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골이 서늘... 남의 사무실에서 자고 있던 남자의 정체

김태연 2026. 7. 12.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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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수요일 아침 7시. 한 유아숲지도사(산림청 산림교육전문가 자격)가 평소처럼 경기도 모 유아숲체험원에 출근해 사무실 문을 열었습니다.

2023년 서울의 모 유아숲체험원에서도 유아숲지도사가 출근해 보니 사무실 문이 열려 있었습니다.

산림청은 전국 숲해설 체험장과 유아숲체험원, 산림치유공간의 1인 상근 근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최소 2인 근무를 위한 예산을 편성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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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진 숲, 이른 어둠, 인적 없는 근무지... 산림교육 현장, 유아숲체험원에서 벌어지는 일들

[김태연 기자]

지난 8일 수요일 아침 7시. 한 유아숲지도사(산림청 산림교육전문가 자격)가 평소처럼 경기도 모 유아숲체험원에 출근해 사무실 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낯선 남성이 바닥에 누워 자고 있었습니다. 밤사이 술에 취한 채 사무실 안으로 들어와 기물을 부수고 그대로 잠든 상태였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그를 현행범으로 인계했습니다. 스물세 살 청년이라고 했습니다.
 산림교육 근무자의 안전 고려해야한 취객이 밤사이 숲체험 사무실에 무단 침입하여 기물을 부수고 잠이 들었다가 아침에 발견되어 경찰에 인계되었다.
ⓒ 김태연
그날 출근한 직원은 여성 유아숲지도사였습니다. 만약 그 사람이 깨어 있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하지만 더 놀라운 사실은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2023년 서울의 모 유아숲체험원에서도 유아숲지도사가 출근해 보니 사무실 문이 열려 있었습니다. 조심스럽게 안을 들여다보니 방 안에는 타다 만 번개탄이 놓여 있었고 장판 일부가 그을려 있었습니다. 창문은 돌에 맞아 깨져 있었고 바닥에는 커다란 돌멩이가 굴러다니고 있었습니다. 누군가 밤사이 창문을 깨고 들어와 번개탄을 피운 뒤 떠난 것입니다.
▲ 예산에 생명안전 부분도 반영되어야 한 유아숲체험원 사무실에 밤사이 어떤 사람이 돌을 던져 유리창을 깨고 들어와 번개탄을 피우고 달아났다.
ⓒ 김태연
범인은 끝내 찾지 못했습니다. 숲속에는 CCTV도 없고, 사람도 거의 다니지 않습니다. 관계부처에서는 그제야 방범창과 인근 길에 CCTV를 달았습니다. 사건은 그렇게 묻혔습니다.

그보다 더 큰 충격은 우리 모두가 지금까지 '운이 좋았을 뿐'이라는 사실입니다. 2023년 서울 도심의 산 둘레길에서 초등학교 교사가 출근길에 인근 거주하고 있던 남성의 흉기 난동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 장소는 유아숲체험원 바로 위쪽 숲길이었습니다. 유아숲지도사는 매일 그 숲길을 순찰하고 아이들의 활동 장소를 확인합니다.

그날 유아숲지도사들은 강원도에서 직무교육을 받고 있었습니다. 만약 평소처럼 출근해 숲길을 돌고 있었다면 피해자는 그들 일 수도 있었습니다. 생각할수록 등골이 서늘합니다. 그런데도 지금 전국의 많은 유아숲체험원과 숲해설 체험장에서는 여성 직원 한 명이 숲속 사무실을 지키고 있습니다. 산림교육 중 특히 유아숲지도사는 거의 여성들이기도 하고 숲해설 및 산림치유도 여성 비율이 높습니다.

숲은 치유의 공간입니다. 하지만 숲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치유보다 불안이 먼저 찾아옵니다. 숲속 사무실은 대부분 외진 곳에 있습니다. 해가 빨리 지고, 인적이 드물며, 비상 상황이 발생해도 도움을 받기 어렵습니다.

화장실인 줄 알고 불쑥 들어오는 사람도 있고, 술에 취해 들어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뭐가 있나 두리번 거리는 낯선 이들은 헤아릴 수도 없습니다.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와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현장은 여전히 "혼자 근무"가 당연한 것처럼 운영되고 있습니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입니다.

또한 지나가는 한 사람, 누군지도 모를 이들과 접촉하여 산림교육을 해야 하는 때도 많습니다. 눈치를 살피며 안전할 지를 감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교육 준비를 위해 이른 새벽 숲 길을 홀로 걸으며 답사하고 채집하고 교구를 설치해야 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산림청은 산업안전보건을 강조합니다. 현장에서는 산업안전보건비도 편성합니다. 하지만 정작 숲속에서 혼자 근무하는 여성노동자의 안전을 위한 예산은 편성하기 어렵습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났던 자치구만이 호신용품 구입과 호신교육을 허락하고 있습니다.

건설현장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산업안전보건 항목에 맞춰 필요하지도 않은 물품을 구매하는 것이 안전일까요? 아니면 외진 숲속에서 최소 두 사람이 함께 근무할 수 있도록 인건비를 지원하는 것이 진짜 안전일까요?

답은 너무도 분명합니다. 우리는 더 많은 안전모가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더 많은 표지판이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사람이 필요합니다. 최소 두 사람이 함께 근무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숲속 사무실에는 CCTV 설치를 의무 지원해야 합니다. 비상벨과 긴급신고 체계도 갖춰야 합니다. 산림청 직무교육에 호신교육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가을과 겨울처럼 일찍 어두워지는 계절에는 근무 형태도 달라져야 합니다. 이런 것들이 산업안전입니다.
▲ 산림교육전문가의 안전을 이제는 현장에 맞게 산림교육전문가의 산업안전보건비 사용과 예산편성과 관련하여 현장에 맞는 적용이 필요한 때이다. 최소 외진곳은 2인 근무 의무, 산업안전보건비 사용은 산림교육분야에 맞게 유연한 사용을 제도화 해야한다.
ⓒ 김태연
숲은 국민에게는 쉼을 주는 공간입니다. 그 숲을 지키는 사람에게는 가장 안전한 일터여야 합니다.
이제는 운에 맡길 것이 아니라 제도를 바꿀 때입니다.

산림청은 전국 숲해설 체험장과 유아숲체험원, 산림치유공간의 1인 상근 근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최소 2인 근무를 위한 예산을 편성해야 합니다. 숲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안전은 선택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할 기본적인 노동환경입니다. 숲을 찾는 국민의 안전만큼, 그 숲을 지키는 사람의 안전도 함께 지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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