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냐, 행정하천부냐” 농담도…윤호중의 ‘계곡 사랑’ 왜

김민욱 2026. 7. 1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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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8일 오후 대구 팔공산 국립공원을 방문해 하천 계곡 불법시설 정비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하천·계곡 불법시설 정비 현장을 잇달아 찾고 있다. 역대 행안부 장관들에게서는 보기 어려웠던 행보다.

17일 행안부에 따르면 윤 장관은 지난 3월 16일 경북 경산 대한천을 시작으로 4월 23일 서울 강북구 우이천 일대, 이달 8일에는 대구 팔공산 계곡을 차례로 방문했다. 모두 하천·계곡 내 불법시설 정비와 후속 관리 상황 등을 점검하기 위한 일정이었다. 윤 장관은 팔공산에서 최근 철거가 완료된 국·공유지 무단 점유 기도터를 둘러본 뒤 집중호우에 대비한 후속 조치도 주문했다.

윤 장관은 올해 들어서만 하천·계곡 불법시설 정비 현장을 세 차례찾았다. 지난 5월 24일 이 대통령의 경기 포천 백운계곡 현장점검에 동행한 일정까지 포함하면 모두 네 차례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5월 24일 경기 포천시 백운계곡을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하천·계곡 불법시설의 실제 철거와 사후 관리는 ‘지자체 몫’이다. 행안부는 정비계획을 총괄하고 현장 조사·측량 등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거나 정비 기준을 마련하는 역할을 주로 한다. 역대 행안부 장관들도 계곡이나 하천을 찾은 적은 있지만 대부분 ‘여름철 물놀이’ 안전 점검과 관련한 방문이었다.

행안부의 하천·계곡 불법시설 정비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 시절 대표 성과로 내세웠던 ‘청정계곡 복원사업’의 연장선에 있는 정책이다. 당시 이 대통령은 불법 평상과 식당, 무단 점용 시설 등을 철거하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현 정부 출범 이후 하천·계곡 정비는 핵심 정책 과제로 추진 중이다. 행안부가 올해 2월 처음 집계한 불법시설은 835건이었지만 이 대통령의 재조사 지시 이후 9만여 건으로 대거 늘었다. 윤 장관의 현장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윤 장관은 “국민 여러분께 깨끗하고 안전한 하천과 계곡을 돌려드릴 수 있도록 불법시설 정비를 책임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 장관은 물론 하천·계곡 외에도 산불과 산사태, 수해 현장 등을 찾아 이재민을 위로하고 복구 지원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BTS 광화문 공연 때 인파 관리와 여름철 재난안전대책 회의 등 재난안전 관련 일정도 적지 않았다.

지난 5월 14일 오후 강원도 춘천시 중도동 의암호(북한강) 일원에 설치된 국가하천 내 불법 점유시설이 철거되는 모습. 뉴스1


하지만 행안부 안팎에서는 재난 대응과 지방행정 전반을 총괄해야 하는 장관이 특정 정책 현장을 반복적으로 찾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의문이 제기된다. 세종 관가에서는 “행정‘하천’부가 된 것 아니냐”는 농담도 나온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하천·계곡 정비는 결국 지자체가 집행하는 사업인 만큼 장관이 현장을 자주 찾기보다는 재난안전특별교부세의 파격적인 지원이나 포상 등 인센티브를 통해 지자체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정비사업이 전국적으로 추진되면서 현장에서는 불법 점유자와의 갈등 등 여러 어려움이 있다”며 “이런 현장을 직접 챙기고 ‘하천과 계곡은 누구도 독점할 수 없는 국민 모두의 공공자산’이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장관이 방문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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