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속 세상] 한 치 앞도 몰랐다… 200배의 여름, 미시의 세계

이한형 2026. 7. 22.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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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찌는 7월,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여름 풍경을 아주 가까이 들여다보면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스마트폰에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작은 현미경 카메라를 달고 주변 사물들을 직접 관찰해 보았다. 최대 200배까지 키워주는 렌즈 속 세상은 눈앞에 두고도 미처 몰랐던 신기한 모양과 아름다운 색깔들로 가득했다.

여름 과일의 대명사인 딸기의 붉은 표면으로 렌즈를 가져가자 선홍빛 과육 속에 콕 박힌 작은 딸기씨는 단단한 황금빛 보석처럼 오묘한 광채를 내뿜었다. 렌즈의 초점을 기피 대상으로 옮겼을 때도 역설적인 경이로움은 이어졌다. 무더위에 쉽게 상해버린 과일 위의 하얀 곰팡이는 밤하늘의 은하수나 안개 낀 숲을 연상케 하는 신비로운 형태로 다가왔다. 뜨거운 햇살 아래 아이들이 불던 비눗방울 막은 빛의 간섭 현상을 일으키며 고흐의 화폭을 닮은 오색 빛깔의 물결을 소용돌이치듯 뿜어냈고, 마치 우주 한가운데서 푸르게 빛나는 지구를 연상케 했다.(사진 위부터)

이처럼 일상적인 여름을 초근접으로 포착하는 시도는 눈에 보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님을 말해준다. 스마트폰에 작은 렌즈 하나를 더했을 뿐인데, 평범한 공간은 거대한 갤러리가 되고 무심코 지나쳤던 작은 틈새들은 눈앞에 펼쳐지는 또 하나의 거대한 세상이 된다.

이한형 기자 goodlh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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