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가전도 5성급 호텔처럼 구독한다"…압구정 재건축에 불어온 LG '초프리미엄' 바람

김진영 2026. 7. 2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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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최고급 빌트인 가전 SKS 쇼룸 가보니
5년간 상위 1% 명장이 사후 케어 책임져
1조원 B2B 영토 확장…AI 홈 생태계 포석

지난 16일 찾은 서울 강남구 학동로의 한 쇼룸. 거대한 천연석 테이블 아래 인덕션과 식기세척기가 군더더기 없이 매립돼 있다. 은은한 메탈릭 광택의 냉장고는 벽면과 수평을 이루고, 빌트인 와인 셀러는 내부 오크 와인 랙과 조명이 어우러져 수집가의 품격을 대변했다. 옷장 사이에 맞춤옷처럼 들어간 순백의 세탁건조기도 미감과 공간 활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가전과 가구가 경계 없이 하나로 녹아든 풍경. LG전자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SKS'가 지향하는 주거 공간의 이상향이다.

16일 서울 강남구 'SKS'(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에 LG전자 프리미엄 가전 제품들이 빌트인 돼 있다. 김진영 기자

최근 건설 시장에서는 주거 공간의 가치를 결정짓는 가전 옵션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구독 모델과 전문적인 케어 서비스로 B2C(기업-소비자 거래) 가전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LG전자가 B2B(기업 간 거래) 시장까지 뛰어든 이유다.

그 첫걸음으로 LG전자는 현대건설과 손잡고 서울 압구정 재건축 단지(2·3·5구역) 7000여 세대에 'B2B 가전 구독 서비스'를 도입한다. B2C 중심으로 빠르게 자리 잡은 가전 구독 모델을 대규모 신축 아파트 단지(B2B) 공급에 최초로 이식한 혁신 사례다.

이번 협력을 통해 도입되는 가전 구독 모델은 세대별 특성에 맞춘 제품 구성과 차별화된 사후 관리가 핵심이다. 우선 조합원들에게는 구역에 따라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 5~7종의 필수 프리미엄 가전 패키지가 빌트인으로 제공된다. 특히 하이엔드 주거 공간인 3구역과 5구역 펜트하우스에는 LG전자의 초프리미엄 브랜드인 'SKS'와 'LG 시그니처'를 엄선 적용해 공간의 격을 한층 끌어올릴 계획이다.

16일 서울 강남구 'SKS'(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에서 도슨트가 빌트인 가전 제품들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입주 후 5년간은 가전제품 분해 세척과 성능 점검, 소모품 교체 등을 아우르는 전문 매니저의 케어 서비스가 무상으로 지원된다. 특히 SKS 빌트인 가전의 경우 사소한 냉장고 문 점검부터 인덕션 상판 클리닝 및 교체까지 무상 케어 범위에 포함돼 가전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박재성 LG전자 한국B2B그룹장(상무)은 "기존에는 빌트인 가전이 설치되면 건설사와의 인연은 끝났지만, 이제는 5년 동안 LG전자가 입주민의 생활 가전까지 직접 책임진다"며 "특히 SKS가 들어가는 세대에는 사내 상위 1%의 베테랑 전문 명장이 배송과 설치부터 사후 케어, 향후 철거까지 전 과정을 전담해 차원이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16일 서울 강남구 'SKS'(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에 비치된 LG전자 올인원 워시콤보 미니타입. 올해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김진영 기자

LG전자가 추진하는 B2B 구독 모델의 핵심은 입주민이 매달 별도의 구독료를 내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건설사가 입찰 시 수주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전 구독 비용을 일시불 형태로 선납하고, 입주민은 입주와 동시에 무상으로 5년간 최고급 케어를 누리는 구조다. 구독 기간이 지난 후에는 조합원들의 계정으로 구독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박 그룹장은 "가전 구독 상품은 고객 입장에서 5년 동안 지속적인 케어 서비스를 받아서 좋고, 사업적인 측면에선 소비자가 5년 동안 LG 제품을 쓰면서 소모품이나 다른 제품 구매로 이어지는 등 순환 매출을 일으킬 수 있어 좋은 윈윈 모델"이라며 "건설사 입장에서도 조합원에게 차별화된 하이엔드 가전 공급 혜택을 제안할 수 있는 셀링 포인트가 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세대 내 프리미엄 가전 구독을 넘어, 단지 전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AI 홈' 생태계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엔 GS건설과 협력해 차세대 AI 홈 허브 '씽큐 온' 기반의 공동 개발을 시작했다. 이 시스템이 안착하면 입주민은 세대 내 기기 제어는 물론, 엘리베이터 호출, 단지 내 커뮤니티 예약 등 공용 인프라를 말 한마디로 이용할 수 있다. 실제로 LG전자가 제공하는 아파트 특화 서비스인 '우리 단지 연결'의 적용 세대는 이미 전국 30만 세대를 넘어선 상태로, 주거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16일 서울 강남구 'SKS'(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의 주방 공간. SKS 가전들과 이태리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리니아의 주방 가구들이 함께 전시돼 있다. 김진영 기자

현재 B2B 빌트인 가전 시장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한국의 제한된 국토 면적과 아파트 공급 한계로 인해 시장이 지속해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박 그룹장은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현재는 건설 경기 침체로 시장이 위축된 경향이 있지만, 정부의 활성화 대책 등에 힘입어 내년부터 분양 시장이 살아나면 시장 규모는 훨씬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박 그룹장은 "10년 전만 해도 건설사가 분양하는 물량 중에서 재건축이 차지하는 비중은 10~20%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자체 개발보다 재건축 비중이 50%에 달한다"며 "오래된 아파트 단지들이 허물어지고 새 아파트가 들어서는 정비 사업이 끊임없이 순환되고 있기 때문에, B2B 빌트인 시장은 지속적인 수요를 일으킬 것"으로 내다봤다.

경쟁사와의 시장 선점 싸움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그룹장은 "현장에서 영업을 뛰다 보면 '가전은 LG'라는 말을 증명하듯 제품 경쟁력과 조합원들의 선호도 조사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며 "B2C 영역에서 수년간 고도화해 온 가전 구독과 케어 서비스를 기반으로 앞서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6일 서울 강남구 'SKS'(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에 LG전자 프리미엄 가전 제품들이 빌트인 돼 있다. 김진영 기자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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