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까지 “마계 도시” 조롱…오명 억울한 인천 특단대책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SNS)에서 치안 불안 지역 이미지가 강한 인천의 체감안전도를 높이기 위해 경찰이 총력 대응에 나섰다.

인천은 2000년대 중후반부터 엽기적인 사건과 조직폭력 범죄 등이 언론에 자주 보도되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씌워졌다. 인터넷 일부에선 이른바 “마계(魔界)”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영화나 만화에서도 인천을 강력 범죄가 잦은 곳으로 표현하면서 이런 오명이 점차 굳어졌다.
검찰청 범죄분석통계에 따르면 2024년 인천의 인구 10만명당 범죄율은 전국 17개 시도 중 9위를 기록했다. 최근 3년(2023년~2024년)간 살인·강도·절도·폭력 등 강력범죄 검거율도 전국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인천의 체감안전도 역시 2020년부터 전국 18개 시도경찰청 중 매번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체감안전도는 시민들이 거주 지역을 얼마나 안전하다고 느끼는지 평가하는 지표다. 범죄율과 검거율 등 객관적 지표는 나쁘지 않은데도, 시민들의 체감안전도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도시 이미지는 상당히 주관적인 개념인데, 과거 인천에서 발생한 강력사건들이 이미 대중의 머릿속에 각인되면서 마계 이미지가 밈(Meme)처럼 활용되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강력 사건이 날 때마다 그런 이미지가 부각·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제 총기 살인 사건’과 ‘요양원 다리 절단 사건’ 등 지난해와 올해 인천에서 발생한 사건이 전국적으로도 이슈가 되면서 치안 불안 이미지는 다시 한번 부각됐다. 인천경찰청은 이런 오명을 씻어내고자 한창훈 청장을 중심으로 체감안전도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거리에 데스크 차리고, 순찰에 드론까지 동원
인천경찰청은 관할지역 특징을 고려한 경찰서별 안전·홍보 대책을 추진 중이다. 112 신고가 인천에서 가장 많은 인천 삼산경찰서 중앙지구대는 5월부터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찾아가는 이동식 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2일에는 인천 부평종합시장 앞에 데스크를 차리고, 이곳을 지나는 노인과 시민들에게 범죄 예방 안내서를 나눠줬다. 길 안내는 물론 생활 민원 상담까지 진행했다. 상인 조병윤(64)씨는 “보이스피싱같은 노인들 상대로 한 범죄 예방법을 알려주니 긍정적”이라며 “어려운 일이 생기면 바로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좋은 점이 많다”고 했다.
중앙지구대는 청소년들이나 취객이 자주 다니는 문화·테마의 거리나 외국인들이 많은 지역에도 데스크를 설치해 범죄를 예방하고 있다. 김광영 인천 삼산서 중앙지구대 팀장은 “시민들이 어려운 일이 있어도 지구대나 파출소 문턱을 넘기 쉽지 않아 하는 것 같아 직접 거리로 나오게 됐다”며 “경찰들이 거리에 보이는 것만으로도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인천 제물포경찰서는 올해 1월부터 재개발구역이나 연안 등 순찰이 어려운 지역에 드론을 동원하고 있다. 우범지대로 전락할 우려가 있거나 사람 눈으로 직접 살피지 못하는 곳을 꼼꼼히 확인하기 위해서다. 곽대섭 인천 제물포서 범죄예방과장은 “드론 자격증을 갖춘 7명의 경찰이 순번을 정해 순찰을 진행하고 있다”며 “경찰서 단위에서 드론을 운영하는 곳은 인천에서는 제물포서가 유일하고, 전국적으로도 드물다”고 말했다.

이밖에 인천경찰청은 피해자 보호, 교통·수사 활동, 수사역량을 비롯한 37개 치안 성과 지표를 개선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규철 인천경찰청 기획예산계장은 “밈이나 미디어의 영향으로 인천이 위험하다는 오해가 있지만, 객관적 지표를 보면 전국에서도 안전한 도시로 꼽힌다”며 “이러한 오해를 깨고 시민들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도록 체감안전도를 높일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변민철 기자 byun.min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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