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차그룹 새만금 9조 투자 첫 단계부터 멈칫… SPC 난관
SPC 설립 밀려 일정 차질 우려
정부도 난감… 현대차 “정상 진행”

현대자동차그룹의 전북 새만금 9조원 투자 계획이 첫 단계부터 풀기 쉽지 않은 난관에 봉착했다. 수전해 플랜트와 태양광 발전 시설 구축 등을 도맡을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계획이 문제의 진앙이다. 오는 10월로 잠정 예정했던 SPC 설립 시기가 기약 없이 뒤로 밀렸다. 투자 선결 조건인 ‘RE100 산업단지 특별법’ 제정 지연이 원인으로 꼽힌다. 자칫하면 전체적인 투자 일정 자체가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그룹은 국토교통부 새만금개발청과 협의 과정에서 10월 중 SPC 설립이 힘들 것 같다는 의중을 전달했다. 해당 SPC는 현대차그룹이 내년 착공을 목표로 한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플랜트와 이곳에 전기를 공급할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가 중심에 있다. 현대차그룹이 각각 1조원, 1조3000억원을 투자하는 사업들이다. SPC 설립이 지연될수록 착공 시기도 밀릴 수밖에 없다. 전체 사업 일정 역시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태양광 발전은 현대차그룹이 내년부터 5조8000억원을 들여 건립하려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원이기도 하다. 일정대로 구축하지 못하면 피지컬 AI 연구개발 등 역할을 수행할 AI 데이터센터 가동도 지연이 불가피하다. 현대차그룹이 발표했던 경제유발·고용창출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도 늦어질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월 국토부 및 새만금청과 투자협약식을 가지며 16조원의 경제유발 효과와 7만1000명 규모 직·간접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해 더 큰 화제를 모았다.

SPC 설립 일정의 발목을 잡은 것은 정부가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RE100 산업단지 특별법이다. RE100 산업단지 특별법은 인·허가 간소화, 세제 감면, 전기요금 인하 등 파격적인 혜택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7월 해당 법안과 관련해 “규제 제로 지역이 되도록 검토해달라”고 주문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해당 법에 근거한 혜택을 받아야 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법안은 여전히 발효되지 않은 상태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유사한 법안들이 계류 중”이라고 밝혔다.
국토부와 새만금청도 난감하다. 당장 16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앞두고 있다. 이 대통령이 투자 진행 상황을 점검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그룹은 투자는 정상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AI 데이터센터·수전해 플랜트·태양광 발전은 모두 내년 착공해 2029년 완공 또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SPC 설립 시기가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다”며 “투자 일정 지연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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