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통행료 20% 받겠다” 일방 선언…국제유가 10% 급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민간 선박의 안전을 보장하는 대가로 선적된 화물 가치의 20%를 사실상의 통행료로 받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과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해제했던 대(對)이란 해상 봉쇄의 재개를 선언하며, 이란과의 대치 상황을 MOU 체결 이전으로 복귀시켰다. 이러한 조치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중동 상황이 다시 전쟁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짚었다.
결국 수수료가 목적?…“엄청난 돈 받을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세계에서 매우 불안정한 이 지역(호르무즈해협)의 안전과 보안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모든 비용에 대해 선적된 모든 화물의 20%를 보상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의 통행료 징수를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해왔던 미국이 직접 ‘통행료 장사’에 직접 나서겠다는 의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선적 화물 가치의 20%’를 통행료로 부과할 경우 이는 배럴당 1달러 수준으로 알려진 이란의 통행료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중동산 두바이유의 배럴당 가격은 60달러 중반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동안 무상으로 해협을 지켰지만, 이제부터는 해협을 지키고 그 대가를 받을 것”이라며 통행료 부과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어 “(호르무즈해협을 이용하는)다른 나라들은 아주 부유하고 그들은 우리 편이다. 우리가 공짜로 그런 일을 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엄청난 돈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국제법 위반”이라더니…노골적 통행료 장사?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일방적 선언은 그간 미국이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수수료 징수 계획을 비난해왔다는 점에서 이란뿐 아니라 중동 지역에서 해상 무역을 영위해온 다른 국가들로부터 큰 비판과 불만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23일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자리에서 “어떤 나라도 국제수로에 통행료나 수수료를 부과할 수 없다. 그게 현행 국제법”이라며 이란의 통행료 부과 계획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특히 미국이 시작한 이란전쟁 전에는 호르무즈해협의 상대적으로 안전한 무료 통항이 이뤄져왔다는 점에서 만약 호르무즈해협의 통행료가 실제로 부과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시작한 명분에 대해서도 공격을 받게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산하 이맘 호메이니 이란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관리에 개입하는 것을 결단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행하게도 역내 일부 국가들이 이에 협조하면서 지역 전체로 전쟁이 확산할 위험성마저 가중되고 있다”며 미국에 협조하는 중동 국가들로까지 전선을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이란 봉쇄도 재개…MOU 이전으로 회귀
트럼프 대통령은 통행료 부과 방침과 함께 MOU 합의와 동시에 중단했던 대이란 해상봉쇄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란과의 전쟁을 총괄·지휘해온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NYT에 봉쇄 재개와 관련, 현재 군이 세부 사항과 조율을 진행 중이며, 미 군함들이 이날 늦게부터 이를 집행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핵 관련 협상 기간 일시적으로 허용했던 이란의 원유 판매와 관련한 제재 조치도 재개한 상태다. 사실상 중동에서의 대치 상황이 MOU 합의 이전으로 돌아갔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NYT는 “미국과 이란이 긴장 고조 수사와 무력 공방을 벌인 가운데 양국이 다시 전쟁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고 짚었다.
중부사령부는 이날 X를 통해 “어제 중부사령부 부대는 다수의 일방향 공격 드론을 동원해 이란의 잠수함 및 함정 정비시설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밝혔다. 미군이 이란에 대한 작전을 시작한 이후 해상 드론을 투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르무즈해협에서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날 국제유가는 10% 가까이 급등했다.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장중 83.54달러까지 오르며 MOU 체결 직전인 지난달 16일 이후 약 한 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끝에, 전날보다 9.6% 오른 배럴당 83.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8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종가는 배럴당 78.14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9.4% 올랐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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