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이미 죽었다” 36세 평당원, 당 대표 선거 뛰어든 이유

권유진 2026. 7. 1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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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김보미 전 강진군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한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민주당은 이미 죽었다.”

36세 평당원으로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뛰어든 김보미 전 전남 강진군의회 의장이 정청래 전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전반을 향해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지방선거를 “폭망·참패”로 규정하며 “반성하고 책임져야 할 사람이 왜 또 대표 선거에 나오느냐”고 정 전 대표를 직격했다.

강진에서 나고 자란 김 후보는 부모님이 운영하던 공방 일을 가까이서 접하며 자랐다. 미대 조소과에 진학한 이후 아버지가 큰 수술을 받자 간병을 하며 공방 일을 대신 맡기도 했다. 이후 아버지가 “오래 품어온 꿈”이라며 무소속으로 군의원 선거에 나서면서 선거를 도왔고, 이를 계기로 지역 정치를 가까이에서 접하게 됐다. 민주당에 입당해서 활동한 건 2013년부터다.

2018년 28세로 군의원 당선, 4년 뒤 재선과 동시에 전국 최연소 기초의회 의장 선출. 지역 정치인으로서는 탄탄한 이력을 쌓았지만 올해 6·3 지방선거에서 강진군수에 도전했다가 민주당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일관된 기준 없이 과거 징계가 불리하게 반영되고 경선 결과도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지방정치에서 쌓은 경험과 경선 과정에서 느낀 불투명함은 김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투명한 경선과 세대교체를 앞세우는 배경이 됐다.

뚜렷한 중앙 정치권의 지원도, 계파도 없이 출마한 김 후보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개설한 지 하루밖에 안 된 김 후보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팔로우하면서 주목받았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공유오피스에서 중앙일보와 만난 김 후보는 “30대에 기회를 얻어 국회에 입성한 선배들이 후배에게는 단 한 번도 기회를 주지 않는다”며 “청년을 병풍으로 세우는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Q : 민주당이 예비경선을 통해 대표 후보를 3명으로 압축하기로 했다. 이대로라면 컷오프(원천 배제) 가능성이 있는데도 왜 출마했나.
A : “지방선거 참패 이후에도 민주당이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이 아니면 목소리를 낼 기회가 없다고 생각했다. 전당대회는 계파도, 현역 의원의 지원도 없는 평당원이 당 전체를 향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무대다. 당선만을 목표로 했다면 나오기 어려웠겠지만, 청년과 지방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당의 불공정한 구조를 바꿀 대안을 제시해야 했다. 컷오프 되더라도 문제를 드러내는 것부터 변화의 시작이라고 봤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Q : 지방선거 실패의 책임이 정청래 전 대표에게 있다고 보나.
A : “반성하고 책임져야 할 사람이 왜 또 나오나. 지난 시간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는데 지난번과 똑같이 ‘진짜 개혁 당 대표’를 외치고 있다. 임기 동안 못한 일을 이번에는 왜 할 수 있다는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 지금처럼 책임도, 반성도 없다면 이대로 총선을 치러서 어떻게 이기겠나.”

Q : 2030세대의 민주당 지지율과 호감도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다. 이들이 민주당을 외면하는 이유는.
A : “한마디로 위선 때문이다. 청년들은 민주당을 내로남불과 불공정의 정당으로 보고 ‘내 삶에 관심이 없고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느낀다. 청년에게는 취업과 주거가 절박하고 코스피가 1만을 가더라도 돈이 없으면 주식을 살 수 없다. 그런데 민주당은 검찰 개혁과 보완수사권, 계파 싸움만 이야기하고 청년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는 말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에 도전하는 김보미 전 강진군의원이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전당대회 준비 과정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기에 앞서 민주당 김준혁 의원 소개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Q : 청년최고위원제 도입이 무산됐다.
A : “청년 자리 하나 내주는 게 뭐라고 끝까지 막는지 모르겠다.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있는데도 당대표 후보들의 대리인처럼 최고위원들이 룰을 정하는 것부터 불공정하다. 선수가 경기 규칙을 정하는 과정에서 결국 청년이 희생양이 된 것이다. 높은 분들이 선택한 청년에게 주는 자리라면 청년최고위원도 의미가 없다.”

Q :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당을 떠나지 않는 이유는.
A : “민주당이 바뀌어야 한국도 바뀔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저는 호남에서 정치를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민주당에서 활동해왔다. 다른 당으로 갈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민주당이 제대로 서야 청년의 삶도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안에서 끝까지 바꾸려고 한다.”

Q : 당대표 출마가 인지도를 높이고 다음 공천을 받기 위한 행보라는 비판도 있다.
A : “그렇게 체급을 키우면 어떤가. 기성 정치인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청년이 계단을 오르면 ‘튀려고 한다’, ‘공천을 노린다’고 비판한다. 다른 정치인의 도전은 성장 과정이라고 하면서 청년에게만 순수한 희생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불공정하다. 제가 주목만 받으려는 것인지 실제로 당을 바꾸려는 것인지는 앞으로의 행동으로 증명하면 된다.”

Q : 세대교체는 정치권에서 늘 시대정신으로 거론됐다. 현재 청년 정치인에게는 같은 기회가 없다고 보는 건가.
A : “김 전 총리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젊은 정치인으로 발탁하면서 기회를 얻지 않았나. 그때는 30대 정치인들이 대한민국 정치를 움직였고 잘했다. 자신들은 세대교체를 외치며 기회를 받아놓고 후배에게는 한 번도 맡겨보지 않은 채 안 된다고 한다. 이제는 후배를 믿고 기회를 줄 때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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