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 읽던 중국 AI기술, 한국 대학생들 몸으로 배우다

김매화 2026. 7. 2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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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혁신기업투어에 참가한 한국외국어대학 학생이 중국 스타트업 브레인코의 BCI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이 회사의 BCI 기술을 이용한 스마트 의족·의수는 이미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중국연구소


중국 AI를 이해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기사로 읽거나, 직접 보거나. 한국외국어대학교 디지털콘텐트학부(학부장 임대근 교수) 학생 25명은 후자를 택했다. 항저우 혁신기업탐방, 3박 4일 짧은 시간이 이들에게 남긴 것은 기술에 대한 경이로움만이 아니다. AI 시대를 살아갈 자신의 역할을 묻는 질문이다.

10일, 중앙일보 사옥 21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발대식에서 중앙일보 차이나랩과 한국외대 디지털콘텐트학부(임대근 교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여 향후 교육·콘텐츠·미디어 분야에서의 지속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중국연구소


이번 여정은 7월 10일 서울 중앙일보 21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발대식으로 시작됐다. 중앙일보 차이나랩과 한국외대 디지털콘텐트학부(임대근 교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이번 투어의 시작을 알렸다. 양 기관은 양해각서를 통해 향후 교육·콘텐트·미디어 분야에서의 지속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왜 하필 항저우를 가야 하나? 현장을 밟기 전 이해하는 눈높이를 갖추고자 한우덕 선임기자의 사전 강의가 열렸다. 후원사인 유니온페이 담당자는 여행 전반의 편의를 돕기 위해 중국의 결제 시스템 전반과 현지 활용법을 안내해 줬다.

“AI 시대 알리바바는 어떤 인재를 뽑느냐”는 학생들의 질문에 알리바바 글로벌 담당자 링톈의 답은 심플했다. ″질문 잘 하는 사람입니다.″ 문제의 핵심을 가장 먼저 파악하고 그 핵심에 가장 빠르게 도달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을 뽑는다고 했다. 중국연구소


알리바바, "AI 시대 인재는 질문 잘하는 사람"

항저우에서의 첫날 학생들은 알리바바 본사 캠퍼스로 향했다. 넓은 캠퍼스를 참관하고 오전·오후 내내 강의가 이어졌다. 알리바바 18년 차 글로벌 HR 담당자링톈(令天)이 단상에 섰다. 그는 강의 중 AI 에이전트를 직접 구동해 이메일함 속 이력서 168개를 단 몇초 만에 정리해 보였다. "사람이 했다면 두 시간이 걸렸을 일"이라는 말에 강의실이 조용해졌다.

“AI 시대 알리바바는 어떤 인재를 뽑느냐”는 학생들의 질문에 링톈의 답은 심플했다. "질문 잘하는 사람입니다." 문제의 핵심을 가장 먼저 파악하고 그 핵심에 가장 빠르게 도달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을 뽑는다고 했다. 채용 실기 시험에서는 생소한 소프트웨어를 나눠주고 정해진 시간 안에 얼마나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지를 평가한다고도 했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속도 자체를 본다는 얘기다. 컴퓨터공학과 출신 위주에서 이제는 심리학·철학 전공자까지 경계를 넘나들며 채용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AI가 코딩을 대신하는 시대, 인간에게 남은 역량이 무엇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었다.

원싼미래과학기술전시관은 항저우를 AI 도시로 이끈 스타트업들의 기술을 한 공간에 모았다. 뉴스에서 접하던 로봇과 AI 기술들을 학생들이 직접 조작하고 체험해봤다. 중국연구소

뉴스 속 로봇을 직접 체험하다.

두 번째 날 오전, 학생들은 '항저우 6소룡전시관'을 찾았다. 딥시크, 유니트리, 브레인코, 매니코어, 게임사이언스, 딥로보틱스 등 항저우가 낳은 혁신기업 6개를 묶어 ‘항저우6소룡’ (杭州六小龍)이라고 부른다. 이 전시관은 항저우를 AI 도시로 이끈 스타트업들의 기술을 한 공간에 모았다. 뉴스에서 접하던 로봇과 AI 기술들을 학생들이 직접 조작하고 체험해봤다.

헤드셋을 착용하고 탁자 위의 컵을 들어 올리겠다고 생각하자 잠시 뒤 로봇이 컵을 집어 들었다. 흔들겠다고 생각하자 로봇이 컵을 흔들었다. 뇌-기기 인터페이스(BCI) 기술이다. 중국연구소


가장 큰 탄성이 터진 곳은 브레인코였다. 헤드셋을 착용하고 탁자 위의 컵을 들어 올리겠다고 생각하자 잠시 뒤 로봇이 컵을 집어 들었다. 흔들겠다고 생각하자 로봇이 컵을 흔들었다. 뇌-기기 인터페이스(BCI) 기술이다. 현재 이 회사 BCI 기술을 이용한 스마트 의족·의수는 이미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해? 그럼 언젠가는 정신으로 사물을 조작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거잖아? 영화네." 학생들의 탄성이 전시관을 채웠다.

이날 항저우 KOTRA 어재선 관장의 특강도 이어졌다. 중국 저장성의 민영경제, 알리바바 창업의 토양, 저장대학이 배출한 인재들, 기업 친화적인 지방정부의 역할이 맞물려 항저우가 AI 도시로 성장한 맥락을 짚었다. 알리페이 탄생을 가능하게 한 지방정부의 결단, 딥시크를 낳은 저장대학의 인재 생태계, 하루 세금만 1억2000만 위안(약 264억 원)을 내는 알리바바와 정부의 공생 구조까지 "항저우가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다"라는 말이 학생들에게 오래 남았다.

지리(吉利)자동차 스마트 팩토리에서는 로봇팔이 쉬지 않고 차체를 용접하고 조립했다. 대부분의 공정이 무인 시스템으로 이루어졌다. 중국연구소


로봇이 차를 만드는 공장

전통 공업과 AI 스마트 기술이 어떻게 접목되는지도 살펴봤다. 지리(吉利) 자동차 스마트 팩토리에서는 로봇팔이 쉬지 않고 차체를 용접하고 조립했다. 대부분의 공정이 무인 시스템으로 이루어졌다. 볼보를 인수하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 SEA를 자체 개발한 지리자동차의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 전략이 생산 라인 위에서 그대로 구현되고 있었다. AI가 뉴스 속 담론이 아니라 제조 현장에서도 적극적으로 사용되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디지털콘텐트학부 학생 25명은 지난 13일부터 3일간 중국 항저우로 혁신기업투어를 떠났다. 중국연구소


"강의실 한 학기보다 현장 3일이 더 와 닿았다"

마지막 날 소감 발표에서 학생들의 목소리는 하나같이 구체적이었다. "뉴스에서 들어도 와 닿지 않던 중국 기술을 체감했다." "알리바바 담당자가 직접 AI 툴을 쓰는 모습에서 나이와 직급을 불문하고 적응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한국은 블록 하나 건너면 스타벅스인데 여기는 루이싱커피가 더 많다. 내수 브랜드 경쟁력이 실감 났다."

한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AI를 어떻게든 활용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살았는데 이번에 와서 더 적극적으로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대근 한국외대 교수는 "한 학기 강의보다 훨씬 더 풍부한 교육이었다"고 평가했다.

뉴스에서 접하던 로봇과 AI 기술들을 학생들이 직접 조작하고 체험해봤다. 중국연구소

현장에 답이 있다

중앙일보 차이나랩은 이번 투어를 시작으로 청년 대상 중국 현장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단순한 기업 견학이 아니라 현장 강의·체험·소감·콘텐트 제작이 결합한 복합 교육 모델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백문불여일견, 중국 AI를 이해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직접 보는 것이다. 숫자는 맥락을 설명하지 못한다. 로봇이 실제로 걷고, 생각만으로 기계가 움직이고, 기업에서 AI 툴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장면을 보면서 이번 투어에 참가한 학생들이 품은 질문은 하나로 수렴됐다. “이 시대에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제 부지런히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

김매화 기자 jin.meihu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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