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서 극한 액션…조인성·정호연 “나홍진의 집요함, 축복이었다”

권남영 2026. 7. 1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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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호프’ 주연 배우 조인성(왼쪽)과 정호연.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에 영화계 이목이 한껏 쏠렸다. 나 감독의 타협 없는 연출과 국내외 최상급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완성도는 어느 정도 보장된 것이었다. 제작 기간이 8년에 달하고 국내 단일 영화 사상 최대 제작비(약 500억원)가 투입됐다는 사실도 기대감을 높였다. 15일 개봉하는 이 영화의 사전 예매 관객 수는 50만명이 넘는다.

플롯은 간결하다. 비무장지대(DMZ) 인근 마을에 불시착한 외계인들과 그곳 주민들이 무지와 오해에서 비롯된 갈등을 겪으며 격렬히 대립한다. 출장소장 범석(황정민)을 중심으로 긴장감을 쌓아 올리는 전반부 50분이 흐른 뒤에야 나 감독의 진정한 야심이 드러난다. 숲속과 마을에서 각각 사투를 벌이는 동네 청년 성기(조인성)와 순경 성애(정호연)의 파워풀한 액션이 휘몰아친다.

어느 순간 영화는 폭주 기관차처럼 내달린다. 속도감 있는 액션이 간단없이 펼쳐져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156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이 길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실감 나는 연기를 위해 대역을 최소화하고 직접 고난도 액션을 펼친 배우들의 공이 크다. 치열한 노력으로 소임을 다한 배우 조인성(45)과 정호연(32)을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 ‘호프’ 한 장면.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호프’ 한 장면.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3년 전쯤 무릎 수술을 받은 조인성은 ‘호프’ 시나리오를 받고 하루 동안 고민했다. ‘이 역할을 소화하기에 가능한 몸 상태인가. 작품을 위해 내 몸을 던질 수 있나’ 자문한 끝에 “도전해 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고생이야 모두가 하는 것이니 내가 특별히 힘들었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며 “고생한 흔적과 그 안의 에너지를 관객들이 느껴주시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영화에서 조인성은 ‘저게 어떻게 가능했을까’ 싶은 극한의 액션을 펼친다. 말을 타고 쫓기는 장면이 특히 많았는데 낙마의 위험에도 대부분 장면을 직접 소화했다. 땅이 울퉁불퉁하고 나무가 울창한 숲에서 말 타고 달리면서 뒤를 바라본 채 한 손으로 장총까지 쏴야 했다. 고속도로에서 말을 타고 질주하다가 옆에서 달리는 경찰차로 넘어가는 하이라이트 장면은 최고난도였다.

조인성은 “현장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자칫 사고라도 나면 그냥 죽는 상황이었다. (혹여 내가 다치면) 대체 요원이 없으니 감독님도 불안해 하셨다”고 돌아봤다. 그는 “보통은 시나리오에 써놨어도 안 될 것 같으면 포기하는데 그걸 기어이 해내더라”면서 “그것만 봐도 감독님이 얼마나 완벽주의자인지 알 수 있지 않나. 감독님의 그런 집요함이 이 영화의 힘”이라고 말했다.

조인성은 어느 때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류승완 감독의 ‘휴민트’를 시작으로 ‘호프’를 거쳐 후반기엔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까지 선보인다. 대중의 높은 기대에 때론 도망치고 싶다면서도 그는 계속 도전한다. “안전한 길을 가기보다 도전하는 쪽이 좋다고 생각해요. 지루하게 머물러 있고 싶지 않다는 개인적 욕망이 있거든요. 어떻게 극복해 내느냐는 저의 숙제죠.”

영화 ‘호프’ 한 장면.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호프’ 한 장면.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모델 출신인 정호연은 더없이 화려하게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연기 데뷔작인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인기를 얻은 데 이어 ‘호프’로 첫 영화에 도전했다. 황정민의 추천으로 성사된 나 감독과의 첫 미팅에서 바로 시나리오를 받았다는 그는 “그 자체로 내겐 큰 성취였다. 너무 기뻐서 집에 가는 내내 시나리오를 품에 안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소중한 기회인 만큼 더 철저하게 준비했다. 촬영 전 6개월간 운동으로 체력과 근육량을 늘리고 총기 훈련을 받은 건 물론, 드리프트 장면을 직접 소화하기 위해 1종 보통 운전면허도 땄다.

정호연은 “(촬영 전) 두려우면서도 설레는 마음이 컸다. 베테랑 선배들과 작업하면서 어떤 걸 배울 수 있을지 기대됐다”면서 “경험이 부족할지언정 기세와 자신감만큼은 잃지 말고 ‘나로서 잘 서 있자’는 마인드로 최선을 다해 임했다”고 돌아봤다.

첫 등장신만 20번 넘게 찍는 등 촬영은 고됐다. 정호연은 “체력적으로 지치는 순간이 와도 집중력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며 “감독님의 집요한 면이 내겐 오히려 축복이었다”고 털어놨다. 완성된 작품을 스크린으로 봤을 때 느낀 만족감은 더 컸다. “영화가 이렇게까지 사람의 심장을 뛰게 할 수 있구나, 놀라웠습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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