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치맥·삼소’ 회동한 젠슨 황, 일본에선 ‘꼬치’ 들고 건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에서 삼성전자, SK, 현대차 등 주요 기업 대표들과 삼겹살·치맥 회동을 가진 데 이어 일본에서는 반도체 소재 기업 관계자들과 꼬치구이 만찬을 했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황 CEO는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열린 엔비디아와 세가(SEGA)의 파트너십 3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한 뒤 일본 주요 반도체 소재 기업 간부들과 만찬을 가졌다.
회사원들이 즐겨 찾는 간다역 인근 꼬치구이집에 도착한 황 CEO는 엔비디아 거래처 관계자들의 환영과 건배 속에 식사를 함께했다.

앞서 황 CEO는 이달 초 방한 당시 홍대 인근에서 국내 대기업 총수들과 ‘삼소(삼겹살·소주) 회동’, ‘치맥(치킨·맥주) 회동’을 하며 인공지능(AI) 생태계 협력 관계를 다졌다.
이날 꼬치구이 회동에 앞서 아키하바라 행사에 참석한 황 CEO는 오랜만에 만난 세가 관계자들과 포옹을 나누며 “세가와 이리마지리 전 사장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엔비디아도 없었을 것”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이 자리에는 세가의 사토미하루노리 CEO를 비롯해 이리마지리 쇼이치로 전 사장, ‘버추어 파이터’ 개발자인 스즈키 유 등이 참석했다.
황 CEO는 엔비디아 창업 초기 세가에 공급하기 위해 개발한 첫 그래픽칩 ‘NV1’이 문제를 일으켰을 당시 이리마지리 전 사장이 프로젝트를 계속 지원해 준 덕분에 오늘날의 엔비디아가 있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칩을 다시 설계할 수 있도록 이리마지리 당시 부사장에게 지급받을 예정이던 500만달러(약 75억3000만원)를 비상장 주식 투자 형태로 전환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 제안이 받아들여져 엔비디아가 새로운 칩 개발에 성공한 일화가 잘 알려져 있다.

황 CEO는 한국 방문 때도 용산 전자상가와 PC방 등 한국의 게임 산업이 오늘날의 엔비디아가 있도록 한 든든한 배경이었다고 언급한 데 이어, 일본 게임업계 역시 엔비디아 그래픽 기술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스즈키 유 개발자에 대해 “3D 게임과 3D 애니메이션 분야의 선구자로, 그의 업적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비디오 게임은 지금과 크게 달랐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행사에서는 엔비디아 최신 그래픽카드 ‘지포스 RTX 5090 FE’가 탑재된 노트북으로 내년 출시 예정인 세가의 신작 ‘버추어 파이터 크로스로드’를 함께 감상했다. 황 CEO는 “정말 뛰어난 그래픽”이라며 “엔비디아는 AI 칩뿐 아니라 3D 그래픽 기술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행사 참석 팬들을 대상으로 RTX 5090 FE와 이 카드가 탑재된 노트북 RTX 스파크를 경품으로 증정했으며, 제품에는 황 CEO와 이리마지리 전 사장, 스즈키 유의 사인이 담겼다. 황 CEO는 “세계 최고의 가치를 지닌 물건들”이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한편 황 CEO는 일본 방문 중 엔비디아 엔지니어 행사에도 참석해 반도체 소재 공급업체가 포진한 일본과의 협력 관계의 중요성과 각국이 자국 AI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소버린 AI’의 필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그는 16일 일본 민관과 대규모 AI 협력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며, 일본의 소버린 AI 전략인 ‘노에트라 프로젝트’와 연계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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