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우 "레버리지ETF가 증시개혁 모멘텀 깨…예측가능 시장 중요" [상법개정 1년]①

조슬기나 2026. 7. 21.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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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개정안 최초 발의' 이용우 경제더하기연구소 대표 인터뷰
"상법 개정, 기업 의사결정 문화 바꾼 첫걸음"
"공시 강화해 정확한 정보 제공해야 신뢰 회복"
자본시장법 정비·디스커버리 제도 도입 시급
편집자주
1년 전 주주권 강화에 초점을 맞춘 상법 개정안의 시행으로 한국 자본시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를 시작으로 지난 1년간 주주권 강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 개편이 잇따라 단행됐다. 하지만, 제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과제도 적지 않다. 아시아경제는 개정 상법 시행 1년을 맞아 금융투자업계와 학계, 재계, 법조계 전문가 설문과 국내외 인터뷰를 바탕으로 4회에 걸쳐 상법 개정이 자본시장에 미친 영향을 점검하고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과제를 짚어본다.

"상법 개정의 다음 단계는 공시 강화다."

상법 개정안 최초 발의자인 이용우 경제더하기연구소 대표(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는 22일 개정상법 시행 1년을 앞두고 가장 시급한 후속 과제로 '공시 강화'와 '시장 신뢰 회복'을 제시했다. 투자자가 기업의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최근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ETF·ETN) 도입 이후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자본시장 개혁 모멘텀이 흔들렸다고 비판의 목소리도 높였다.

이 대표는 최근 여의도에서 진행된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상법 개정이 기업 의사결정 문화를 바꾸는 첫걸음이라면, 투자자들이 기업을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드는 핵심 장치는 공시"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21대 국회에서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담은 상법 개정안을 처음 발의했던 그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총괄 최고투자책임자와 카카오뱅크 초대 공동대표 등을 거친 경제전문가다.

이용우 경제더하기연구소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경제더하기연구소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시장 변동성 갑자기 커져" 레버리지 상품 출시 비판

먼저 이 대표는 개정 상법 시행 이후 지난 1년간 가장 의미 있는 변화로 기업이 일반주주들의 권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쉽게 하지 못하도록 주주권이 강화된 점을 꼽았다. 여기에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업 실적 개선까지 더해지며 3000선 안팎이었던 코스피가 급등한 점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급격히 바뀐 시장 분위기에 대해서는 강한 우려를 표했다. 자본시장 개혁 행보에 어느 순간 '잘못된 수'가 놓이며 증시 변동성이 급격히 높아졌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이 대표는 개혁 모멘텀을 깨뜨린 잘못된 수가 뭐냐는 질문에 "갑자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인가)를 왜 한 거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인가) 이유를 모르겠다"며 "요즘 시장을 보면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서 투자자들이 접근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까 걱정스럽다. 좋은 시장은 예측 가능한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레버리지는 전문투자가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며 "시장 변동성을 키워 투기적으로 가면 안 된다. (금융당국에서 상장 인가 이유로) 글로벌 정합성 이야기를 하는 데 시장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대표는 "금융위원회가 왜 환율 이야기를 하냐. 금융감독원의 목표가 뭐냐"라고 금융당국이 인가 과정에서 제 역할을 못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금감원장은 지금 와서 '드러누워서라도 막아야 했다' 말할 게 아니다. 레버리지 ETF 허용 시 (환율이 아니라) 소비자 보호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가 당시 고민의 핵심이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이번 인터뷰는 관계 부처가 지난 16일 예탁금 상향 등을 골자로 한 레버리지 보완책을 공개하기 전 진행됐다. 당시 이 대표는 "대책을 마련한다 해도 투자요건을 강화하고 예탁금을 높이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대책 실효성을 우려했었다.

이용우 경제더하기연구소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경제더하기연구소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기업 거버넌스 어렵지 않아" 시장 신뢰 강조

이번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시장 신뢰를 거듭 강조했다. 상법 개정의 다음 단계가 '공시'라고 강조한 것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다. 그는 공시를 투자자와 기업 간 신뢰를 형성하는 '약속'이라고 규정하면서 "기업 거버넌스는 어려운 게 아니다. 핵심은 결국 투자자에게 얼마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느냐에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러한 공시가 단순히 형식적 의무에 그치지 않고 투자 판단의 근거가 되는 정보를 성실하게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행정당국은 공시를 제일 신경 써야 한다. 공시만 제대로 하면 투자자가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면서 "어길 때는 왜 못 지켰는지 기업이 이유를 설명해 투자자를 납득시켜야 한다. 그런 설명이 없다면 시장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상법 개정 이후 관련 법안, 규정 정비가 뒤따라야 하지만 이 부분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대표는 "상법은 경제법에선 헌법 같은 위치를 지닌다. 상법이 바뀌면 다른 법은 어떤 영향을 받는지 관계 부처가 같이 살피고 고민해야 한다"면서 "어떤 부분이 충돌하고 어떤 규정을 바꿔야 할지 나와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구체적으로는 자본시장법 개정과 거래소 규정 정비는 물론, 법무부의 디스커버리(증거개시)제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개정 상법이 재벌 규제가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이사 충실의무는 재벌 규제가 아니라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라며 "이사회에 들어가면 그에 맞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법원이 최대 주주의 보수 결정 과정에서 이해충돌을 인정한 판례를 예로 들며 "상법이 바뀌면서 기업 의사결정이 하나씩 변하는 과정이다. 상법 개정의 효과는 앞으로 기업, 투자자의 행동이 바뀌면서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위한 전제조건으로는 '기업 이익의 지속 가능성'을 꼽았다. 이 대표는 삼성전자가 2분기 영업이익을 공개한 후 주가가 하락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좋은 건 다들 안다. 내년에도 좋다는 걸 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그다음은 어떤지가 중요하다"면서 "얼마나 (기업이익이) 지속 가능한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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