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가 원화 강세 부른다"…日 적극 개입에 외환시장 '촉각'[주末머니]
매력적인 일본 장기채 금리
본국으로 유턴하는 '엔 캐리' 자금
최근 급등하는 국채 금리와 역대급 엔저 현상을 방어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채권 및 외환시장 개입 강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 향후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경우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화 강세 폭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M증권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국채 금리 안정(채권시장 안정)에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본 자산의 국채 투자 확대를 유도해 금리를 떨어뜨리고, 자연스럽게 엔저를 방어하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지난주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기금(GPIF)의 일본 금융자산 투자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에노 겐이치로 후생노동상도 필요시 GPIF의 기본 포트폴리오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일본 재무상은 소액투자 비과세 제도인 NISA에 국채를 추가할 시점이라고 밝히며 가계 자금의 국채 유입을 장려하고 나섰다.
일본 정부가 국채 투자 비중 확대를 다급하게 외치는 이유는 다카이치 내각의 대규모 AI 투자 로드맵(2040년까지 약 370조 엔 예정) 발표 등으로 재정 부담과 국채 금리 추가 상승 압력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단순 외환시장 개입만으로는 슈퍼 엔저를 막는 데 한계가 있어 일본계 자금의 본국 투자 유치를 통한 근본적인 자금 흐름 변화가 절실해진 상황이다.
현재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2.79%, 30년물은 3.91% 수준으로 장기채 자체의 투자 매력이 매우 커진 상태다. iM증권은 일본 정부의 채권 투자 확대 발언이 당장 글로벌 자금 흐름을 극적으로 변화시키진 못하더라도, 매력적인 금리 수준을 바탕으로 점진적인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일본 환류를 이끌 여지는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만약 일본계 자금이 자국 투자 비중을 늘리기 시작하면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불가피하다. 급격한 엔 캐리 청산 같은 시스템적 충격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본계 자금이 보유 중이던 주요 선진국 국채를 매도하면서 글로벌 국채 금리를 밀어 올릴 수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엔화의 강세 압력으로 이어지게 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일본계 자금의 투자자산 비중은 국내 채권시장은 물론 원화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최근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여파에 따른 달러 수급 개선으로 원화 강세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엔화마저 강세 흐름을 보이면 원화 강세 폭을 확대시키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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