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우는 부모 때문에, 잠 못 드는 아이들

이스라엘 소로카대학병원 연구팀은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돼 야간 수면 검사를 받은 1~12세 아동 30명을 대상으로 부모의 간접흡연이 자녀의 수면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아동들의 아침 소변 샘플에서 니코틴 대사물질인 코티닌 수치를 측정했으며, 아동들의 부모에게는 수면과 가정 내 간접흡연 노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구에 참여한 아동들의 부모 중 46%가 흡연자였고, 이들 중 82%는 하루 10개비 이상을 피운다고 보고했다.
연구 결과, 간접흡연은 호흡기질환 여부와 관계없이 수면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흡연에 노출된 아동은 노출되지 않은 또래 아동보다 수면 중 각성 지수가 67% 더 높았는데, 이는 야간 각성이 더 잦고 수면 분절이 더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변 코티닌 수치가 높은 아이들의 경우 수면 시간과 수면 효율(누워 있던 시간 중 실제로 잠을 잔 시간의 비율)이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무호흡-저호흡 지수나 산소포화도 저하 지수는 간접흡연과 유의미한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간접흡연이 수면무호흡증의 심각도를 증가시키기보다는 수면의 질 자체를 떨어뜨린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주목할 점은 흡연하는 부모들 중 절반 이상(60%)이 자녀의 간접흡연 위험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설문에서 “자녀를 간접흡연을 노출시킨 적이 없다”고 답했다.
연구를 진행한 아리엘 타라시우크 교수는 “가족 주변에서 흡연 시 안전거리의 기준에 대한 재평가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의 주변 환경에서 담배 연기를 제거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수면 효율과 전반적인 소아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
한편, 자녀가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것을 막으려면 ‘3차 흡연’ 또한 주의해야 한다. 3차 흡연은 담배를 피우고 온 흡연자의 옷·피부에 묻은 독성물질 입자에 노출되는 것으로, 직접흡연·간접흡연과 달리 연기를 흡입하지 않고 흡연자와 접촉하기만 해도 담배의 독성물질이 몸에 들어올 수 있다. 특히 성인에 비해 호흡기가 약한 소아는 3차 흡연에 더욱 취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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