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테크·라이프 분할 방산·조선·에너지 '김동관 체제' 강화 (종합)
차남 김동원 금융 계열도 그대로
삼남 김동선 신설법인으로
복합기업 디스카운트 해소
핵심사업 중심 성장기반 강화
3세 경영구도 본격화 전망
한화의 인적분할 계획이 주주 승인을 받으면서 한화그룹 3세 경영 구도가 한층 명확해질 전망이다.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이끄는 존속법인 ㈜한화는 방산·조선·에너지·금융 등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며 김동관 체제를 본격화한다. 이번 분할로 김동관 부회장(방산·조선·에너지)과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존속법인에 남고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은 신설법인에서 기계·반도체·장비·유통 등 테크·라이프 사업을 맡는다.

㈜한화는 15일 임시주주총회에서 99.95% 찬성률로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이사회 결의 후 약 6개월간 이어진 절차를 마무리했다. 분할기일은 다음 달 1일이다. 존속법인 변경상장과 신설법인 재상장은 다음 달 25일로 예정돼 있다. 신설법인 이름은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가칭)다.
이번 분할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솔루션 한화생명 등 방산 조선·해양 에너지 금융 계열사는 존속법인에 남는다. 신설법인에는 한화비전 한화모멘텀 한화세미텍 등 테크 계열사와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워홈 등 라이프 계열사가 편입된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존속법인 0.7563533 신설법인 0.2436467로 산정됐다. 기존 주주들은 분할 비율대로 존속법인과 신설법인 주식을 배정받는다.

존속법인은 이번 분할로 복합기업 디스카운트 해소가 기대된다. 성장 속도와 투자 성격이 다른 사업군을 떼어내면서 각 계열사가 시장 상황에 맞는 전략을 독자적으로 세우고 신속하게 의사결정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저평가 요인으로 지목되던 사업 간 이질성이 줄어 존속법인 가치도 재평가받을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한화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연결 매출을 연평균 약 10%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2030년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는 12%다. 성장의 중심축은 방산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말 기준 지상방산 수주잔고가 약 37조2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폴란드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인도가 본격화하며 실적으로 전환되고 있다. 지난해 연결 매출은 26조7029억원 영업이익은 3조89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7.6% 78.4% 늘었다. 폴란드 현지에서는 미사일 합작공장 착공으로 생산 거점도 마련했다. 한화오션은 특수선과 친환경 선박 수주에 힘을 싣는다. 미국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도 새 먹거리로 부상했다.
이번 인적분할로 한화그룹 3세 간 계열 분리 작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장남 김동관 부회장의 ㈜한화에 대한 장악력이 커지면서 그룹 승계 구도가 뚜렷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관 부회장은 방산·조선·에너지 등 그룹 주력 사업을 모두 존속법인 아래 두게 됐다. 김동원 사장이 맡은 금융 부문도 존속법인에 남아 두 형제가 핵심 사업을 함께 이끄는 구도가 짜였다. 한편으로는 삼남 김동선 부사장의 역할도 선명해졌다. 김 부사장은 2030년까지 4조7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설비투자 2조1000억원 연구·개발(R&D) 2조원 인수·합병(M&A) 6000억원이다.
김우석 ㈜한화 대표이사는 주총에서 "분할 이후 존속회사는 방산·조선해양·에너지 및 금융 등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강화해 나가고 신설회사는 시큐리티 장비와 반도체 장비 유통 사업을 중심으로 독립적인 경영체계를 구축해 사업별 전문성과 경쟁력을 높여 나갈 예정"이라며 "각 사업의 가치와 성장성을 보다 명확하게 평가받는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장기적인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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