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사랑을 위해 내 권리를 멈추는 자유

우리는 자유를 소중히 여깁니다. 생각을 말할 자유, 원하는 것을 선택할 자유, 권리를 주장할 자유는 누구에게나 귀한 가치입니다. 자유를 잃으면 사람은 답답함을 느끼고, 권리를 빼앗기면 억울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성경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단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자유’에 머물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 자유는 사랑 안에서 사용될 때 가장 아름답게 빛납니다.
고린도전서 8장에서 사도 바울은 당시 교회 안에 큰 논란이었던 우상의 제물을 먹는 문제를 다룹니다. 어떤 사람들은 우상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올바른 지식을 가지고 있었기에 제물로 바쳐졌던 고기를 먹는 것이 신앙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그 지식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사랑입니다.
바울은 놀라운 고백을 합니다. “만일 음식이 내 형제를 실족하게 한다면 나는 영원히 고기를 먹지 아니하여.”(고전 8:13) 먹을 자유는 있지만 사랑을 위해 그 자유를 기꺼이 내려놓겠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복음이 만들어 내는 성숙한 자유입니다. 자유는 권리를 끝까지 주장하는 능력이 아니라, 사랑 때문에 스스로 절제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우리는 내 권리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를 살아갑니다.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일도 중요하고 부당한 일을 바로잡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가정과 교회, 직장과 사회의 갈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로가 자신의 권리만 앞세울 때 관계는 쉽게 무너집니다.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사랑은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권리를 사용할 때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부모는 자녀를 위해 시간을 내어주고 부부는 서로를 위해 양보하며 성도는 연약한 지체를 배려하기 위해 자신의 자유를 절제합니다. 세상은 이를 손해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하나님 나라는 이러한 사랑을 통해 세워집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런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결심만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내 권리를 내려놓는 일은 본성에 거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복음이 필요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먼저 우리를 위해 자신의 권리를 내려놓으셨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은 하늘의 영광을 비우시고 육체로, 종으로 오셨습니다. 죄 없으신 분이 죄인을 대신하여 십자가를 지시고 생명까지 내어주심으로 우리를 살리셨습니다. 우리는 그 사랑으로 구원받아 새로운 사람이 됐습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단지 감동을 주는 모범이 아니라 우리를 사랑으로 살아가게 하는 능력입니다. 십자가의 은혜를 아는 사람은 자신의 자유와 권리보다 다른 이의 유익을 먼저 구합니다.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내 자유와 권리를 누릴 수도,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성숙한 그리스도인은 ‘이것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묻습니다. 사랑 때문에 한 걸음 물러설 수 있다면 그것은 패배가 아니라 믿음의 승리입니다. 십자가의 사랑이 우리의 자유를 이끌 때 우리는 비로소 사랑을 위해 내 권리를 멈출 수 있는 참된 자유를 누리게 됩니다.
윤병운 목사(로고스교회)
◇‘신앙과 이성, 영성과 지성이 균형 잡힌 교회’를 지향하는 로고스교회는 인천 송도의 센트럴파크 건너편에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소속입니다. 철학 박사인 윤병운 목사는 30여년간 젊은이들과 소통하며 교육해 온 교수 경험을 바탕으로 목회하면서 강해 설교와 변증, 미래 세대로의 신앙 계승을 목회의 세 기둥으로 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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