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비온다는데”…토사 퍼내고 영업 재개한 동학사 상가 [르포]

12일 오전 9시30분 충남 공주시 반포면 마암천 하류. 지난 9일 내린 폭우로 10m 정도가 무너진 제방 둑이 흙 주머니로 임시 복구돼 있었다. 전날 대형 중장비를 동원해 긴급 복구작업을 마쳤지만 둑이 무너질 가능성 때문에 차량 통행은 여전히 제한됐다. 마을 갈림길에는 ‘수해로 인해 통행을 금지합니다. 우회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판이 설치됐다. 주민들은 “어제(11일) 중장비로 흙 주머니를 쌓고 빈 공간에 자갈과 흙을 채워 넣었다”고 말했다.
무너진 둑 임시 복구…주민들 "또 비온다는데" 걱정
무너진 둑은 임시로 복구됐지만 20~30m 떨어진 여러 지점에는 돌로 쌓은 옹벽이 무너진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주민들은 15일쯤 많은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둑이 또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일부 주민은 몇 년 전에도 둑이 무너져 커다란 돌을 쌓았는데 이번에 내린 폭우로 힘없이 무너진 것을 보고 부실공사를 의심하기도 했다. 충남도와 공주시는 응급복구를 마치고 중장비를 투입, 돌로 옹벽을 쌓아 추가 피해를 예방할 방침이다.
마을 입구에서 만난 주민은 “금요일이나 주말이면 펜션을 찾는 피서객이 많았는데 진입로가 막혔다는 소식에 일부는 예약을 취소했다”며 “성수기가 다가오는데 당분간은 찾는 손님이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과 세종, 공주의 대표적 관광지인 계룡산 동학사 입구도 지난 9일 내린 폭우로 일부 상가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지만 나흘 만에 어느 정도 제 모습을 되찾았다. 물에 잠겼던 상품들은 모두 정상적으로 진열돼 계곡을 찾은 피서객들이 하나 둘 물건을 구매했다.
동학사 계곡 폭우 당시 그대로…상점 영업 재개
하지만 상점가와 맞닿은 좁은 계곡 입구는 여전히 폭우 피해 당시 그대로였다. 동학사와 남매탑, 삼불봉, 관음봉으로 가는 길을 알리는 안내판은 부러진 상태로 나흘째 방치됐다. 계곡을 건너가는 작은 돌다리 옆에는 폭우에 떠내려온 커다란 돌이 난간 높이까지 쌓여 있었다. 다리 앞에는 커다란 구멍이 나 경찰 폴리스 라인과 합판, 항아리 등으로 막아 피서객이 빠지는 것을 예방했다.
상인들은 “계곡물이 갑작스럽게 쏟아져 내리면서 커다란 돌이 아래까지 떠내려왔다”며 “관계 기관에 빠른 복구와 처리를 요청했지만 나흘째 아무런 소식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계곡 입구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길 양쪽은 아직 치우지 못한 흙더미가 그대로였다. 하류 쪽에도 둑이 무너진 곳이 여러 개 있었지만 복구의 손길은 미치지 못한 상태였다.

동학사 주변 상인들 역시 2~3일 뒤부터 다시 시작하는 장마가 상가와 펜션에 피해를 주지 않을까 우려했다. 아직 치우지 못한 돌덩어리가 계곡을 막고 있어 흘러내린 물이 그대로 상가 쪽으로 넘쳐 흐르지 않을까 생각해서다.
부여 8~9일 내린 비로 비닐하우스 집중 피해
지난 8일 밤부터 9일 오전까지 집중적으로 내린 폭우로 농경지와 비닐하우스 9.57㏊가 침수된 부여에서도 막바지 복구 작업이 이뤄졌다. 부여의 대표적 농산물인 방울토마토 재배 농가에서는 물에 잠겨 썩어 들어가는 줄기를 모두 걷어냈다. 황토물을 뒤집어쓴 수박 줄기도 모두 잘라내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농가들은 부족한 일손에 작업에 며칠째 매달린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부여군은 농경지 침수 피해 조사가 마무리되면 보상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농민들 "썩은 줄기 걷어내야"…부여군, 보상대책 마련
한편 지난 8~9일 충남지역에는 계룡 200㎜를 비롯해 천안 176.1㎜, 공주 175.8㎜, 부여 146.2㎜, 청양 132.4㎜ 등의 폭우가 내렸다. 많은 비로 공주 마암천과 가락천, 논산 주천 등 하천 제방 6곳이 유실됐고 농경지 12.03㏊가 물에 잠겼다.
공주=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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