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 이라니카’ 호르무즈 통제… 이란의 노림수

이가현 2026. 7. 1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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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렛대로 중동에 '팍스 이라니카'(Pax Iranica·이란 주도의 평화질서) 구축을 노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백억 달러 규모의 대(對)이란 제재 완화보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확보를 전략적 목표로 삼고, 이를 발판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지배권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걸프국가를 자국 영향권에 두면 미국의 제재 완화도 뒤따른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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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협 지렛대로 패권국 됐다 판단
걸프국에 대한 영향력 확대 꾀해
AFP연합뉴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렛대로 중동에 ‘팍스 이라니카’(Pax Iranica·이란 주도의 평화질서) 구축을 노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백억 달러 규모의 대(對)이란 제재 완화보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확보를 전략적 목표로 삼고, 이를 발판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전쟁 명분인 이란 핵 프로그램 종식은 뒷전으로 밀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이란 지도부가 이번 전쟁을 계기로 자국이 중동의 새로운 패권국으로 부상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지배권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걸프국가를 자국 영향권에 두면 미국의 제재 완화도 뒤따른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란은 이날도 해협 통제권이 자국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협상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12일 엑스에 ‘이란이 항행 안전 조치를 마련한다’는 종전 양해각서(MOU) 문구를 올리고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군사고문 모흐센 레자이도 “호르무즈 해협은 수십 개 원자폭탄보다 더 중요하며 이란은 이를 지켜내겠다”고 했다.

팍스 이라니카를 꿈꾸는 이란의 야심이 중동 질서는 물론 세계 경제의 불안정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이란 전문가 카림 사드자드푸르는 WSJ에 “이란은 점점 ‘갱스터 국가’가 되고 있다”며 “이번 전쟁을 통해 자국 안보는 강압적 방식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믿게 됐다”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 해양전략센터(CMS)의 이언 랠비 선임연구원도 알자지라에 “이란이 전례 없는 시도를 성공시키면 다른 국가도 비슷한 시도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걸프국의 태도도 달라졌다. 걸프국은 원유·가스뿐 아니라 소비재와 식량 등 물자의 상당 부분을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해 이란을 마냥 적대시하기는 어렵다. 텔아비브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라즈 짐트 책임자는 WSJ에 “걸프국은 결국 ‘지정학의 폭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을 계기로 이란이 더 대담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이란 지도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결국 출구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협상 핵심 의제도 이란 핵 프로그램 제거가 아닌 호르무즈 해협으로 옮겨갔다고 평가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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