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 빨아들인 삼전닉스 레버리지…보완책에 “증시 더 폭락” 왜

오효정 2026. 7. 1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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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증시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최근 한 달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7조원가량의 자금을 빨아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투자 요건을 강화한 가운데, 시장에선 보완대책이 시장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와 ETF CHECK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종(인버스 2종 포함)에 총 7조3364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상품별로는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에 3조4472억원이 유입되며 가장 큰 규모를 나타냈다. 이어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1조5083억원),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1조4271억원)가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에는 6938억원이 들어왔다.

이 기간 본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24.33%·19.49% 하락했지만, 레버리지 ETF에는 돈이 몰린 것이다. 레버리지 ETF의 하락 폭은본주보다 더 컸다. 자금 순 유입 규모가 컸던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와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각각 45.60%, 48.44% 하락했다.

순 유입 자금 가운데 개인투자자 비중이 두드러졌다. 개인투자자는 한 달간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7종 합산 총 4조2386억원,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7종 합산 총 1조6119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순매수 규모(8595억원·7242억원)을 크게 상회한다. 기관은 각각 5조1713억원·2조2671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이처럼 개인투자자 자금이 레버리지 ETF로 쏠리자,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부작용이 초래됐다. 레버리지 ETF의 목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장 마감 시점에 ‘리밸런싱(자산 재조정)’ 거래가 집중되면서다. 이른바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영옥 기자


정부와 금융당국은 전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의 신규 상장을 중단하고, 투자 요건을 강화하는 보완대책을 내놨다. 이에 따라 거래에 필요한 투자자 기본예탁금(고위험 금융투자 상품 거래를 위해 계좌에 유지해야 하는 최소한의 현금)이 다음 달부터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된다.

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지금처럼 1주씩 매매할 수 없고 20주씩만 사고팔 수 있게 했다. 거래량이 줄어드는 효과를 위해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 주가가 1만5000원이라면, 20주씩 사야 해 투자자는 30만원이 필요하다. 본주인 삼성전자 주가(16일 종가 기준 25만5000원)보다 높은 셈이다. 금융당국은 상품 거래 전 금융투자협회에서 받아야 하는 투자자 교육도 강화했다.

김경진 기자

금융투자업계에선 이 같은 보완 조치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레버리지 ETF의 거래대금이 연일 10조원을 기록하는 가운데, 자금이 한꺼번에 다시 이탈하면서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내 해외 원정 투자로 더 이탈하거나, 증시의 전반적인 하락세도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기본예탁금이 상향되면서 투자자들이 개별 종목을 매도한 후 레버리지 ETF를 매수해, 코스닥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하루 회전율 제한이나 일시 거래 정지 등 직접적인 대책은 빠지면서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이번 보완대책 이후에도 시장이 안정되지 않으면 추가적인 보완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변제호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출시한 지 한 달 반 만에 보완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은 맞다”라면서도 “예상보다 쏠림이 심하게 나타나면서 시장 안정·투자자 보호 차원의 대책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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