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니티는 왜 세대교체를 택했나…"답은 개발 현장에 있다"

이학범 기자 2026. 7. 2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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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학범기자] "개발자들이 원하는 것은 보다 사실적인 그래픽이나 AAA급 게임을 위한 기능이 아니었습니다. 기존 작업 방식에 코딩 에이전트를 결합하되 유니티의 안정성은 해치지 말아달라는 요구가 가장 많았습니다."

애덤 스미스 유니티 엔진 부문 프로덕트 수석부사장(SVP)은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유나이트 서울 2026' 그룹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유니티7으로의 세대 교체를 택한 배경에는 급변하는 게임 개발 방식과 현장의 요구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스미스 수석부사장은 지난 2년간 엔진 제품 총괄로 수많은 개발사와 협력사를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이 과정에서 개발자들이 요구한 것은 그래픽 품질을 끌어올리는 특정 기술보다 여러 직군이 원활하게 협업하고 엔진이 기존 업무 방식에 맞춰 작동하며, 결과물을 빠르게 시험·수정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스미스 수석부사장은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협업할 수 있게 해달라거나 현재 일하는 방식에 엔진을 적응시킬 수 있게 해달라는 의견이 많았다"며 "빠르게 시험하고 반복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졌다"고 말했다.

유니티7은 이 같은 요구를 반영해 에디터 중심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난 개방형 협업 플랫폼으로 설계됐다. 개발자·아티스트·프로듀서·코딩 에이전트 등 게임 개발에 참여하는 이들은 각자 사용하는 도구를 활용해 게임 제작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제품 우선순위를 정할 때 특정 규모의 개발사를 앞세우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유니티는 소규모 개발팀에는 빠른 제작과 배포를, 대형 게임사에는 여러 직군의 협업과 장기간 운영에 필요한 안정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범용 엔진의 정체성을 이어갈 방침이다.

스미스 수석부사장은 "큰 꿈을 가진 1인 개발자부터 초대형 스튜디오까지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엔진을 개발사의 업무 방식에 맞추고 빠른 반복 개발과 협업을 지원하는 기능을 유니티7에 담았다"고 말했다.

유니티6에서 유니티7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기존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이어간다. 한국처럼 장기간 운영되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많은 시장에서는 새로운 엔진 구조보다 호환성과 검증 부담이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포켓몬고' 등을 비롯해 전 세계에는 유니티로 제작돼 10년 넘게 서비스 중인 게임이 수백개에 달한다"며 "이들 게임이 유니티7에서도 지속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점을 약속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이슨 만 유니티 테크니컬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부문 부사장은 프로젝트를 유니티7으로 이전하기 전에 변경 사항을 점검하는 기능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개발사들은 프로젝트 분석 도구인 '프로젝트 오디터'를 통해 전환 과정에서 달라지는 부분과 수정이 필요한 항목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만 부사장은 "유니티6.3부터 유니티6.5까지 새로운 버전을 지원해온 방식과 품질을 유니티6.7에서 유니티7로 넘어갈 때도 유지할 것"이라며 "프로젝트 오디터를 통해 이전 전에 어떤 부분이 바뀌는지 살펴볼 수 있다"고 말했다.

AI 기능을 사용하는 방식도 개발자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유니티7은 AI 네이티브 플랫폼을 표방하지만 기존 작업 방식을 유지할지, 외부 코딩 에이전트를 연결할지는 개발사가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스미스 수석부사장은 개발자들이 명령줄 환경에서 작업하기를 선호한다는 의견을 반영해 명령줄 인터페이스(CLI)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개발자는 에디터를 직접 열지 않고도 엔진 기능을 사용하고 기존 통합개발환경(IDE)과 코딩 에이전트를 연결할 수 있다.

그는 "CLI와 개발자가 사용 중인 IDE를 통합하면 코딩 에이전트를 활용해 게임 진행 방식과 코드를 만들 수 있다"며 "이를 유니티7에서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개발자에게 선택지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AI의 적용 방향은 콘텐츠 생성보다 제작 속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개발사들이 요구한 핵심이 그림이나 코드를 대신 만드는 기능보다 반복적인 코딩과 시험 과정을 줄이는 것이었다는 이유에서다.

스미스 수석부사장은 "개발사들이 AI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는 데 가장 많은 고민을 했다"며 "확인된 요구는 생성 자체가 아니라 코딩과 반복 개발을 가속하는 코딩 에이전트 작업 방식이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배경에는 업계 내 게임 개발 주기가 달라진 점도 영향을 끼쳤다. 과거에는 구상·시제품 제작·개발 승인·사전 제작·본 제작·배급·라이브 서비스가 순차적으로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개발, 배포, 성장이라는 세 단계로 압축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나아가 개발사가 직접 게임을 배급하고 운영하는 사례가 늘면서 시장에 빠르게 결과물을 내놓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스미스 수석부사장은 "개발 과정 간소화로 이전보다 빠르게 많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됐다"며 "게임을 시험할 기회가 늘어나는 만큼 성공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유니티7에서는 협업과 검토 과정이 짧아지고 코드를 수정할 때마다 프로젝트를 다시 빌드하고 배포하는 작업도 줄어든다. 핫 코드 리로드를 통해 변경된 코드만 반영하고 개발사가 원하는 코딩 에이전트를 제작 과정에 적용할 수 있다.

만 부사장은 "유니티 이용자들이 계속 요구한 것도 보다 빠른 개발이었다"며 "유니티7을 통해 보다 많은 게임을 출시할 기회를 확보하고 개발비를 줄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유니티는 엔진과 에디터뿐 아니라 게임 배포와 이용자 확보, 수익화 도구까지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개발사와 배급사가 여러 앱 마켓과 결제 수단을 따로 관리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통합 상품 목록을 활용하면 여러 판매 채널에서 제공하는 상품을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다. AI 플랫폼 '유니티 벡터'는 이용자의 행동과 선호를 분석해 게임에 적합한 이용자를 찾고 인앱결제와 광고 수익화를 최적화하는 데 활용된다.

스미스 수석부사장은 "유니티 에디터를 에디터로만 보지 않고 서비스·CLI·수익화 도구를 포함한 하나의 통합 제품으로 보고 있다"며 "개발사 입장에서는 시간과 비용을 함께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니티가 고사양 AAA 게임만을 위한 엔진으로 경쟁하기보다 여러 규모의 개발사가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에서 성공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려한 그래픽 자체보다 게임을 더 많은 플랫폼에 배포하고 이용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스미스 수석부사장은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소규모 개발팀부터 큰 야심을 가진 대형 스튜디오까지 모두 지원하고자 한다"며 "각 개발사가 세운 목표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유니티의 목표"라고 말했다.

특히 게임 제작의 민주화에 대한 의미도 달라졌다고 봤다. 과거에는 전문적인 개발 도구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게임을 제작한 뒤 적합한 이용자를 찾고 장기간 서비스를 유지하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스미스 수석부사장은 "게임 제작 도구에 대한 접근성은 이미 상당 부분 해결됐다"며 "이제는 게임을 만든 뒤 이용자를 찾고 그들이 오랫동안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진정한 게임 제작의 민주화"라고 말했다.

이어 "게임을 만들어본 적이 없더라도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현실로 만들 수 있다"며 "개발·배포·운영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유니티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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