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과 부산항의 무서운 연결고리, 판도라의 상자일수도

김나연 2026. 7. 2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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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환경생태 현장르포] 북극항로의 두 얼굴, 보물 상자와 판도라의 상자

[김나연 기자]

기획의 말
기후위기와 생태학살로 드러나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 하루하루 현실로 다가오는 생존의 위기 앞에서 과연 다른 세계는 가능할 것인가를 묻는다. 다른 세계는 물론 가능하다고 믿는다. 다만 다른 행성이 아니라 바로 여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우리가 발 딛고 있는 땅과 아직 푸른 하늘과 바다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나무와 새들, 함께 호흡하는 뭇생명들이 공존하는 세계를 함께 상상하고자 한다.
 현대글로비스가 빌린 스테나해운의 유조선이 북극항로를 운항 중인 모습. 2013.10.22
ⓒ 연합뉴스
지구본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북극점 주변은 거대한 바다다. 그 바다를 덮고 있는 얼음이 바로 북극의 해빙(海氷, sea ice)이다. 남극이 얼음으로 덮인 대륙이라면, 북극은 바다 자체가 얼어붙은 얼음 덮개다. 이 얼음이 녹으면 북극해는 다시 푸른 바다가 된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북극의 해빙이 빠르게 녹으면서 새로운 바닷길이 열리고 있다.

북극항로는 북극해를 가로질러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바닷길을 뜻하며, 현재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항로는 러시아 연안을 지나는 북동항로(NSR)이다. 북서항로와 극횡단항로는 결빙 상태와 인프라 부족, 영유권 등의 법적 문제로 인해 아직 운항이 어렵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보고서에 따르면, 북극은 지구 평균보다 4배, 최대 7배 빠르게 온난화되고 있으며 해빙 면적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¹ 역설적인 점은 과거 실크로드나 대항해 시대의 바닷길이 인간의 노력과 기술로 개척됐다면, 이 새로운 길은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해빙이 녹아내리며 기후위기가 열어준 길이라는 사실이다.

이런 북극항로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주요 정책 의제로 부상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 북극항로는 새로운 기회이자 미래 성장동력으로 여겨졌다. 새로 출범한 정부는 해양수산부를 부산으로 이전하고, 그 산하에 '북극항로 추진본부'를 신설했다. 이로써 부산·울산·경남 중심의 '동남권 해양수도권' 조성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2026년 하반기로 예정된 시범 운항을 시작으로, 정부는 차세대 쇄빙선 및 극지 선박 건조 지원, 거점항만 조성 등 북극항로 정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북극항로 활용 촉진 및 연관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 및 전문인력 양성, 재정·금융 지원, 국제 협력까지 포괄적으로 수행하는 범정부 차원의 정책 추진 체계가 갖춰질 전망이다.²

KMI는 북극항로가 단순한 지리적 단축 경로를 넘어 글로벌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의 전략적 공간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극항로가 해운뿐 아니라 외교, 자원, 지정학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가 교차하는 복합 의제인 만큼, 정부는 범부처 거버넌스를 강화하고 북극 기후 대응과 지속 가능한 해양 활용을 연계한 종합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³

북극항로의 관문, 부산
▲ 주요 북극해 항로 현황 (원본 지도에 항로명과 국가명을 추가하여 재구성). 출처: Malte Humpert, 「The Future of the Northern Sea Route - A "Golden Waterway" or a Niche Trade Route」, The Arctic Institute, 2011. 09. 15.
ⓒ The Arctic Institute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부산항은 세계 7위 컨테이너 항만이자, 싱가포르에 이은 세계 2위 환적항(화물을 다른 선박으로 옮겨 싣는 항만)이다. 부산항은 디지털 인프라를 바탕으로 환적 물류의 효율성과 정시성에서 높은 경쟁력을 인정받아 글로벌 선사들의 주요 환적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⁴

북극항로가 활성화되면, 그 길의 출발점이자 아시아의 관문에 한국의 항만들이 위치하게 된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북극항로가 활성화될 경우 "동아시아 지역에서 북극을 거쳐 유럽으로 가는 화물선이 마지막으로 기항하는 곳이 부산항이 된다"며 "아시아~미주뿐 아니라 아시아~유럽 노선 물류의 환적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⁵

전재수 부산시장은 자신의 저서 <전재수, 북극항로를 열다, 부산의 미래를 열다>(율리시즈, 2026)에서 북극항로 개척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북극항로 개척은 단순한 대체항로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이 아시아-유럽-미주를 잇는 북극항로의 기·종점이 됨으로써,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인 '해양수도권'으로 도약하는 결정적 열쇠가 될 것입니다." (27쪽)

부산환경운동연합 박상현 사무처장은 북극항로를 둘러싼 기대감에 대해 다소 신중한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처음에는 북극항로 활성화로 해양·해운 질서의 판이 바뀐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라며, 이에 따라 부산항의 환적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 되고 부산이 세계적인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는 큰 그림이 제시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예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자세히 따져보면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면서 우려를 표했다.
 부산 서면교차로에 게시된 전재수 부산시장의 선거 당시 현수막.
ⓒ 김나연 (2026)
북극항로, 효율성 뒤에 가려진 한계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수출입 물동량의 대부분은 해상 운송에 의존하고 있다. 이 중 해상 물동량 기준으로 수에즈 운하를 거쳐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노선의 물동량은 약 4.88%를 차지한다.⁶ 그러나 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 등 홍해 사태로 인해 해운사들이 수에즈 항로 대신 우회 노선을 선택하면서 비용과 시간이 늘었고, 이는 우리나라 해상 물류와 에너지 안보에도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⁷

이에 대안으로 떠오른 북극항로를 이용할 경우, 부산에서 로테르담까지 거리를 기존 수에즈 항로보다 약 8000㎞ 단축할 수 있으며, 운항 기간도 10일 안팎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경제성을 입증하고 상용화로 이어지려면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뒤따른다.⁸

북극항로는 운항 기간이 여름철로 제한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기상 조건으로 정시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거기에 극지 인프라와 안전망이 부족하고, 러시아 정부의 통항 허가와 쇄빙 지원이 필수적이다. 또한 북극항로는 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항로로, 국내 중동산 원유 수입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나 아시아~미주를 연결하는 미주 항로를 직접 대체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박 처장은 북극항로의 환경 문제를 꼽는다.

"제일 문제가 되는 건 아무래도 블랙카본이겠죠. 친환경 연료는 현재 개발 단계고, 대형 선박이나 벌크선처럼 강력한 동력이 필요한 선박에서는 아직까지 화석 연료보다 나은 대안이 없는 실정입니다. 그리고 거리가 줄어든다고 배가 더 많이 다니게 되면 오염이 심해지잖아요. 그래서 오가는 선박의 항차(航次, 운항 횟수)를 제한하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어요."

블랙카본(Black Carbon)은 화석연료 등의 불완전 연소로 발생하는 그을음으로, 눈과 얼음 위에 쌓이면 태양광 반사율(알베도)을 낮추고 더 많은 열을 흡수하게 해서 북극의 온난화를 가속한다. 선박 연료 중 가격이 저렴한 중유(HFO) 연소도 주요 배출원 중 하나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24년 7월부터 북극해에서 중유의 사용을 단계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대학교 연구진은 2025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한 논문에서, 북극항로 이용으로 2100년까지 전 세계 해운 배출량이 8.2%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연료 구조의 변화 없이 물동량이 늘어나게 되면, 북극항로의 탄소 배출량은 2022년 101만 톤에서 2100년 최대 1억 1761만 톤까지 폭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⁹

소음과 외래종 유입의 문제도 있다. 대형 선박이 내는 소음은 고래와 바다표범 등 해양포유류의 번식과 먹이 활동을 방해한다. 선박 평형수나 선체에 붙어 이동하는 외래종은 북극 고유의 생태계를 교란하고, 수천 년간 그곳에서 어업과 사냥을 하며 살고 있던 원주민의 삶과 터전을 위협한다. 박 처장은 이를 언급하며 환경 문제가 결국은 인권 문제로도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2025년 10월 ‘2025 삼보일배오체투지 환경상 바다포럼’에서 ‘기후 위기와 북극항로 개발’을 주제로 발표 중인 박상현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자료: 사단법인 세상과함께 유튜브 ‘삼보일배오체투지 바다포럼 PART2’ 화면 캡처.
ⓒ 사단법인 세상과함께
북극항로, 경제성 이면의 민낯

박 처장은 실질적으로 컨테이너를 싣고 바다를 오가는 해운 선사의 입장에서, 북극항로의 경제성 논리에 근본적인 허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1TEU(20피트짜리 표준 컨테이너 1개)당 비용만 따지면 북극항로가 유리해 보일 수 있지만, 해운 사업의 수익 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배 크기예요. 수에즈 운하 항로에는 2만 TEU가 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다니지만, 북극항로를 지날 수 있는 배는 3000~5000TEU급 중소형 선박이에요. 이 정도 규모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습니다."

박 처장은 컨테이너 해운의 특성상 여러 항구를 들르며 화물을 싣고 내리는 '중간 기항 운항'이 수익의 핵심이라며, 북극항로의 구조적 한계를 짚었다. 거기에 기상과 결빙 변수가 많은 북극항로에서는 정시 도착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HMM을 비롯한 국내 주요 해운사들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국회에서 열린 '북극항로 개척방안 및 선결과제 점검 토론회'에 참석한 이상철 HMM 컨테이너선대 기획팀장은 북극항로의 계절성과 선박 규모의 한계 등을 이유로 "연중 항해가 가능하지 않으면 (항로 사용이) 어려운 점이 있다"며 "경제적인 부분에서 극복해야 할 점이 상당히 많다"고 밝혔다.¹⁰

여기에 국제기구의 환경 규제 강화와 ESG 경영 압박도 큰 부담이다. 세계 3대 글로벌 해운사인 스위스의 MSC, 덴마크의 머스크(Maersk), 프랑스의 CMA CGM은 북극항로 운항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며 불참을 선언했다.¹¹ 박 처장은 이들 선사가 ESG 경영 가치를 내세우며 북극 환경 보호를 이유로 들었지만, 실제로는 오랜 관행과 비용 문제가 주된 원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처장은 글로벌 해운 업계에서 특정 선사 혼자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점을 짚었다. 또한 2024년부터 해운 분야까지 확대 적용된 '배출권거래제(EU ETS, 탄소 배출량만큼 배출권을 사도록 하는 제도)'를 언급하며, "기후위기 시대에 친환경 해운이 중요해진 만큼, 북극권 보호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정부와 해운사 모두에 유리한 방향이 아닐까"라고 제안했다.

북극항로, 개발 이전에 선행되어야 할 것들

2025년 6월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 '제3차 유엔해양총회(UNOC3)'에서는 해양 생태계 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관심이 집중됐다. 국제 환경단체 주도로 과학자 1000명 이상이 서명한 공개서한은, 어업이 일시 중단된 중앙북극해 공해 내에서 해운과 심해 채굴까지 중단하는 국제 협정 체결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북극 원주민의 지식과 과학적 근거를 우선하는 예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¹²

박상현 처장은 정치와 과학의 영역은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북극항로를 개발한다는 정치적 메시지는 많은데, 북극의 가치와 보호 측면의 검토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곳의 자연·인문 환경은 어떤지, 환경영향평가를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도 면밀하게 이루어져야 하고요. 산업체 지원 말고 연구 비용에는 예산이 얼마나 편성되어 있는지 정보공개 청구를 해서 한번 들여다볼 생각입니다."

그는 북극 보호를 위해 북극항로를 이용하지 말자는 주장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개발 위주의 긍정적인 이야기만 하기보다, 문제점과 해결 과제도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극항로는 경제적 기회인 동시에 기후위기이기 때문이다.

"토론을 여러 번 거치며 시민들과 공유하면 좋겠어요. 그게 우리 과제이기도 하고요. 이런 사업을 부산시에도 제안하고, 해양수산부 정책에 대한 모니터링도 필요하고요. 싸우자는 게 아니고, 기왕 할 거면 좀 제대로 잘하자는 거죠.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어야 그분들도 긴장하고 열심히 하실 거고요. 그러면서 균형이 잡혀 나가지 않을까요."

관찰자를 넘어, 표준을 제시하는 나라로
▲ 2024년 9월 11일 북극 여름 최소 해빙. (원본 지도를 AI를 활용하여 번역·재구성). 흰색~파란색으로 표시된 영역은 해빙 분포를 나타내며 흰색에 가까울수록 농도가 높다. 겨자색 선은 1981~2010년 중앙값 여름철 해빙 면적이며, 가운데 점은 북극점이다. 자료: Michon Scott, 「Arctic sea ice minimum in 2024 seventh lowest on record」, NOAA Climate.gov, 2024. 9. 26. (Data: NSIDC).
ⓒ 미국 연방정부 저작물 (퍼블릭 도메인)
정부도 탄소 감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친환경 해양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술적 한계와 정책 지연으로 기후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면 선언적 구호에 그칠 수 있다. 자연은 인간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금도 북극해를 오가는 선박 수는 증가하고 있고, 자원 채굴과 군사 활동도 계속 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박 처장은 가장 단순한 명제를 던진다.

"과학적 근거를 딱히 대지 않아도 그냥 인간이 안 다니면 환경은 보호됩니다. 막연히 북극곰을 보호해 달라는 얘기가 아니에요. 북극항로 이용이 유빙(流氷)이 녹는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으면 좋겠다는 거죠. 기후위기가 심각하다는 건 모두가 인지하고 있으니까요."

북극항로가 해빙이 녹는 속도를 더 올리지 않고 지속 가능한 항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개발 논리에 매몰되기보다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박 처장은 북극 거버넌스의 방향에 대한 고민과 함께, 해양수도의 조건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물적 인프라와 함께 부산이 갖추어야 할 핵심 가치로 '블루 뉴딜(Blue New Deal)'을 제시했다. 블루 뉴딜은 바다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해양 경제 전환 정책으로, 해양 재생에너지, 친환경 선박, 스마트 해양 산업 등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며 지속 가능한 해양 경제를 일구는 것이 목표다.

북극을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참관국인 우리나라가 독자적 행동을 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다른 많은 나라들과 같이 우리 또한 북극 변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북극에서 일어나는 일은 북극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말처럼 기후위기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멈춰버린 국제 협력 체제를 복원하고 친환경 기준과 운영 모델을 선도할 주체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비록 북극 개발에서는 후발주자이지만, 우리나라는 극지 연구 역량과 친환경 선박 기술, 해운·조선 분야의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외교력과 소프트 파워를 더한다면,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의 연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북극항로 정책과 친환경 해양 전략을 연계하고, 외부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북극'을 의제로 다자간 협력을 주도하며 국제적 표준을 제시하기 위해 적극 참여하는 것. 그것이 대한민국을 해양 강국으로 도약하게 하고 부산을 세계 해양수도로 이끄는 길이지 않을까.

지구의 숨구멍이 열리고 있다

북극은 지구의 온도조절장치이자 거대한 냉장고로 불린다. 북극이 따뜻해지면서 세계 각국에서는 산불, 폭염, 폭우, 홍수 뉴스가 끊이지 않는다. 기후위기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개발 논리로만 보면 북극은 지리적 요충지인 데다 막대한 자원이 잠들어 있는 '보물 상자'다. 그러나 기후위기의 관점에서 보면, 언제 어떤 재앙을 몰고 올지 모르는 '판도라의 상자'다.

나사(NASA)의 위성 사진에서 '지구의 정수리'로 묘사된 북극을 보다가, 사람의 정수리에 있는 숨구멍을 떠올린다. '천문(泉門)'이라 불리는 이 부위는 신생아의 뇌가 자라는 동안 열려 있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닫힌다. 사람의 가장 중요한 기관인 뇌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지구를 사람에 비유한다면,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닫혀 있던 숨구멍이 기후위기로 열리고 있는 셈이다. 닫혀 있던 숨구멍이 모두 열리게 되면 지구는, 우리는 어떻게 될까. 그 답을 우리는 어쩌면 이미 알고 있다.

덧붙이는 글 | 각주 1. 김엄지·박예나·정다현, 「글로벌 경쟁의 장이 된 북극항로, '2030 북극항로 신(新)전략' 수립으로 준비해야」, 『KMI 동향분석』 제207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 2025. 6, 3쪽. 2. 해운산업팀, 「총리실 산하 '북극항로위' 신설…북극항로특별법 국회 통과했다」, 해사신문, 2026. 5. 8. 3. 김엄지 외(2025), 앞의 글, 11쪽. 4. 김동현, 「'美 보호무역주의 벽' 넘어선 부산항…환적 화물로 정면 돌파」, 시사저널, 2026. 2. 2. 5. 신재희, 「[현장] 세계 2위 환적항 부산항에 부는 자동화 바람, 북극항로 시대 중국 독주 막는다」, 비즈니스포스트, 2025. 11. 3. 6. 김명환, 「韓 호르무즈 물동량만 1억202만t…전체 물동량 7.61% 차지」, 매일경제, 2026. 3. 11. 7. 김엄지 외(2025), 앞의 글, 4쪽. 8. 해운산업팀, 「북극항로 시범운항 막바지…선박·화물 확보 마무리, 8~9월 출항 가시화」, 해사신문, 2026. 7. 3. 9. Pengjun Zhao 외, 「북극항로 이용이 글로벌 해운 탄소 배출에 미치는 영향(Arctic Sea Route access reshapes global shipping carbon emissions)」, 『Nature Communications』, 2025. 10. 한종화, 「북극항로, 컨테이너선보다 벌크선이 적합」, 연합인포맥스, 2025. 7. 25. 11. Ocean Conservancy, 「Arctic Corporate Shipping Pledge」, oceanconservancy.org, https://oceanconservancy.org/work/biodiversity/deep-dive/arctic-shipping-pledge/ (2026. 7. 13. 접속). 12. Ocean Conservancy, 「Global Scientists Demand for the Central Arctic Ocean」, 2025. 6. 11. 기획 공동진행: (사)세상과함께>, 익천문화재단 길동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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