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화제작 '블라인드 삼국', “화제의 글 작성자에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다”
“운 좋게 '블라인드 삼국'을 '스트리머들이 하는 거 보고 싶다'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게시글이 화제가 되고 바이럴로 이어지면서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글을 작성해 주신 분께 정말 식사라도 한 번 대접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화제를 모은 전략 게임 '블라인드 삼국'을 개발한 플로트릭 최경빈 대표의 말이다. 해당 게시글을 시작으로 이름과 능력을 감춘 삼국지 영웅들을 등용하는 게임의 '블라인드' 콘셉트가 관심을 받게 됐다. 최 대표는 아직 얼떨떨한 기분이지만 좋은 게임을 만들어가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최경빈 대표를 만나 '블라인드 삼국'의 개발 비화부터 향후 계획은 물론, 플로트릭이 준비 중인 또 다른 어드벤처 게임 '러스타운'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래는 질의응답.

게임동아: 안녕하세요. 먼저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최경빈 대표: '블라인드 삼국'을 만든 최경빈입니다. 플로트릭이라는 작은 게임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플로트릭에서 메인으로 개발하는 게임은 따로 있고, '블라인드 삼국'은 제가 혼자 진행하던 사이드 프로젝트입니다.
게임동아: 전부 혼자서 개발을 진행하셨나요?
최경빈 대표: 일단 AI를 많이 활용했습니다. AI 성능이 좋아지는 것을 보면서 '이 정도라면 게임 개발을 시작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방법을 찾아 연구했습니다.
저는 기획자 출신으로 코딩을 하지 못하지만, AI가 코딩을 잘하는 것을 보고 이런 방식이라면 게임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출근하면 회사의 본편을 중심으로 개발하고, 퇴근한 뒤 '블라인드 삼국'을 만들었습니다. 지난 2월 GPT 프로 모델 사용권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 적이 있습니다. 덕분에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개발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게임업계에서 12년 동안 일했기 때문에 코딩을 하지 못하더라도 게임 개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있었습니다. AI가 발전한 지금이 1인 개발을 하기 좋은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어설프게 소규모 팀을 구성하느니 혼자 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게임동아: 데모 출시와 스팀 넥스트 페스트 등에도 참가하셨습니다.
최경빈 대표: 2월부터 인공지능으로 개발을 시작해 4월에는 데모를 냈습니다. 사실 제대로 된 이미지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런데도 일본의 삼국지 마니아층이 좋게 봐주면서 위시리스트가 늘었습니다. 또 일본의 유명 게임 잡지인 패미통에서도 게임을 소개해줬고, 덕분에 위시리스트가 갑자기 많이 늘었습니다. 6월에는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 참가했고 위시리스트 수가 배로 늘었습니다.
그리고 게임을 완벽하게 다듬어서 내는 것보다 이용자들과 함께 게임을 고쳐나가려고 했습니다. 스팀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을 통해 이용자 반응을 확인하고 수정했습니다. 초기부터 게임 방송을 해준 분들이 있었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방송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봤습니다. 일본 방송은 AI로 자막을 입혀 시청했고, 그 과정에서 게임을 다듬었습니다.
얼리 액세스 출시 직전에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바이럴이 일어났습니다. 출시 당일에는 반응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못한 채 게임을 계속 수정하고 있었습니다. 옥냥이 님이 방송해줬고, 따효니 님을 비롯한 유명 스트리머들도 게임을 플레이해줬습니다. 지금도 약간 어안이 벙벙한 상태입니다.
게임동아: 게임을 개발하게 된 계기와 영감을 받은 부분은 무엇인가요?
최경빈 대표: 저도 팀을 운영해보니 조직 운영과 인간관계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육아를 하면서 아이를 재울 때 한 시간 정도 토닥이며 오디오북으로 삼국지를 정주행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유비는 사람과 동료를 참 잘 봤지만, 동탁은 그렇지 못했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런 부분을 게임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지금의 게임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삼국지 5'가 제가 처음 접한 PC게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러프한 아이디어였지만 점차 다듬어지면서 인재 경영 시뮬레이터 형태를 갖추게 됐습니다.

게임동아: 현재 얼리 액세스 단계인데, 앞으로 강화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최경빈 대표: 현재 전투 시스템에 대해서는 좋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현대 이용자들이 버티기 어려운 게임이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인재를 뽑는 동안에는 재미있지만, 이후에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습니다.
인사와 인재 경영이 우리 게임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을 장시간 플레이하는 분들 가운데는 인재를 적절히 배치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또 게임은 '풋볼 매니저'의 영향도 많이 받았습니다. 경기 엔진과 별개로 다양한 매니지먼트 시뮬레이션 요소가 들어 있습니다. 장수 육성과 장수 간의 관계 및 인연을 바탕으로 불화나 갈등이 발생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보다 현실적인 인간관계를 보여주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전투를 간단하게 구현하려고 했습니다. 현재 생각하는 방향은 장수 간의 관계를 전투에 녹여내는 것입니다. '풋볼 매니저'에서 스쿼드 관리의 결과가 실제 경기장에서의 퍼포먼스로 이어지는 것처럼 만들려고 합니다.
게임동아: 별도의 시나리오는 없나요?
최경빈 대표: 역사 모드를 넣고 싶은 욕심은 있습니다. 기존 전략 시뮬레이션에서는 엄백호로 천하를 통일하는 것이 난도 높은 도전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블라인드 삼국'은 로그라이크 요소가 있기 때문에 그런 플레이를 구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히스토리 모드 도입 여부는 정식 출시 전까지 고민할 예정입니다.
게임동아: 이용자 피드백 가운데 인상 깊었던 평가가 있나요?
최경빈 대표: 후반부의 충성도 관리와 인사 관리에 반복 작업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충성도를 관리하는 데 필요한 클릭 수를 기존의 5분의 1 수준으로 줄이려고 합니다. 앞으로는 성장 시스템과도 연계할 예정입니다.
AP(행동력) 부족 문제와 매니지먼트 중심의 방향성은 계속 살려나갈 생각입니다. 최근 업데이트하려고 했던 내용도 AP와 관련된 부분입니다. 현재 이런 이슈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일부 업데이트한 부분도 있고요.
그리고 장군 겸임 시스템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장군직과 다른 관직을 겸임할 수 있게 하면 에이스 장수만 사용하고 나머지 장수는 버려질 수 있다는 점이 아쉬워 현재와 같은 구조를 선택했습니다.
나중에는 다른 일자리와 보직도 추가해야 합니다. 현재는 지력과 매력 능력치의 활용도가 낮습니다. 지력을 활용할 수 있는 보직이 생기면 겸임도 검토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게임동아: 대략적인 판매량도 궁금합니다.
최경빈 대표: 중국과 관련해서는 얼리 액세스에 돌입하기 바로 전인 약 일주일 전에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중국 지역만 담당하는 퍼블리셔입니다.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나머지 글로벌 지역은 저희가 직접 운영합니다.
판매량의 3분의 2 정도가 중국 쪽 키 판매였던 것 같습니다. 전체 판매량은 20일 기준 1만 장을 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출시 첫날 이후에는 판매량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게임은 비교적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게임동아: 대략적인 개발 로드맵은 어떻게 되나요?
최경빈 대표: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할 기능을 모두 추가한 뒤 정식 출시 시점을 판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전투 시스템 리뉴얼까지 마무리된 뒤 판단할 예정입니다.
게임동아: 개인 개발 작품 이외에 플로트릭에서 원래 개발하던 작품도 소개해주시겠어요?
최경빈 대표: 현재 '러스타운'이라는 어드벤처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플로트릭은 PC와 콘솔 게임 시장을 지향하는 게임사이며, 이번에 부산에서 열리는 인디 게임 페스티벌인 BIC에도 참가할 예정입니다.
'러스타운'은 바보 바이러스 팬데믹이 발생해 사람들의 지능이 떨어진다는 내용을 다룬 내러티브 어드벤처입니다. 게임 주인공의 아버지도 감염자입니다. 주인공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떠나는 모험을 그렸습니다.
이 작품이 회사의 메인 프로젝트입니다. 모바일게임을 만드는 동안에는 스토리 중심의 작품을 많이 만들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회사의 체질을 전환하면서 스토리 게임을 제작하게 됐습니다.
'러스타운' 외에도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난세무쌍 : 서바이버즈'라는 이름으로, 해당 프로젝트는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게임을 출시해보자는 취지로 시작했습니다. 시장 진입용으로 준비하는 '뱀파이어 서바이버즈'류의 작품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게임동아: BIC에는 어떤 형태로 참가하나요?
최경빈 대표: '러스타운'은 경쟁 부문에 출품하고, '블라인드 삼국'은 충북 공동관의 퍼블릭 인디 부문으로 참가합니다. 덕분에 두 게임을 모두 선보일 수 있게 됐습니다.
게임동아: 마지막으로 지금 소감이 궁금합니다.
최경빈 대표: 정말 얼떨떨합니다.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바이럴로 이어진 글을 작성하신 분께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제가 게임을 성공시켜본 경험이 많지 않고, 이렇게 큰 관심을 받아본 것도 처음입니다.
스트리머분들이 제 게임을 방송하는 모습이 합성처럼 느껴집니다.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운이 좋았던 만큼 이 운을 놓치지 않기 위해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삼국지 팬들이 목말라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팬들은 장수들의 인간적인 매력을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삼국지 게임과 다른 색다른 경험에 대한 수요가 있었기 때문에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고 봅니다. 초반부터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과 피드백을 주신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사용자 중심의 게임 저널 - 게임동아 (game.donga.com)
Copyright © 게임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하이퍼그리프 윌 페이 이사, “‘명일방주: 엔드필드’ 렌더링 구조 ‘이렇게’ 설계했다”
- 25~26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닌텐도 스위치 2' 체험 행사 열려
- 스타크래프트 잡아라! 국산 RTS 쏟아지던 시절 [동아게임백과사전]
- 올 게 왔다, Grand Theft Auto VI 사전 주문 시작.. '얼티밋 에디션 주요 정보'
- "145만 원부터 시작" 밸브, 스팀 머신 가격 공개
- 위메이드 박관호 의장, 네오펄스에 지분 전량 매각
- 네오위즈 ‘아바(A.V.A)’, 서비스 19주년 맞이 업데이트·특별 이벤트 실시
- 눈까지 시원해진다! 게임사들의 여름 수영복 이벤트 공세
- ‘팰월드’, 정식 출시 앞두고 누적 이용자 4천만 명 돌파
- [기획] 새 '라그나로크' IP와 퍼블리싱작으로 '퀀텀 점프' 노리는 그라비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