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효과, 3.5% 이상도 가능"…성장률 또 높였다[금통위poll]②

김혜민 2026. 7. 1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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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국내외 경제전문가 14명 설문조사
韓 성장률 '3.0% 이상' 전망 더 늘어
"반도체 슈퍼사이클, 수출·설비투자 견인"
물가 우려 여전…고유가·고환율에 수요 압력까지
금리결정 최대 변수도 물가…반도체 효과 속도에 영향

오는 16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국내 대다수 전문가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초호황기에 접어든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수출은 물론 설비투자까지 이끌며 성장률을 상당 폭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한 결과다. 여기에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까지 맞물리면서 올해 성장률이 3.5%를 웃돌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도 적지 않았다.

물가에 대한 우려는 여전했다. 고유가와 고환율에 더해 반도체의 압도적인 성장세가 수요를 되살리며 물가를 자극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내년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소 진정되겠지만, 올해 하반기 통화정책에서는 물가와 반도체 호황이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봤다.

올해 성장률 '3.0% 이상' 가장 많아…전문가 8명 상향 조정

12일 아시아경제가 국내외 경제연구소·증권사·은행 등의 경제전문가 14명을 대상으로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6명·미응답 3명)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3.0%를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는 3.0%를 예상한 전문가가 2명으로 가장 많았고, 3.1%가 1명이었다. 3.5% 이상을 전망한 전문가도 3명에 달했다. 3.5%, 3.6%, 3.7%가 각각 1명씩이었다.

한은이 지난 5월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와 같은 2.6%를 예상한 전문가는 2명이었다. 이어 2.8%가 2명, 2.9%가 1명이었다. 성장률 전망에 응답한 전문가 11명 가운데 9명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한은 전망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지난 설문조사에서는 성장률 전망치 상단이 3.0%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3.7%까지 높아졌다. 응답자 11명 가운데 8명(72.7%)이 종전보다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결과다.

성장률 전망을 높인 전문가들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수출 호황이 예상을 뛰어넘는 가운데 반도체발(發) 설비투자가 내수 성장세까지 개선할 것으로 봤다.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 3.0%에서 3.7%로 상향 조정한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사이클이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성장률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률 전망을 종전 2.0%에서 3.0%로 1%포인트 높인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센터장 역시 "중동발 대외 불확실성과 건설투자 부진에도 반도체가 수출 강세와 설비투자 회복, 소득 증가에 따른 민간소비 개선 등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확장적 재정지출과 반도체 호황에 따른 추가 세수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배경으로 꼽혔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투자 부문도 기존 예상보다 높은 성장 기여도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민간소비와 재정지출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3.6%로 높이면서 "반도체 업황 호조와 확장적 재정정책"을 이유로 들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성장률이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응답자 10명 가운데 4명은 내년 성장률을 2.3%로 전망해 가장 많았다. 이어 2.2%와 2.7%가 각각 2명이었고, 1.9%와 3.0%가 각각 1명이었다.

한준희 NH금융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내년에는 반도체 병목 현상 완화와 양극화 심화로 성장률이 올해보다 소폭 둔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고용 부진 등 내수의 취약성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고유가·고환율에 반도체發 수요 압력까지…물가 우려는 여전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도 종전보다 높여 잡은 전문가가 많았다. 한은 전망치와 동일한 2.7%를 전망한 전문가가 5명(미응답 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2.6%가 3명으로 뒤를 이었다. 2.5%, 2.8%, 3.0%가 각각 1명씩이었다. 3.0%대 전망은 올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물가 충격이 빠르게 안정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적어도 하반기까지는 고물가 흐름이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이란이 종전 합의에도 충돌을 이어가면서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한준희 책임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간 간헐적 충돌이 지속되면서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상방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며 "원화 약세에 따른 수입물가 부담도 물가 둔화 속도를 제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호황도 물가를 끌어올리는 추가 변수로 꼽혔다. 반도체 실적 확대에 따라 국민의 실질 구매력이 높아지고 민간소비가 늘면서 물가의 수요 측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호황을 이끄는 반도체 가격 상승이 스마트폰과 PC 등 완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 측면의 압력이 강화된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현 연구원은 "칩플레이션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하반기부터 물가 상승 압력이 다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조용구 연구원은 "지난해 SK텔레콤 요금 인하 효과를 제외하면 올해 실질적인 물가 정점은 6월이었다"며 "4분기에는 2%대 후반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에는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까지 완화되면서 대다수 전문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2~2.3%(6명)까지 내려갈 것으로 봤다. 윤여삼 연구원은 "최근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해도 유가가 빠르게 안정됐고, 하반기 환율 안정까지 더해지면 내년 물가 부담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정책 최대 변수는 물가 대응…환율·반도체 호황發 성장률도

이달 기준금리는 인상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물가 대응이 여전히 통화정책의 핵심 변수라고 판단했다. 응답자 14명 중 9명(복수응답)이 '물가 우려'를 꼽았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장률 상승이 5명, 고환율도 5명으로 동반 변수로 꼽은 이들이 많았다.

한은의 통화정책이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춘 가운데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장률 상승과 환율 움직임에 따라 금리 인상의 횟수와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물가 변수가 통화정책에 가장 핵심적인 요인이지만 환율의 중요성도 이에 못지않게 크다고 판단된다"며 "최근 신현송 한은 총재의 매파적 발언도 물가보다 환율을 좀 더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 상승이 금융안정 측면에서 주시해야 할 주요 변수이긴 하나,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준희 책임연구원은 "환율 역시 중요한 변수지만 현재는 대외 요인의 영향이 커 한은이 직접 대응하기에는 제약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호황을 핵심 변수로 꼽은 전문가들도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경제의 핵심은 현재 반도체 수출"이라며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 결정의 핵심 변수도 반도체 호황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현재 성장률 상향의 핵심 동력인 반도체 수출 흐름의 둔화 여부가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시점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 (가나다순)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김진욱 씨티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문홍철 DB증권 연구원, 박상현 iM증권 연구원,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 한준희 NH금융연구소 책임연구원,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센터장.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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