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왜 ‘몽탄’에 몰릴까…‘내륙국’ 몽골서 오프라인 K유통 활약

이택현 2026. 7. 1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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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시민들이 몽골 서북부 거점 도시 울란곰에 있는 뚜레쥬르에서 상품을 고르고 있다. CJ푸드빌 제공

한국인들은 몽골의 수도 울란바타르를 ‘몽탄신도시’라는 신조어로 부른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몽골과 경기도 동탄을 합쳐 애정을 담은 호칭이다. 누가 언제 만든 단어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울란바타르의 전경을 보고 나면 단번에 이유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식 아파트 단지에 한국 브랜드 편의점과 카페, 빵집이 줄지어 늘어선 풍경은 누가봐도 영락없이 경기도 신도시의 풍경과 닮아 있다.

지난주 이재명 대통령은 몽골에 국빈방문해 “‘몽탄’같은 상생 모델을 더욱 확산시켜 나가자”고 발언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처럼 국내 유통업체들은 한국인과 몽골인의 상호 친화적인 관계 속에서 지속적인 사업 확장 기회를 노리고 있다. 실제로 한국에서 일하다가 돌아간 몽골인들이 한국말로 살갑게 인사를 건네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한국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등 사업 확장의 여건이 충분히 마련돼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업체들은 몽골의 인프라가 집중된 울란바타르에서 과거 한국에 구현했던 오프라인 유통환경을 재현해낼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울란바타르는 서울처럼 한 나라의 인프라가 집약돼 있는 도시”라며 “내륙국 특성상 물류가 원활하지 않아 물류망을 중심으로 한 한국 유통업체에게는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몽골은 전체 인구 약 350만 명 중 40% 이상이 수도 울란바타르에 밀집해 있어 오프라인 매장의 출점 및 물류 효율이 높은 편이다. 겨울이 길고 교통 인프라가 열악해 소비자들이 한 곳에서 식사와 쇼핑을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이 기회를 포착해 몽골 진출 8년 만에 600개가 넘는 매장을 열었다. 2018년 21곳으로 출발한 매장이 그 이듬해 56곳으로 두 배 이상 늘더니, 지난해 541곳으로 늘었다.

실제로 CU의 600호점은 수도 울란바타르에서 서쪽으로 600㎞ 떨어진 불간 아이막 지역에 위치한 약 280㎡ 규모의 로드사이드(도로변) 매장이다. 몽골의 관광지인 홉스골 호수로 향하는 고속도로 인근에 자리해 장거리 운전기사와 관광객을 주요 고객으로 설정했다. 샤워시설과 전기차 충전소 등 편의시설을 도입했다. CU관계자는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데 있어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몽골 현지에 맞춰 편의점 모델이 진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몽골은 최근 울란바타르를 중심으로 팽창·성장하는 국가다. 따라서 울란바타르를 중심으로 한 도시 개발에 따라 신 점포 확장을 꾀할 수 있다는 것도 기회다. 이마트는 몽골 노브랜드 1호점을 울란바타르 야르막(Yarmag) 신도시에 세웠다. 약 836㎡ 규모로 해외 노브랜드 전문점 가운데 가장 큰 점포다. 이마트는 이미 2016년 대형마트 몽골 1호점을 열고 현재 6개로 점포를 확대했다. 주말 하루 평균 방문객이 3만명에 달할 정도로 대표 유통 채널로 자리 잡았다.

이마트는 노브랜드 전문점 1호점을 시작으로 몽골 시장 영토 확장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먼저 2028년까지 전문점을 15개점으로 늘리고 현지 노브랜드 전용 물류 클러스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10년 내 50개점까지 출점해 몽골 전역을 잇는 유통 네트워크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 기업들의 몽골 진출은 최근 울란바타르 이외의 도시로도 확장되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울란바타르에서 약 1400㎢ 떨어진 서북부 거점 도시 울란곰에 ‘뚜레쥬르 울란곰점’을 신규 오픈했다. 한국 브랜드 최초다. CJ푸드빌은 울란곰이 서북부 지역의 중심 상권이자 인근 소비 수요가 집중되는 핵심 거점이라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몽골 제2의 도시인 다르항에도 매장을 열었다.

몽골 내 한류 문화 열풍도 한국 기업들에게는 기회다. 외식 전문기업 더본코리아도 지난 9일 몽골 수도 울란바타르에 ‘홍콩반점(Paik's noodle)’ 1호점을 오픈했다. 2023년 ‘새마을식당’ 몽골 진출 이후 현재 5개점까지 늘린 성공적 운영 경험과 몽골 현지에서 짜장면, 짬뽕 등 ‘한국식 중화요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시장 흐름 분석에 따른 것이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몽골은 한류 콘텐츠 확산과 함께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시장”이라며 “이러한 시장 가능성과 현지 파트너의 사업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023년 새마을식당을 처음 선보였다”고 말했다. 더본코리아는 올해 하반기에는 새마을식당 몽골 5호점이 위치한 아유드타워(Ayud tower)에 홍콩반점 2호점 출점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쿠팡 등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곳곳의 매장을 중심으로 유통과 물류의 상승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건 여전히 오프라인 유통업체들 만의 장점이다. 그 장점이 인터넷 망이 아직 발전 중에 있는 몽골에서는 극대화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년 전 한국의 유통 환경에서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잘 하던 것을 하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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