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전차 분해해서 옮긴다…‘백전백승’ 방산물류 작전
![CJ대한통운이 지난 6월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주안다 공항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훈련용 전투기 T-50i의 동체를 하역하고 있다. 이 전투기는 동체·날개·수직꼬리날개·엔진 등 핵심부품으로 분해된 상태에서 인도네시아로 운송된 뒤 현지에서 재조립됐다. [사진 CJ대한통운]](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22/joongang/20260722000416504hpia.jpg)
지난 6월 초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주안다 공항. 대형 화물기 문이 열리자 전투기 동체와 날개, 엔진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작업자들은 부품의 외관과 고정 상태를 확인한 뒤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화물차에 실었다. 정밀 고박(진동이나 충격에 예민한 화물을 완벽하게 묶어 고정하는 기술)을 마친 차량은 평균 시속 20~40㎞를 유지하며 약 200㎞ 떨어진 공군기지로 향했다. 현지에서 다시 조립된 이 전투기는 시범 비행까지 무사히 마쳤다. CJ대한통운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훈련용 전투기 T-50i을 인도네시아로 운송한 방산물류 현장이다. 회사는 지난 2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T-50i 6대를 성공적으로 인도했다.
전투기와 전차·헬기 등 방산물자를 세계 각지로 운송하는 ‘K방산물류’가 주목받고 있다. K방산 수출이 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특수 물류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어서다. 한국수출입은행은 국내 방산 수출 규모가 2030년 340억 달러(약 5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방산물류는 일반 화물 운송과 차원이 다르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만큼 높은 수준의 보안은 물론 국가별 통관과 인·허가, 운송 경로 설계까지 전 과정을 치밀하게 관리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운송 난도가 높아 물류업계에서도 쉽게 진입하기 어려운 고부가가치 분야”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2005년부터 방산물류 시장에 뛰어들어 전문성을 쌓아왔다. 지금까지 유럽과 중동·아프리카·아시아 등에 전투기·전차·헬기 등 방산물자 100여 대를 운송했다. 항공·해상·육상을 연계한 복합운송 역량을 바탕으로 출발지부터 최종 목적지까지 책임지는 ‘E2E(End-to-End) 물류 체계’를 구축했다. 육상 운송 과정에선 화물 충격을 줄이기 위해 현지 정부의 승인을 받아 표지판과 전선을 잠시 이동시키거나 교량을 보강하는 작업도 한다.
핵심 경쟁력은 ‘모듈형 운송’이다. 예컨대 전투기를 동체와 날개·엔진 등 핵심 부품으로 분해해 운송한 뒤 현지에서 다시 조립하는 방식이다. 전투기를 비행시킬 경우 필요한 국가별 영공 통과 허가와 공중급유 등 각종 제약을 줄이면서 운송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는 예기치 않은 변수에 대응해야 하는 ‘군사 작전’을 방불케 한다. 2020년 이라크로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IQ 24대를 운송할 당시 반정부 시위로 국제 해상 물류 관문인 움 카스르항이 봉쇄됐다. CJ대한통운은 총성이 울리는 현장에서도 군 경호 아래 방탄 장비를 착용하고 하역과 육상 운송을 마무리했다.
2023년 전투기와 훈련장비를 폴란드로 운송했을 땐 새로운 항로를 설계해야 했다. 일부 부품이 특정 국가 영공을 통과할 수 없어 기존 최단 항로 대신 태평양을 건너 미주를 경유하는 노선을 택했다. 장영호 CJ대한통운 글로벌1본부장은 “방산물자의 운송 환경을 정밀 분석해 경로 설계부터 변수 대응, 실행까지 통합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K방산 수출을 뒷받침하는 물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임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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