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유죄 판단한 ‘여론조사=정치자금’… 오세훈 재판 흔드나
‘묵시적 합의 따라 제공’ 변수될 듯
“쟁점 달라 단순 비교 무리” 의견도
특검, 대법에 김건희 선고 연기 신청

윤석열 전 대통령의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수수’ 사건에서 법원이 유죄를 선고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1심 결과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묵시적 합의에 따라 제공된 무상 여론조사를 정치자금으로 인정한 이번 판단은 오 시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두 사건은 여론조사 제공 방식과 법적 쟁점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조형우)는 오는 22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를 한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에게서 10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사업가 김한정씨가 여론조사 비용 3300만원을 대납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건희 특검은 지난달 17일 결심공판에서 오 시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진관)가 전날 윤 전 대통령의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수수 사건에서 내린 유죄 판결이 오 시장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형사33부는 암묵적 합의에 따른 여론조사 제공도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사전 합의에 따라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제공한 것은 윤 전 대통령이 지출했어야 할 여론조사 비용을 대신 부담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이는 앞서 김건희 여사의 같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1·2심 재판부의 판단과는 다르다. 당시 재판부는 “명태균이 윤석열 부부에게 전속으로 제공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형사33부의 논리를 적용하면 오 시장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명씨는 지난 3월 재판에서 “나경원을 이기는 조사가 필요하다”는 요청을 오 시장으로부터 직접 받았다고 증언했다. 재판부가 이 증언의 신빙성을 인정할 경우 오 시장과 명씨 사이에 여론조사 제공에 관한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는 판단이 나올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 오 시장이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서울시장직을 상실하게 된다.
다만 두 사건은 여론조사 제공 구조에 차이가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명씨와 직접 소통하며 여론조사를 제공받았다. 김건희 여사가 명씨에게서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본 뒤 “넵 충성”이라고 답장한 점 등이 유죄의 근거로 제시됐다. 반면 오 시장 사건에는 사업가 김한정씨라는 제3자가 존재한다. 오 시장은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결과를 전달받은 적이 없고, 김씨에게 비용을 대납하도록 한 사실도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김건희 특검은 이날 대법원에 김 여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사건 상고심 선고기일 연기 신청서를 제출했다. 특검은 전날 선고된 윤 전 대통령 사건 판결을 바탕으로 김 여사 사건에서도 여론조사의 대가성을 주장하는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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