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딥시크 이어 ‘키미 쇼크’…“미국 AI와 격차 단 2~3개월” [팩플]

임성빈 2026. 7. 1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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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중국 기업 문샷 AI가 공개한 키미 애플리케이션이 휴대전화 화면에 표시된 모습. AFP=연합뉴스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문샷 AI(Moonshot AI)가 새 모델 ‘키미(Kimi) K3’를 공개하면서 미국 빅테크 중심으로 돌아가던 AI 독주 체제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초 중국 딥시크(DeepSeek)가 미국 AI 모델 대비 낮은 비용으로 고성능 모델을 내놓으며 시장에 충격을 줬던 것처럼, 예상보다 빠른 기술 격차 감소로 미·중 AI 패권 경쟁의 판도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공개된 키미 K3는 2조8000억 개의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갖춘 세계 최대 규모 오픈웨이트(가중치 공개) AI 모델이다. 인간 뇌세포에 비유되는 파라미터가 많을수록 AI 모델은 더 복잡한 내용을 학습할 수 있다. 공개하진 않았으나 미국 앤트로픽의 클로드 중 최상위 모델인 ‘오퍼스(Opus) 4.8’의 파라미터는 1조5000억 개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19일 글로벌 AI 성능 비교 플랫폼 아레나에 따르면 키미 K3는 앤트로픽의 ‘클로드 페이블 5’, 오픈AI의 ‘GPT-5.6 솔’ 등을 제치고 웹 개발 코딩 역량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아레나의 설립자 이온 스토이카 미국 UC 버클리 교수는 블룸버그에 “예전에는 중국 모델이 미국 최상위 모델보다 6~9개월 뒤처진 것으로 봤지만, 현재 격차는 2~3개월 정도”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키미 K3의 등장이 AI 시장에서 우위를 지키려는 미국 정부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성능 AI 모델 수출 통제(외국인 접속 금지) 등 미 행정부가 AI 기업에 대한 규제를 이어오는 사이에 중국 AI가 추격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다른 AI 모델 비교 기업인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 순위에서도 키미 K3는 ‘지능’ 지표에서 57점을 기록하며 클로드 페이블5(60점), GPT-5.6 솔(59점)의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폐쇄형 모델인 클로드나 챗GPT와 달리 키미 K3는 AI 학습에 사용한 학습 가중치(웨이트)를 외부에 공개하는 오픈웨이트 모델이다. 문샷AI는 오는 27일 키미 K3 모델 가중치를 전면 공개해 누구나 목적에 맞게 모델을 미세조정(파인튜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키미 K3는 미국 타사 모델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작업 비용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아티피셜 애널리시스가 계산한 키미 K3의 작업당 비용은 0.95달러다. GPT-5.6 솔(1.04달러)보다 소폭 낮고, 클로드 페이블5(2.75달러)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키미 K3가 AI 시장의 경쟁 기준을 ‘성능’에서 ‘가격’과 ‘기업의 통제권’으로 확대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빠르게 키미 K3를 사용해본 일부 이용자들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회의적 평가도 내놓고 있다. AI 코딩 그룹 브릿지마인드는 X(엑스·옛 트위터)에서 키미 K3에 대해 “모델 자체는 훌륭하지만,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리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개발자 커뮤니티 이용자는 “앤트로픽 구독 사용량 한도만큼이나 빠르게 토큰이 소진되며 비용 효율성이 구현되지 않는다”고 평했다.

문샷 AI가 키미 K3를 공개한 당일, 뉴욕 증시에서 주요 반도체주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2.21%나 하락했고, 마이크론(-0.5%), AMD(-1.03%), 인텔(-2%) 등도 모두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6%, 나스닥종합지수는 2.9% 각각 하락했다.

이같은 흐름은 국내 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AI 모델의 개발 효율성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AI 인프라 투자 확대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됐다”며 “이는 반도체 업종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임성빈·장서윤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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