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16일 기준금리 인상 유력…관건은 ‘얼마나 더 올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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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오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상을 시작으로 한은이 연내 한 차례 이상 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다만 금리 인상의 후폭풍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물가와 환율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취약 부문에는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인상 속도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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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오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인상이 이뤄지면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시장의 시선도 이제 인상 여부를 넘어 추가 인상의 횟수와 속도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방안을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금통위에서 두 명의 금통위원이 인상 의견을 낸 바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도 취임 후 여러 차례 통화정책을 긴축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 총재는 최근 국회 업무보고에서도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을 웃도는 가운데 성장세가 개선되고 금융안정 위험까지 커지고 있다며 시기를 놓치지 않고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금리 결정을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에 총재가 공개적으로 인상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시장에서는 사실상 7월 인상을 예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은이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려는 가장 큰 이유는 물가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크게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2.5%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고점에서 다소 내려오더라도 그동안 높아진 원재료비와 운송비가 제품·서비스 가격에 뒤늦게 반영될 수 있다.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되면서 수요 측 물가 압력까지 강해질 가능성도 있다. 한은이 지난 5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2%에서 2.7%로 올린 것도 이 같은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경기 상황도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여건을 뒷받침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반도체 수요가 늘고 수출과 설비투자가 개선되면서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로 상향했다. 경기 침체를 우려해 금리 인상을 미뤄야 할 필요성은 줄어든 반면 물가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기대인플레이션이 굳어질 위험은 커진 셈이다.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도 한은의 판단을 압박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이 감소하고 가격 상승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경기 화성 동탄 등 일부 지역까지 오름세가 번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함께 늘면서 최근 월간 가계대출 증가 규모도 8조~9조원 수준으로 커졌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안팎에서 움직이는 점 역시 금리 인상 명분으로 꼽힌다. 원화 약세가 장기화하면 원유와 원자재 수입 가격이 올라 국내 물가를 다시 밀어 올릴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예상보다 긴축적인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한미 금리차가 더 벌어지는 것도 한은으로서는 부담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상을 시작으로 한은이 연내 한 차례 이상 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씨티은행은 한은이 7월에 이어 오는 10월에도 0.25%포인트를 인상하고, 내년에도 추가 긴축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도체 경기 호조와 물가 상승, 수도권 집값, 원화 약세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한 번에 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반도체 업종과 달리 내수·건설·자영업 경기는 회복이 더딘 데다 급격한 인상이 취약 차주의 부담을 한꺼번에 키울 수 있어서다. 우선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린 뒤 물가와 환율, 주택시장 흐름을 확인하며 긴축 강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금리 인상의 후폭풍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도 높아질 수 있다. 부채가 많은 차주가 소비를 줄이면 아직 회복세가 약한 내수 경기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해결해야 할 주택시장 불안을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경우 전국의 가계와 기업이 비용을 나눠 부담하게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준금리가 물가와 환율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취약 부문에는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인상 속도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금통위의 관전 포인트는 금리 인상 자체보다 금통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이 담긴 점도표와 신 총재의 기자간담회 발언이 될 전망이다. 인상 결정이 만장일치로 이뤄질지, 0.50%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등장할지에 따라 시장이 예상하는 긴축 경로도 달라질 수 있다. 한은의 선택에 따라 연말 기준금리 수준뿐 아니라 대출금리와 채권시장, 원·달러 환율의 방향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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