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株 또 급락…“너무 빠졌다, 반등 열쇠는?”
DRAM 가격·ETF 자금 흐름 ‘견조’
“7월 말 빅테크 실적 주목”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는 지난 16일과 17일 이틀 연속 동반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이 기간 각각 0.97%, 1.51% 내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85% 떨어졌다.
연휴 사이 글로벌 반도체주 급락
반도체주 낙폭은 더욱 컸다. 미국에 상장된 주요 반도체 종목 30개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틀 동안 5.85% 하락했다. 대만 TSMC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시장 기대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지만, 반도체 업황이 정점을 지났을 수 있다는 우려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특히 마이크론테크놀로지를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주가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경기 변화에 민감한 메모리 기업이 현재의 높은 수익성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DRAM 가격·ETF 자금 흐름 ‘견조’
반도체주의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최근 주가 하락은 기업가치 훼손보다 투자심리 위축이 크게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위원은 “시클리컬 반도체에 대한 우려를 인정하더라도 최근 발생한 주가 급락은 과도해 보인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주 장중 저가를 기준으로 고점 대비 최대 하락률이 43%에 달했다.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던 2022년과 비슷한 수준까지 주가가 밀린 셈이다. 현재 업황이 당시처럼 적자 전환을 우려할 정도로 악화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가가 펀더멘털보다 빠르게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7월 이후 DRAM ETF에는 총 45억달러가 순유입됐고 최근 5거래일 동안에만 24억달러가 들어왔다. 지난 주말에는 ETF 가격 하락세도 다소 진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황 피크아웃 우려에도 중장기 투자 수요는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반등 열쇠는 美 빅테크 AI 투자
이 연구위원은 “반도체 기업 주가 반등 트리거는 7월 말부터 시작되는 미국 하이퍼스케일러의 실적 발표”라고 판단했다. 이달 말 예정된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아마존 등의 실적 발표에서 AI 투자 계획이 시장 기대를 웃돌 경우 반도체 투자심리도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전략 측면에서는 반도체 비중을 성급히 줄이기보다 미국 빅테크의 실적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이미 주가가 업황 둔화를 상당 부분 선반영한 상황에서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 계획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 반도체주가 빠르게 반등할 수 있어서다.
과거 증시가 급락한 뒤 회복하는 과정에서도 기존 주도 업종이 반등을 이끄는 경우가 많았다. 닷컴버블 붕괴와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2025년 상호관세 발표 이후 시장이 반등할 때 이전 강세장을 주도했던 업종은 1개월과 3개월, 6개월 수익률에서 지수를 웃돌았다.
이 연구위원은 “과거 지수 급락 이후 반등 과정에서는 이전 강세장을 만들었던 주도 업종의 수익률이 지수보다 높았고 반등을 주도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현재 코스피에서 기존 주도 업종인 반도체와 하드웨어, 전력기기를 가지고 버텨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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