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의 인사이트] '특사경' 2만명은 누가 통제하나

이충재 2026. 7. 13.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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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형소법 개정안, 특사경에 대한 검사 지휘·감독권 삭제...여야 오히려 특사경 권한 확대 요구

[이충재 기자]

 더불어민주당 형사소송법 TF 김승원, 김한규, 박상혁, 이해식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이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한 가운데, 수만 명에 달하는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대한 검사 지휘·감독권도 함께 삭제돼 논란입니다. 특사경은 경찰이 아닌 행정부 소속 일반공무원으로 대다수가 순환보직이어서 태생적으로 수사 경험이 부족합니다. 이런 이유로 그간 특사경에 대해 검사 지휘 등 사법통제가 이뤄졌지만 이번에 빠지면서 수사권 오남용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경찰의 경우 그나마 보완수사요구권 강화라는 최소한의 통제 수단이 있지만 정작 법적 지식이 부족한 특사경은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놓이는 셈입니다.

일반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특사경은 경찰과 동등한 수사권을 행사합니다. 특정범죄에 한해 수사권을 부여받아 피의자 입건, 소환, 조사, 구속·압수수색영장 신청 등을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식품위생 환경 노동 금융 세무 등 분야에서 2만여명이 배치돼 있는데, 전담 인력은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다른 행정 업무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수사 경력이 채 1년이 안 되는 사람들이 절반에 달하는 실정입니다. 개별 행정 영역에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만 수사 전문성과 연속성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특사경, 전담인력 소수...수사 전문성 부족 한계

문제는 이들을 제어할 수단이 사라진다는 점입니다. 특사경 제도는 모든 수사 과정에서 검사의 지휘를 받도록 설계된 게 핵심입니다. '수사 지휘'로 검찰통제 범위 내에 두는 것이 제도의 밑바탕이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발의한 개정안은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권을 규정한 형소법 제245조의10 제2항을 삭제하고, 대신 특사경이 검사에게 협력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사경이 필요하면 검사의 도움을 받도록 한 것인데, 현실적으로 유명무실하다는 게 법조계의 견해입니다. 지금도 검사의 개입을 달가워하지 않는 특사경이 자진해서 협의 통로를 마련하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검사의 수사지휘권 삭제로 앞으로 특사경은 아무런 외부 통제 없이 활동할 수 있게 됐습니다. 권한은 일반 경찰과 같은데, 경력이 부족하다 보니 단속 과정에서 인권침해 등 위법 논란이 빈번할 거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각 특사경이 사건을 내사했다가 무혐의 종결하려면 검사 지휘를 받아야 했는데, 지휘권이 사라지면 암장되는 사건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특사경 수사가 재판 단계에서 위법한 증거 수집으로 증거 능력을 잃어 면죄부를 주는 상황이 많아질 거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특사경 입장에선 검사의 지휘·감독권 삭제는 재량권 확대인 동시에 위법·부실수사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떠안게 됐다는 의미입니다.

특사경의 수사 지휘 체제 논의는 사실상 방치된 상태였습니다. 그간 국회에서 진행된 검찰개혁 토론회는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에 쏠려 검찰 폐지 이후 특사경의 수사 지휘 존속 여부는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민주당은 특사경이 사법경찰 역할을 하는 만큼 경찰과 동등하게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게 당연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파악됩니다. 특사경이 경찰과 달리 수사 경험과 지식이 부족하다는 현실을 인식하지 못했을 개연성이 높습니다. 검찰청법 폐지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특사경 지휘·감독 체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입법적 정비는 불충분했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여야가 앞다퉈 특사경 권한을 확대하는 법안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올해 들어서만 특사경을 신설하거나 수사 범위를 확장하는 법안이 13개 발의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식재산처 특사경에는 반도체 등 첨단기술 유출 범죄 수사를, 식약처 특사경에는 의료용품 매점매석을, 출범을 앞둔 부동산감독원에는 특사경을 설치해 조직적 투기 수사를 맡기자는 등의 내용입니다. 단순히 수사 범위를 늘릴 뿐 아니라 비공무원에게 수사권을 주거나 법원 영장 없이 계좌내역을 조회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도 발의됐습니다. 특사경을 통제할 장치는 사라지는데 국회가 거꾸로 권한을 늘리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법조계에서는 특사경 제도가 책임 있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수사 결과에 대한 책임 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검사 수사 지휘 폐지는 법적 지식이 부족한 특사경에게 '무혐의 처분' 권한을 주는 것인 만큼 인권침해 등 위법행위를 방지하고 통제하기 위한 행정수단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또한 이를 계기로 그간 문제로 지적돼온 특사경의 행정권과 수사권의 경계를 정교하게 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경찰 통제 못지 않게 특사경 지휘·감독 체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 마련도 검찰개혁 후속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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