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은 원칙대로, 686은 예외”…‘송영길 출마허가’ 與 공정 논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송영길 의원의 8·17 전당대회 출마 자격을 예외적으로 인정하면서 당헌·당규 적용의 일관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2022년 입당 6개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대표 출마가 무산됐던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 사례와 대비되면서 당 안팎에선 “청년에게는 원칙을 적용하고, 기성 정치인에게는 예외를 인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17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송영길 의원(복당 6개월 미만)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최근 1년간 당비 6회 이상 납부 요건 미충족)에 대해 각각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자격 예외를 인정하기로 의결했다. 민주당 당규는 당직 선거 피선거권을 권리 행사일 6개월 이전까지 입당하고 최근 1년간 당비를 6회 이상 납부한 권리당원에게만 부여하지만, 당무위원회 의결을 거쳐 상당한 사유가 인정되면 예외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날 오후 개최된 당무위에서도 두 사람의 예외가 인정되며 두 사람은 전당대회 후보 자격을 갖추게 됐다.
이번 결정으로 2022년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 사례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당시 박 전 위원장은 입당 6개월 요건을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대표 출마를 추진하며 예외 적용을 요청했지만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예외를 인정할 불가피한 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후보 등록을 허용하지 않았다. 송 의원과 박 전 위원장 사례 모두 입당 6개월 피선거권 요건이 쟁점이 됐지만, 박 전 위원장은 예외 없이 출마가 좌절된 반면 송 의원은 예외가 인정되며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박 전 위원장은 17일 페이스북에 “오늘(17일)은 민주당이 ‘청년은 안 되고, 686(6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은 된다’며 불공정 정당을 공식 선포한 날”이라며 “필요할 때는 청년을 방패막이로 쓰고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킬 때는 규칙마저 고무줄처럼 늘였다 줄였다 한다”고 썼다. 김보미 대표 후보도 페이스북에서 “청년 박지현은 안 되고 686 송영길은 되나. 이게 공정인가”라며 “똑같은 사안인데 청년은 원칙대로 탈락하고 기득권은 예외를 인정받는다면 불공정을 넘어 비상식”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논란이 단순한 후보 자격 문제를 넘어, 민주당이 청년 정치 확대와 공정한 경쟁을 강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존 정치인에게 예외를 인정하는 이중적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전당대회 경선 규칙 논의 과정에서 청년 최고위원제 도입안이 부결된 데 이어 청년 후보들의 진입 장벽으로 지적돼 온 기탁금 인상 논란까지 겹치면서 이번 결정이 청년층에 부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예비경선 기탁금을 지난해 500만원의 4배인 2000만원으로 인상하고 39세 이하 원외 청년 후보에 한해 기탁금을 50% 감면해 주고 있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뒤 기자들과 만나 “얼마 전까지 민주당은 2030 표심과 청년 지지가 필요하다고 역설해왔다”며 “이번 결정이 청년들에게 어떤 신호를 보낼지 곱씹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도 사람에 따라 규정을 적용하는 정당이라는 신호를 줄까 가장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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