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선 붕괴’ 코스닥의 비극…우량기업마저 ‘동전주’ 전락, 상폐위기 갈림길

김준희 2026. 7. 20.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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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거래대금 4조원대로 뚝
‘수급 쏠림’에 코스닥 자금 말라
강화된 상폐요건에 ‘위기’ 350여곳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코스닥 소외현상은 더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지수가 800선 아래로 내려가면서 일일 거래대금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4조원대까지 떨어졌다. 증시 자금이 코스닥을 비껴가며 주가와 시가총액이 속절없이 떨어진 기업들도 속출하고 있다. 주가가 1000원 아래로 떨어지고 시가총액이 200억원 미만인 기업이 늘면서 상장폐지 위기 상장사는 350여 곳에 이른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코스닥 거래대금은 4조614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28일(4조6842억원) 이후 약 11개월 만에 최저치다. 코스닥 거래대금은 이달 3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7조원대 아래로 떨어지더니 내내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 지난 16일 코스닥은 ‘반도체주 급락’과 함께 4.53% 빠지며 791.84로 마감하며 1년 전 수준으로 내려갔다.

코스닥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상장폐지 갈림길에 선 상장사도 늘고 있다. 지난 16일 장 마감 기준 코스닥에서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 상장사는 206곳에 이른다. 주가가 1000원 미만인 곳은 149곳에 달한다. 이달부터 상장폐지 요건이 강화되면서 시총 200억원, 주가 1000원 미만(동전주) 기업은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오른다. 정부가 자본시장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면서 좀비기업 솎아내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기준 미만’ 상태가 30거래일 연속 유지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시가총액 기준 미달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면, 이후 ‘90거래일 중 45거래일 연속’으로 200억원을 넘지 못하면 심사 없이 곧바로 상장폐지된다. 이전에는 ‘연속 10거래일 및 누적 30거래일’만 기준을 넘으면 됐었는데 앞으로는 강화된 상장폐지 기준이 적용된다. 동전주도 같은 기준을 따른다.

문제는 재무가 우량한 기업까지 증시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놓였다는 점이다. 창투사인 SBI인베스트먼트의 경우 3년 연속 1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지난달 23일부터 쭉 동전주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도 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3.08% 급증했다. 중국 가공육 생산기업인 윙입푸드도 올해 1분기 흑자 영업을 하고도 16거래일 연속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에 머물고 있다.

시장에서는 정부 주도로 본격화될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먼저 정부는 ‘코스닥 승강제’ 세부방안을 연내 마련해 내년 초 시행할 예정이다. 우량기업을 지원하고 부실기업을 신속히 퇴출하는 내용이 골자다. 또 연기금 벤치마크에 코스닥지수 5%를 반영하고, 최대 20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내 코스닥 펀드를 신설했다. 이에 코스닥 시총 1위 알테오젠도 코스닥 시장 환경 개선 기대감에 코스피 이전상장 계획을 보류한 상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규제 강화도 수급 쏠림 완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규제 시 수급 쏠림 현상이 일정 부분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아울러 추가적인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통한 투자 심리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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