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셀 파는 삼성, 전력망까지 돌리는 LG…ESS 공략법 갈렸다

이수정 2026. 7. 14.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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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 연합뉴스

‘머리’를 노린 회사와 ‘몸통’을 장악한 회사. 배터리업계의 먹거리로 떠오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서로 다른 승부수를 던졌다. 한쪽은 운영을, 다른 한쪽은 배터리셀 공급을 앞세워 시장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13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0일 ‘2026 인공지능(AI) 활용 ESS 구축 지원 사업’을 발표하고,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이 사업은 호남권 배전선로에 ESS를 설치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충·방전을 최적화하는 정부 프로젝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신한자산운용과 ‘햇빛배전망에너지’ 컨소시엄을 구성해 운영사업자로 선정됐다. 총 9개 사업자 가운데 한 곳으로, 7개 배전선로(140메가와트시·㎿h)를 맡는다. 지금까지는 배터리셀 공급사로 참여했지만, 이번에는 ESS 구축과 운영을 직접 맡으며 가상발전소(VPP) 사업자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VPP는 분산된 ESS와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하나의 발전소처럼 통합 제어·운영하는 시스템이다. ESS 운영 과정에서 축적되는 충·방전 데이터는 향후 AI 기반 에너지관리와 VPP 사업 경쟁력의 핵심 자산이 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단순한 배터리 공급을 넘어 운영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SDI는 ESS의 핵심인 배터리셀 공급에서 우위를 보였다. 전체 9개 사업자 가운데 6곳이 삼성SDI 배터리를 채택하면서 셀 용량 기준 점유율 66%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2%, SK온은 12% 수준이다. 오는 9월로 예정된 제3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도 셀 공급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이번 사업의 점유율이 향후 수주전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해외에서는 생산기지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미국 ESS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은 기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ESS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며 대응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배터리를 공급망에서 배제하면서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춘 국내 업체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7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공장에서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다. 연내 미시간 랜싱 공장까지 가동하면 북미에서만 50기가와트시(GWh) 이상의 ESS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 합작 스타플러스에너지(SPE) 공장에서 삼원계(NCA) ESS를 생산 중이고, 연내에 LFP ESS 배터리도 생산한다. SK온도 ESS 사업 확대를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국내외 ESS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 개선 시점에도 관심이 쏠린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미국 ESS 물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생산라인 전환 비용도 상당 부분 마무리되고 있다”며 “4분기부터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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