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잭팟에 본주도 기대했는데… 하이닉스 역대 최대 폭락
차익 실현·실적 전망 아쉬움 반영
“펀더멘털 훼손 아닌 과매도 구간”

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 폭락을 기록하며 코스피의 ‘검은 월요일’을 촉발했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으로 미국 나스닥 입성 첫날 10% 이상 급등했지만 본주는 15% 이상 수직 낙하했다. 단기 이벤트(나스닥 입성) 소멸에 따른 차익실현과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2분기 실적 전망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반도체 피크아웃(고점 이후 하락 국면)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3일 SK하이닉스는 전장보다 15.37%(33만5000원) 하락한 18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 하락률은 역대 최대치다. 2002년 3월 7일(-15%) 하락률을 갈아치운 기록이다. 개장 전엔 기대감이 컸다. DS투자증권은 개장 전 보고서에서 “ADR 상장 이벤트만으로 본주는 최소 8~18%의 상승효과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이날 전장보다 3.07% 하락한 211만3000원에 출발해 빠른 속도로 낙폭을 키우며 200만원, 190만원 선이 차례로 깨졌다. SK하이닉스 종가는 역대 최고치였던 298만7000원(지난달 25일 장중)보다 38.25% 떨어졌다.
ADR 이벤트 종료에 따른 차익실현과 이익 증가세 둔화 우려가 1차적인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기 이벤트 소멸과 높아진 실적 기대치, 레버리지 포지션 정리가 동시에 반영된 변동성 조정에 가깝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이 60조4000억원으로 시장평균전망치(65조원)를 약 8%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피크아웃 불안도 여전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황 본연의 사이클 피크아웃 우려가 해소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국 증시의 취약성 문제도 있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내 비중이 절대적인 반도체가 조정을 받으면서 지수도 크게 하락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도 이날 10.70% 폭락했다. 반도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는 이런 취약성을 더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삼성증권은 “최근 하락에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총은 10조원을 넘어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증권가에선 국내 반도체주의 펀더멘털이 훼손되진 않았다고 본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조정은 이익 증가율, 자본지출(CAPEX·생산활동을 위한 기업의 투자비용) 둔화 우려의 선반영에 가깝다”며 “일부 레버리지 자금 청산이 매도 압력을 키운 과매도 구간”이라고 판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AI산업 서사의 균열, 밸류에이션 되돌림, 레버리지 청산 등 수급 충격 영향”이라고 짚었다.
중장기적으로는 SK하이닉스가 ADR 상장을 통해 우상향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과 직접 비교가 가능해지면서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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