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는 맛, 아는 맛, 고친 맛…여름 뮤지컬 대작 3색 경쟁

하남현 2026. 7. 21. 15:5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여름 대작들이 국내 뮤지컬 시장을 달군다. 뮤지컬 팬 앞에 놓인 선택지는 풍성하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초연 신작부터, 오랜 기간의 검증을 마친 스테디셀러, 초연의 틀을 과감히 뜯어고친 ‘2.0 버전’까지 각기 다른 전략을 내세운 대작들이 무대에 선다. 원종원 순천향대 SCH미디어랩스 학장은 “과거 휴가철인 여름은 뮤지컬 시장의 비수기로 여겨졌는데,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며 “제작사들이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내놓으며 여름 시장 공략에 나선 모습”이라고 짚었다.

뮤지컬 ‘헬스키친’ 공연 장면. 사진 에스앤코


◇걸출한 대형 신작
올여름 미국 브로드웨이를 사로잡은 대형 뮤지컬이 연이어 한국 무대에 상륙한다. 뮤지컬 ‘헬스키친’은 오는 24일 서울 역삼동 GS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린다. 미국의 유명 싱어송라이터로 그래미상을 17번 수상한 얼리샤 키스의 히트곡을 바탕으로 한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지난 202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다. 이 작품의 프로듀서이기도 한 얼리샤 키스는 중앙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기존 나의 노래들이 뮤지컬 안에서 완전히 다른 의미를 얻게 된다”며 “내 노래가 한국어로 불린다는 건 내게 정말 특별하다”고 전했다.

뮤지컬 ‘겨울왕국’ 호주 프로덕션 공연 모습. 사진 리사 토마세티


다음달 13일에는 뮤지컬 ‘겨울왕국’이 서울 잠실동 샤롯데씨어터에서 국내 팬에 첫선을 보인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동명 애니메이션이 원작이다. 2018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고, 이번 한국 공연은 세계 9번째 프로덕션이다.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원곡에 더해 뮤지컬을 위한 넘버 12곡이 추가됐다. ‘엘사’ 역은 정선아·정유지·민경아가, 안나 역은 박진주·홍금비·최지혜가 맡았다. 이 작품 협력 연출인 에이드리언 사플은 “한국 공연이 여태까지의 버전 중에 가장 좋은, 완성된 버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영옥 기자


브로드웨이 대형 작품의 틈바구니 속 국내 창작 초연 뮤지컬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한 ‘유미의 세포들’이다. 전 세계적으로 35억뷰를 기록한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평범한 직장인 ‘유미’의 성장 스토리를 담았다. 웹툰에 없는 ‘견습세포 109’가 극의 키를 잡으며 원작과는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주크박스 뮤지컬 ‘그날들’. 사진 케이티지니뮤직


◇믿고보는 스테디셀러
국내 대표 주크박스 뮤지컬 ‘그날들’은 지난달 9일부터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7번째 시즌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1992년과 2022년의 ‘그날’이라 불리는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올해로 30주기를 맞은 고(故)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사랑했지만’ 등 세대를 아우르는 명곡이 극 전개와 맞물리며 관객의 심금을 울린다.

뮤지컬 ‘드라큘라’의 김준수. 트레이드마크였던 빨간 머리 대신 흑발로 연기중이다. 사진 오디컴퍼니


2014년 초연이후 한국인이 사랑하는 대표 뮤지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드라큘라’는 지난 10일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서울 LG시그니처홀에서 6번째 시즌의 막을 올렸다.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4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여인만을 사랑한 드라큘라의 이야기를 그렸다. 신성록·김준수·전동석·고은성이 드라큘라를 연기한다. 초연 이래 10주년 기념 공연까지 ‘샤큘(시아준수+드라큘라)’의 상징인 빨간머리를 유지했던 김준수는 흑발로 무대에 섰다. 김준수는 “빨간머리를 유지하기 너무 힘들다. 10주년 공연이 마지막 빨간머리 드라큘라가 될 것”이라고 밝혔었다.

뮤지컬 ‘베토벤’의 홍광호. 사진 EMK뮤지컬컴퍼니


◇확 바꾼 ‘2.0버전’
뮤지컬은 매 시즌마다 변화하지만, 지난달 9일부터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중인 ‘베토벤’ 재연의 제작진은 유독 초연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2023년 초연 대비 사랑 이야기를 대거 삭제하고 베토벤의 예술적인 고뇌에 집중했다. 결과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원종원 학장은 “넘버와 스토리 등의 수정을 거친 ‘베토벤’ 재연은 긍정적 의미에서 초연과는 다른 작품”이라고 했다.

여섯 번째 시즌 개막을 눈앞에 둔‘엘리자벳’도 ‘뉴(New) 버전’임을 내세우고 있다. 제작사는 “기존 작품 대비 무대 세트와 연출, 의상에 큰 변화를 주는 등 주로 시각적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라고 전했다. 2012년 초연한 이 작품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황후 ‘엘리자벳’의 삶을 그렸다. 다음 달 16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우리은행홀에서 막을 올린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