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 ‘혐오표현 명백한 집회’ 금지 추진

이찬희 2026. 7. 12.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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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투입 최소화 ‘집회 대응’ 개편
혐오표현 판단 기준 놓고 논란일 듯


경찰이 집회·시위 현장에 경찰력 투입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대응체계를 시행하면서도 특정 집단을 겨냥한 혐오표현이 나올 것이 명백한 집회에는 적극 대응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집회·시위 대응 패러다임 전환 추진 계획’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부터 집회 주최 측이 자율적으로 질서를 유지하면 경찰은 시민 안전 확보를 위한 사후·보충적 역할에 집중하는 새로운 집회 대응체계를 시행했다. 이는 지난해 총 8만7190건의 집회·시위가 있었지만 쇠파이프, 각목 등을 동원한 불법·폭력 집회는 올해 4월까지 6건에 그치는 등 급감한 것을 고려한 결정이다.

그러나 특정 국가·집단을 겨냥한 혐오 집회나 주요 인사의 주거지·근무지 주변에서 모욕적 발언과 과도한 소음을 동원하는 괴롭힘성 집회, 대중교통 운행을 방해하는 집회 등 집회의 자유를 악용한 ‘꼼수 집회’가 새로운 문제 유형으로 부상했다. 최근까지 진행 중인 잠실 개표소 시위나 지난해 명동 중국대사관 앞 시위 등에서 ‘중국인 아웃’ 같은 혐중 구호가 이어진 게 대표적이다.

이에 경찰은 집회 위험도를 총 4단계로 구분해 이런 혐오집회나 꼼수 집회는 3단계, 주요 시설 점거나 폭력 우려가 있는 집회는 4단계로 분류하고 기동대 등을 적극 배치하기로 했다.

경찰은 혐오표현으로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할 것이 명백한 집회·시위는 아예 금지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도 국회와 협의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4월 이상식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성별·종교·장애·인종·국적·민족 등을 이유로 한 혐오표현으로 타인의 인격권을 현저히 침해할 것이 명백한 집회·시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어떤 표현까지 혐오표현으로 볼지를 둘러싼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찰이 특정 집회를 혐오 시위로 판단해 집회를 제한할 경우 표현의 자유를 위축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혐오표현 판단의 세부 기준은 법안 제정 이후 본격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찬희 기자 becom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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