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상처도 조심해야! 병원균이 되어 인간을 정복하는 로그라이크 ‘패서제닉’

김남규 2026. 7. 16.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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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많은 인기를 얻었던 위기탈출 넘버원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시청자들에게 생활 속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겠다는 의도를 담은 프로그램으로, 코털 뽑다가 사망, 김치가 너무 짜서 사망, 너무 웃다가 호흡곤란으로 사망 등 황당한 죽음 사례들을 소개해 지금도 커뮤니티에서 밈으로 소비되고 있다.

나중에 너무 무리수를 던지는 사례들이 많이 나와서 위기탈출 넘버원이 아니라 이승탈출 넘버원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당시 안전 불감증이 만연하던 시기에 인간이 정말 쉽게 죽을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심어준 기억이 있다.

최근 영국의 인디 게임 퍼블리셔 슬러그 디스코에서 이 프로그램을 연상시키는 게임을 하나 선보였다. 실험실에서 연구하던 과학자의 부주의로 인해 병원균이 몸에 침투한다는 설정을 가진 로그라이크 슈팅 게임 ‘패서제닉’이다.

패서제닉

플레이어는 병원균이 되어, 인간의 몸 전체를 돌아다니게 되며, 각종 면역 체계들과의 전투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더욱 강한 병원균으로 진화시키게 된다. 피부의 작은 상처가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과정을 게임화한 것이다. 영국 개발사에서 만든 게임이지만 한글을 지원하고, 한국 커뮤니티에 직접 소개 글을 남기는 등 한국 시장에 꽤 진심을 보여주고 있어 호감을 사고 있다.

작은 상처가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요즘 인디 게임에서 로그라이크 슈팅은 너무나도 흔한 장르가 됐기 때문에 또 뻔한 게임이 나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같은 장르라도 세계관의 변화에 따라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패서제닉이 보여준다.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병원균은 초반에는 공격력이 약하고, 스태미너 개념이 있어서 계속 원거리 공격을 난사할 수도 없다. 하지만, 각종 면역 체계를 공격해서 획득한 DNA 등을 통해 더욱 강력한 병원균으로 진화할 수 있으며, 각종 보스를 클리어하거나, 숨겨진 비밀의 방에서 새로운 소기관들을 획득해서 결합하면 굉장히 다양한 형태의 공격을 퍼붓는 나만의 병원균을 만들어낼 수 있다.

면역 체계와 싸우면서 병원균을 진화시켜야 한다

원거리 공격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근접 공격 위주의 소기관들도 있으며, 편모를 진화시켜 더욱 빠르게 회피하고 이동할 수도 있다. 소기관은 장착 개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서로 시너지가 나는 소기관들을 잘 조합하는 것이 관건이다. 아슬아슬한 플레이를 선호한다면 근접 공격 위주로 진화시킬 수도 있고, 안전한 플레이를 원한다면 외피 및 원거리 공격을 강화하는 형태로 진화시킬 수도 있다.

플레이하면서 다양한 소기관을 획득할 수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병원균의 종류, 그리고 소기관 세팅에 따라 완전히 다른 형태로 진화하기 때문에, 매번 다른 플레이 감각을 느낄 수 있다(병원균 중에는 2인 협동 플레이를 지원하는 병원균도 있었는데, 정식 출시 전이라 어떤 방식인지 경험해보지는 못했다).

소기관들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배치하는 것이 핵심

환경도 흥미롭다. 보통 탄막을 강조하기 위해 사방이 뚫린 형태로 맵을 제공하는 로그라이크 슈팅 게임들과 달리 인간의 몸이 무대이기 때문에 여러 세포 벽이 존재하는 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벽에서 나온 돌기들이 병원균을 잡아서 이동을 방해하기도 한다. 다른 로그라이크 슈팅과 비교하면 등장하는 적 수가 적게 느껴지지만, 방이 좁고 복잡하기 때문에, 조금만 시간이 끌려도 순식간에 손이 꼬이게 된다.

사람의 몸속이 맵이라서 돌기들이 이동을 방해하기도 한다

적들을 죽이면서 맵을 이동하다보면 무작위로 소기관을 획득할 수 있는 공간도 나오고, 그동안 모은 포인트를 소모해서 소기관들을 구입할 수 있는 공간도 나온다. 모든 방을 공략해서 병원균을 최상의 상태로 만든 다음, 보스를 공략하고, 그 다음 장기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여러 방으로 구성되어 있다보면 이동이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는데, 각 방마다 단축 포탈이 존재해서 클릭하면 원하는 방으로 바로 이동한다.

미니맵을 이용해 원하는 지점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로그라이크 슈팅 장르 특성상 처음에는 당연히 약해서 초반부를 넘어가기도 힘들다. 하지만, 여러 가지 미션을 성공시키면 시작시 무기들을 좀 더 다양하게 세팅할 수 있으며, 플라스미드 조각을 수집하고, 병원균의 플라스미드 트리를 강화시켜서, 점점 더 강한 상태로 시작할 수 있게 된다.

기본 능력을 올리는 플라스미드 트리

물론, 게임 실력에 따라서 이 과정이 좀 더 힘들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나, 포기만 하지 않으면 예전 먼 과거에 작은 세포가 진화해서 생명체가 되고, 지금의 인간으로 진화한 것보다는 빠르게 병원균을 성장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수집 욕구를 자극하는 도감

개발사에서는 반복 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병원균과 각종 소기관 도감을 준비해뒀으며, 다른 이들과 스코어 경쟁을 하는 데일리 챌린지 모드도 준비해뒀다. 주인공이 병원균이라 귀여운 맛이 좀 떨어지긴 하지만, 로그라이크 슈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기존과 다른 손맛을 느낄 수 있을 같다. 예전에 암세포도 생명이라는 명대사를 남긴 드라마가 있었던 것처럼, 병원균도 나만의 스타일로 열심히 키우다보면 귀엽게 느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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