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조이니…노원 13평이 7억8000만원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접수를 일부 중단하는 ‘대출 셧다운’에 나서면서 부동산 시장에 파장이 일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과 금융의 절연”을 집값 안정 해법으로 제시했지만, 부동산업계는 더 낮은 가격대로 수요가 몰리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진단한다. 실제 서울 외곽인 노원구의 미미삼(미륭·미성·삼호3차) 33㎡(13평)은 지난달 7억8000만원에 역대 최고가를 썼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0일 수도권과 규제 지역의 주담대 최대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같은 날 하나은행은 9월 실행되는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에 한해 대출모집인을 통한 접수를 막았다. 신한은행도 주담대를 받을 때 적용하던 모기지보험(MCI·MCG) 취급을 중단했다.
시장에선 이런 고강도 ‘대출 조이기’가 무주택 실수요자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평가한다. 김학렬 스마트튜브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6억원 대출 규제가 15억원 이하 시장을 자극했다면, 3억원 한도는 6억~9억원대 주택 가격을 급등시킬 것”이라며 “현금이 없는 사람일수록 힘들어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망국적 부동산 공화국의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동산 시장과 금융의 절연이 절실하다”(지난 4월 1일 이억원 금융위원장)는 정부 의도와 달리, 대출 의존도가 높은 서민층일수록 타격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해 6·27 대책을 통해 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했다.
“지금 아님 집 못산다”…15억 이하에 몰린 포모
10·15 대책에선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으로 다시 세분화했다. 이런 대출 규제는 중저가 주택시장 과열로 번졌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올해(지난해 12월 다섯째 주~7월 첫째 주) 서울 자치구 중 성북구(8.83%)·강서구(7.84%)·구로구(7.59%)·관악구(7.25%) 등 외곽이 상승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강남구(1.69%)·용산구(2.73%)·서초구(2.77%) 등 고가 지역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지금 아니면 못 산다”는 포모(FOMO·소외 공포) 심리가 확산하며 대출 최대치가 나오는 15억원 이하 중저가 수요가 늘었다. 여기에 다주택자 압박 정책으로 임대 공급까지 줄면서 기존 임차인의 ‘패닉 바잉’도 이어졌다.
지역과 상관없이 작은 평수 주택도 급등세를 보였다. 올해 서울 아파트값은 전용면적 40~60㎡(공급 면적 20평 안팎)의 소형 아파트가 지난해 말 대비 7.53% 뛰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135㎡(50평대) 초과 대형 아파트가 2.42% 오른 것과 큰 격차다.
신고가도 쏟아지고 있다. 송파구 헬리오시티 39㎡(18평)는 지난 5월 19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가 18억원(지난 4월)보다 1억8000만원 올랐다.
서울 빌라 시장도 꿈틀대고 있다. 부동산원 전국 주택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매매수급지수는 109를 기록, 임대차 3법 시행 여파로 전세난이 확산한 2021년 9월(113.3) 이후 4년8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0부터 200 중 100을 넘을수록 팔겠다는 사람보다 사겠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를 통한 매수 억제 정책은 현금 부자보단 무주택자와 2030세대 등 실수요자에게 가장 큰 피해를 준다”고 했다.
김준영 기자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계엄 왜 그날이었냐고? 12월3일, 그 사람들 때문이야” [尹실록 전문공개] | 중앙일보
- 부모에 “씨XX” 욕설 뱉었다…그 일진, 연대 보낸 ‘3초 공부법’ | 중앙일보
- “구치소 항문 검사 충격적”…남경필 아들, 16년 마약 고백 | 중앙일보
- 고영욱 “한국서 직업 구하긴 힘들고, 日 AV 배우 부족하다던데…” | 중앙일보
- [단독] 낮은 곳 파고드는 살인폭염…쪼그려 앉자 1.5도 더 뜨겁다 | 중앙일보
- 사망 5시간 뒤 영안실서 산 채로 발견…18개월 아기에 무슨 일 | 중앙일보
- 엄마 일 나가면, 9살 딸 ‘성폭행 악몽’…60대 그놈 충격 정체 | 중앙일보
- 박카스에 ‘이 가루’ 타먹는다…전립선암 이긴 90세 약학자 비밀 | 중앙일보
- 여행만 다녔는데 재산 8억→12억…명퇴 57세 ‘돈 굴린 마법 | 중앙일보
- 여교사에 “일진 다 끌고와”…탐정 푼 엄마의 ‘학폭 복수’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