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라면 코스피 5000 ‘두 번’ 본다 [편집장 레터]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myoung.soonyoung@mk.co.kr) 2026. 7. 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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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매도 사이드카 3/4 서킷브레이커… 4/1 매도사이드카 4/2 매도사이드카… 5/18 매도사이드카 5/21 매수사이드카… 6/23 서킷브레이커 6/26 서킷브레이커… 7/10 매수사이드카 7/13 서킷브레이커 7/15 매수사이드카.

쉽지 않은 증시 용어, 읽기도 버겁고 지겨우시죠? 몇몇 투자방에는 올해 사이드카나 서킷브레이커가 몇 번 발동됐는지 업데이트됩니다. 얼마나 어처구니없이 오르락내리락했는지 보라고 누군가가 올린 것이죠.

잠깐 용어 설명 좀 하겠습니다. 사이드카는 선물 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변동한 시세가 1분간 이어질 때, 주식 시장의 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이 5분간 정지되는 제도입니다. 어렵습니다. 거칠게 한마디로 표현하면 주가가 몹시 급등락했다는 뜻이죠.

서킷브레이커는 비교적 명쾌합니다. 주가지수가 급격히 하락할 때 시장을 가라앉히기 위해 일정 시간 매매를 중단하는 제도입니다. 8%·15%·20% 하락 등의 기준에 따라 1~3단계로 발동됩니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일시 중단 시간이 길어지거나 장이 조기 종료됩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뭐가 그리 급했나
‘단타판’ 된 K증시…정책당국자 욕심이 부른 참사
살짝 보여드렸습니다만, 올해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몇 회 발동됐을까요? 매수·매도사이드카는 7월 15일까지 총 36번, 서킷브레이커는 7번이었습니다. 서킷브레이커는 지난 2000년 제도 도입 이후 13차례 발동됐는데, 이 중 올해 절반 넘게 발동됐죠.

이재명정부가 증시로의 ‘머니무브’를 외칠 때만 해도 좋았습니다. 각종 주주친화 정책을 펼치며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5000을 쉽게 돌파했죠.

하지만 욕심이 화를 불렀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례 없는 이익을 내며 시장을 주도하자 정부는 ‘더더더’를 외쳤습니다. 서학개미 돈을 끌어와 환율을 안정시키고, 개미들에게 높은 이익을 안겨주겠다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ETF)를 만들었죠. 지난 5월 레버리지 ETF가 출범한 이후에만 18번의 사이드카, 5번의 서킷브레이커가 발생했습니다. 험하게 말하면, 이 상품이 한국 증시를 도박판으로 만들었습니다.

지난 1월 22일 코스피가 5000을 돌파할 때 신한은행 직원들이 기뻐하는 모습.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주가가 요동치며 다시 코스피가 5000 밑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 제공 신한은행]
레버리지 ETF는 변동성이 큽니다. 그래서 최소 10종목을 담고 한 종목 비중이 30%를 넘을 수 없다는 등의 통상적인 요건이 붙죠. 일부 종목 쏠림을 방지하기 위해서인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이 제한을 풀었습니다. 주식 시장이 상승세를 타니 청와대는 위험성을 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여러 경로를 통해 금융감독원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분명히 반대했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의 강력한 의지를 꺾지는 못했습니다.

이번 하락 국면을 계기로 개미들이 투자 원칙을 다 잡았으면 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만 올인하지 말고, 위험을 나누고 배당 중심으로 운용하는 다양한 ETF를 투자 바구니에 담아야겠죠. ETF로 ‘단타’치겠다는 생각도 버리고요.

이대로 가다간 이재명정부 임기 중 코스피 5000을 두 번 볼 수 있다는 자조적인 말까지 나옵니다. 이 대통령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보완책을 주문했습니다. 강도 높은 대책으로 시장을 빠르게 안정시키길 바랍니다.

[명순영 편집장·경영학 박사 myoung.soonyoung@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69호(2026.07.22~07.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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