 즐기고, 사육사가 손으로 주는 간식도 넙죽 받아먹는다. 마음이 안정됐다는 신호다. 밥도 잘 먹는다. 하루 2㎏가량의 건초를 뚝딱 해치운단다.

세로를 제대로 보려면 오전에 방문하는 게 좋다. 무더운 한낮에는 그늘에 머무는 일이 잦다. 9월부터는 매일 오후 2, 3시 두 차례 사육사가 직접 먹이를 주며 동물과 소통하는 ‘먹방라이브’를 시작한다.

박경민 기자

■ 아이돌급 인기 누리는 호랑이 남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숲의 인기 스타 태범(왼쪽)과 무궁. 사진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경북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는 아이돌급 인기를 누리는 쌍둥이 호랑이 범궁 남매가 있다. 수컷 ‘태범’과 암컷 ‘무궁’을 합쳐 범궁 남매다. 코로나 시기 태어나, 남다른 사랑과 관심을 받았다. 매년 2월 20일께 대대적인 생일잔치도 연다. 올해 여섯 번째 생일잔치에는 ‘호사모’ ‘범궁수호대’ 같은 팬클럽을 포함해 1100여 명이 운집했다. 소고기와 닭고기를 활용한 초대형 케이크를 앞에 두고 다양한 이벤트를 벌였다니 아이돌 팬 미팅이 부럽지 않다.

서울대공원에는 한국 유일의 고릴라 ‘고리나’가 살고 있다. 1984년 서울대공원 개원 때부터 자리를 지킨 터줏대감이다. 사육사와 수의사를 포함해도 동물원 근속연수가 가장 길다. 1978년생으로 사람 나이로 치면 100살을 넘긴 고령이지만, 여전히 호기심이 많다. 사육사들이 양파망이나 생수병 속에 먹이를 숨겨서 주는 이유다. 국내 유일의 동물 영양사로 유명한 송태욱 영양사가 샐러리·양상추 같은 채소와 제철 과일로 고리나의 까다로운 입맛을 챙긴다.

충북 청주동물원에는 수사자 ‘바람이(22)’가 있다. 2023년 7월 한 동물원에서 뼈만 앙상한 모습으로 구조돼 ‘갈비 사자’라고 불렸던 주인공이다. 청주동물원으로 거처를 옮긴 뒤 다행히 건강을 되찾았다. 요즘은 하루 4㎏ 분량의 닭과 소고기를 먹는단다. 암사자 ‘도도(13)’라는 짝도 생겼다.

서울대공원의 고리나. 대한민국 유일의 로랜드고릴라로, 1984년 서울대공원 개원 때부터 현재까지 40년 이상 유인원관을 지키고 있는 인기 스타다. 사진 서울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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