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 경찰 지휘라인 전반으로 수사 확대
‘일반살인’ 혐의 적용 과정 등 조사
13일 광주지법서 장윤기 2차 공판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 사건을 둘러싼 검경의 동시 수사가 경찰 지휘라인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광주광산서 살인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은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된 광산서 담당 수사팀장 박모 경감과 당시 형사과장 박모 경정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박 경정은 참고인 신분이다.
특별수사단은 전날 광주경찰청장실과 광산경찰서장실 등 당시 수사 지휘 라인 관련 사무실 7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증거인멸 혐의가 적시됐다. 압수물에 대한 분석 작업도 진행중이라고 특수단은 밝혔다.
기존 27명 규모 특별수사팀은 압수수색 직후 41명 규모 특별수사단으로 확대 편성됐다. 특별수사단은 “수사과정 전반에 대해 한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전담수사팀도 지난 10일 광주 광산서 전 서장인 김모 경무관과 전 광산서 형사과장 박모 경정을 공무상비밀누설·증거인멸 방조 등 혐의로 입건하는 등 경찰 지휘라인을 정조준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2차 압수수색을 벌여 박모 경정의 휴대전화도 확보했다. 광주경찰청장과 수사부장의 휴대전화는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지 않았다.
검경은 수사팀이 장윤기에게 ‘강간살인’ 혐의가 아닌 일반살인 혐의를 적용하게 된 과정에 경찰 윗선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 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또 수사 담당자들이 장윤기 아버지 장모 경감에게 수사 동향을 유출하거나 증거인멸 또는 인멸을 방조한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특히 국수본 특별수사단은 장윤기 사건 수사팀 조사 과정에서 “서장이 장윤기의 강간살인 죄 적용을 막았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윤기 사건 수사팀은 애초 강간살인 혐의 적용을 검토했으나, 정황증거 만으로 혐의 입증이 어렵다고 보고 일반살인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검찰이 강간살인 혐의 핵심 증거로 판단한 케이블 타이와 리얼돌을 장모 경감이 없애거나 보관하고 있던 사실이 밝혀져 봐주기 수사·유착 의혹이 일파만파 커졌다. 검찰은 보완수사를 거쳐 장윤기를 강간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일반살인 혐의는 형량 하한선이 5년이지만, 강간 등 살인죄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만 처벌한다.
이례적인 검경의 동시 수사가 경찰 윗선으로 향하는 가운데 13일 광주지방법원에서는 장윤기의 2차 공판이 열린다. 다른 혐의는 모두 인정하면서도 강간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입장 표명을 미뤘던 장윤기가 이번 재판에서 강간살인 혐의를 인정할 지 주목된다.
검찰은 장모 경감 자택에서 확보한 케이블 타이와 경찰이 뒤늦게 송치한 리얼돌 과학수사 보고서를 재판부에 추가 증거로 제출하는 등 장윤기의 강간살인 혐의 입증에 주력할 방침이다.
장윤기는 아버지와 수사팀 간 유착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7일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했다. 장윤기가 반성문을 낸 것은 기소 이후 처음이다. 장윤기는 검경 조사 과정에서도 반성문을 제출하지 않았다.
전남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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