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 폭발하면 외국인 관광객 어디로?…日, 재난 매뉴얼 만든다

일본이 후지산 분화나 대규모 지진 발생 시 외국인 관광객의 대피 및 귀국을 지원하는 재난 대응체계 마련에 나섰다. 언어 장벽이 있는 외국인 관광객의 대피가 지연돼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최근 교도통신과 TV아사히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야마나시현은 지난 2일 ‘외국인 관광객 초광역 대피 구체화 연구회’를 출범시켰다. 후지산이 분화하거나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을 때, 외국인 관광객들에 대한 대피 및 지원 방안을 마련·운영하는 민관 협의체다.
연구회 출범에는 시즈오카현 등 후지산 인근 지방자치단체들과 일본 내각부·관광청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여기에 대피 지원을 위해 버스·철도·통신업체와 대사관 등 관계기관도 협력하기로 했다. 연구회 첫 회의에는 미국과 태국 등 6개국 대사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여름철에만 입산이 가능한 후지산은 지난 1일부터 관광객을 받고 있다. 오는 9월 10일까지 개방된다. 이 기간 외국인을 포함한 수십 만 명의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후지산은 지난 1707년을 마지막으로 300년 넘게 분화하지 않고 있다. 오바라 가즈시게 일본 정부 지진조사위원장은 “후지산은 활화산이지만, 바로 아래에서 화산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는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오바라 위원장은 “주변에서 규모 4 이상 지진이 종종 발생한다”며 “이에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2012년과 2021년에도 최초 지진 발생 직후 더 큰 지진이 이어졌던 사례가 있다”며 “상황은 빠르게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실제 후지산 주변에서는 2000년 이후 저주파 지진이 빈번하게 관측되고 있어 정부와 지자체가 분화 가능성에 대비한 대응 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왔다. 지난달 26일엔 후지산에서 약 30㎞ 떨어진 야마나시현에서 규모 5.6의 지진이 발생했다.
특히 일본어가 유창하지 않은 외국인 관광객들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교도통신은 “후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대응 체계 구축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연구회 의장을 맡은 나가사키 고타로 야마나시현 지사는 2일 회의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안전을 보장하고 이들의 귀국을 지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회가 추진 중인 후지산 분화 및 대규모 지진 발생 시 외국인 관광객 지원 방안에 따르면, 재난이 발생할 경우 버스 등 교통수단을 이용해 외국인 관광객들을 피해가 없는 다른 현으로 이동시켜 임시 체류하도록 도와야 한다.
현재 후지산 화산대피 기본계획에 따르면 분화경계레벨이 1에서 3으로 상향되면 관광객을 철수시켜야 한다. 연구회는 이 규정을 외국인 관광객 대피 시작 시점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 여러 기관과 협력해 외국인 관광객의 본국 송환을 지원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앞으로 연구회 내 워킹그룹은 야마나시현의 후지카와구치코마치를 시범 지역으로 선정해 관계기관 합동 훈련을 실시할 방침이다. 훈련을 통해 대응 절차를 수정·보완하고 2027년 3월까지 대응절차를 확립하는 것이 목표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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