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대항마, 싹부터 자른다”…애플, 오픈AI 하드웨어 도전 ‘제동’

양윤선 2026. 7. 1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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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오픈AI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애플이 오픈AI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이 오픈AI의 하드웨어 사업 진출에 제동을 걸 변수로 떠올랐다. 애플이 ‘아이폰 대항마’의 등장을 견제하기 위해 선제적인 조치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13일(현지시간) 오픈AI가 아이폰·맥북·아이맥 등 애플을 상징하는 디자인을 총괄했던 조니 아이브 전 애플 최고디자인책임자(CDO)의 스타트업 ‘io’를 인수하고 애플 출신 인력 400명 이상을 흡수하며 아이폰에 맞설 하드웨어 사업을 준비해왔다고 전했다.

오픈AI는 스마트 스피커, 웨어러블 등 상대적으로 설계가 단순한 비(非)스마트폰 제품을 올해 처음으로 공개하고 내년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양산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위기감이 감지됐다. 앞서 에디 큐 애플 서비스 총괄은 AI 기술이 기기 시장을 재편할 수 있다며 “10년 뒤에는 아이폰이 필요 없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오픈AI의 파격적인 이직 보상 패키지에 대규모 인력 유출이 이어지자 애플은 이례적인 규모의 잔류 보너스를 지급하고 최고위 경영진까지 직접 설득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애플이 제기한 소송은 단순한 지식재산권 다툼을 넘어 오픈AI의 신사업 전반을 겨냥한 선제적인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애플은 지난 10일 오픈AI가 AI 하드웨어 사업을 앞당기기 위해 전·현직 애플 직원들에게 접근해 비공개 제품 정보와 제조 공정 등 영업비밀을 확보하려 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은 24년간 애플에서 근무하며 아이폰·애플워치 개발에 참여했던 탕 유 탄 부사장이 퇴사 전 공급업체 정보와 내부 산업 분석 자료를 개인 이메일로 전송했으며, 오픈AI 입사를 희망하는 애플 직원들에게 면접 과정에서 실제 부품을 가져오도록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오픈AI는 관련 의혹을 부인하며 디바이스 출시 일정에는 변함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오픈AI 대변인은 “우리는 다른 기업의 영업비밀에는 관심이 없다”며 “혁신적인 기술을 만드는 데 계속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법원 판결과는 무관하게 이번 소송이 오픈AI의 인력 채용과 조직 문화 전반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추후 애플 직원들이 오픈AI로 이직을 시도하거나 면접을 보는 것만으로도 회사 보안팀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게 되어 오픈AI의 인재 채용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오픈AI 내부적으로도 소송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철저한 법률 검토와 컴플라이언스 교육, 엔지니어 규정 준수 교육 등 더 많은 행정 절차가 생겨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 애플이 영업비밀 침해를 입증해낼 경우 오픈AI는 제품을 전면 재설계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제조 공급망 확보 역시 오픈AI에겐 부담 요인이다. 소비자 기기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아시아의 제조 네트워크가 제한적인 데다, 주요 공급업체 대부분이 애플과 오랜 협력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시장 영향력을 감안했을 때 공급업체들이 애플과의 파트너십 약화나 법적 분쟁 가능성을 우려해 오픈AI와의 협력 확대에 신중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분석가들은 “법원이 오픈AI의 기기 사업에 제동을 거는 예비적 구제(가처분)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며 “자료 격리, 증거 보전, 이행 인증 등을 명령할 경우 오픈AI의 하드웨어 계획이 상당히 지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양윤선 기자 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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