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우크라 반격…전쟁 중 장수 바꾼 젤렌스키, 인기 견제?

김기환 2026. 7. 16. 11:3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하일로 페도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가운데). EPA=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드론(무인기) 혁신을 이끌던 30대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전쟁 중에 호평받던 장수를 바꾸는 모양새다. 러시아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층 높이는 상황에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는 17일(현지시간) 개각을 발표하며 미하일로 페도로우(35) 국방장관을 이호르 클리멘코 내무장관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젤렌스키는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만큼 정부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개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페도로우가 우크라이나의 드론 개발과 인공지능(AI) 기술 중심 국방 현대화를 이끈 데다, 시점상으로도 국방장관에 취임한 지 6개월 만에 경질이라 뒷말이 나온다. 페도로우는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 등 빅 테크 거물과 인맥을 통해 국방 현대화를 이끌고, ‘드론 군(Army of Drones)’을 출범해 호평받았다.

FT는 “페도로우는 스타트업식 경영 방식으로 기존 정치권과 차별화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하지만 전통적인 군 수뇌부 일각에 불편한 존재였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페도로우가 국방 조달 계약을 특정 업체에 몰아주려는 시도를 수차례 막는 과정에서 정치권과 국방 분야의 유력 인사들과 충돌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의 한 은행가는 FT에 “페도로우의 실수는 지나치게 유명해진 것”이라며 “게다가 매우 유능해 보였고, 무엇보다 부패를 용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측근들은 페도로우가 장차 대통령 선거 출마를 포함해 독자적인 정치 행보를 꿈꾸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경질이 페도로우를 견제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차기 국방장관인 클리멘코는 경찰 출신 장성으로 젤렌스키의 최측근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뺏긴 크림반도의 기반 시설과 인접한 아조우해·흑해 해상의 러시아 함정·선박에 대한 드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타격 대상도 군사 시설 뿐 아니라 발전소, 연료 시설, 도로, 철도 등 가리지 않는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9일 새 아조우해에서 러시아 선박 116척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15일 러시아가 장악한 자포리자 원전의 수석 엔지니어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5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우크라이나와 드론 협정을 맺었다. 유럽 개별 국가와 맺던 협정을 범유럽 차원으로 확대했다. EU는 900억 유로(약 154조 원) 규모 우크라 지원 대출 프로그램 가운데 10억 유로를 먼저 드론 개발에 집행하기로 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번 드론 협정으로 우크라이나의 창의성과 유럽의 대규모 산업 역량을 하나로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의회는 16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명한 총리 후보이자 국영 에너지사 나프토가즈 대표인 세릴 코레츠키를 신임 총리로 승인했다. 전체 450석 중 과반수(226석)을 훌쩍 넘는 289명이 찬성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코레츠키 총리를 후보자로 지명하며 “에너지 분야에서 업적을 쌓은 만큼 올해 한층 심해질 러시아의 동절기 에너지 인프라 공격 상황을 잘 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