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사태’ 드라마 ‘참교육’이 쏘아올린 교사의 정치 중립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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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정치적 발언 허용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박병기 한국교원대 윤리교육과 교수(국가교육위 민주시민교육특별위원회 위원)는 "정치 편향된 일부 교사를 제지하려고 일반 교사의 정상적 교육 활동까지 틀어막은 상황을 방치한 결과 (배재고 사태 등으로) 곪아 터졌다"며 "학생의 혐오 발언을 지적한 교사가 정서 학대로 신고당하는 일까지 겹쳐 교권이 위축된 탓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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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는 교사의 정치 편향 우려

교사의 정치적 발언 허용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고교 야구에서 5·18민주화운동 조롱 응원이 나오고, 교권 붕괴를 다룬 드라마 ‘참교육’이 호응을 얻자 다시 불붙는 모습이다.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극우 성향의 혐오와 조롱이 놀이 문화로 퍼지지만 교사의 교육 활동은 위축돼 있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다. 다만 교사의 정치적 편향이 학생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학교가 정치 투쟁의 장으로 오염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교육부에 따르면 교원은 국가공무원법 등에 따라 정치기본권에 제약을 받고 있다. 정당 가입과 후원, 선거 출마, 선거 운동은 금지된다. 특히 정치적 의사 표현 역시 제한된다. 교직 사회에선 정치나 선거 관련한 소셜미디어(SNS) 게시글에 ‘좋아요’ 표시만 해도 정치 활동으로 간주할 수 있다며 정치적 발언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는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이 지난 9일 발표한 ‘교사 교육권 침해 및 정치 관련 민원 사례조사’에서 볼 수 있다. 지난해 11월 3∼9일 전국 교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로 응답자 1937명 중 ‘정상적 교육 활동에 정치중립 위반이란 항의나 민원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391명(20.2%)으로 나타났다. ‘신고·고소를 하겠다는 위협을 받은 경험’은 169명(8.7%), ‘실제 신고·고소 등 법적 절차를 겪은 경험’은 39명(2.0%)이었다.
교사노조가 공개한 사례를 보면, 한 학교는 제주도 수학여행 코스로 ‘4·3공원’을 포함시켰다가 정치·이념 편향을 지적하는 민원을 받았다. 이 학교 교사는 “이런 일이 벌어지면 교사를 보호해준 적이 없다”고 성토했다. 다른 학교에서는 초등 5학년 사회과 수업에서 일제강점기와 3·1운동을 다뤘는데 “교사와 학교 교육과정이 좌파로 치우쳐져 있다”는 민원을 받았다. 5·18민주화운동을 교과서 내용에 따라 설명했지만 “좌파 사상 주입한다” “공산당” 등의 항의가 들어오고, 영화 ‘서울의 봄’ ‘택시운전사’ 등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자료를 활용한 수업도 문제가 됐다.
교사노조가 같은 날 발표한 ‘2026 학교 내 민주시민교육 대국민 인식조사’에서는 학교에서 민주시민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응답이 많았다. 지난 4월 16~69세 국민 5000명을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6%는 “현재 학교 내 시민교육 수준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학교의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학생이 현실 정치의 쟁점과 사회적 문제를 어디에서 배워야 하는가’란 질문에 ‘학교’를 선택한 인원이 66.4%였다. 가족(14.6%), 텔레비전(6.3%), 온라인(5.6%) 등을 압도하는 수치다. 교사가 수업에서 현실 정치의 쟁점과 사회적 문제를 교육 소재로 다루는 것에는 67.4%가 찬성 입장이었다.
다만 교사의 정치 편향 우려도 적지 않았다. 정치 쟁점과 사회적 문제를 수업에서 다룰 때 가장 우려하는 사항에 대해 63.6%는 ‘교사의 정치적 편향에 따른 왜곡된 시각 주입’을 꼽았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로 학교 내 갈등·혼란 우려’가 16.2%로 뒤를 이었다. 학교가 학생이 올바른 정치·사회적 시각을 갖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일부 교사의 정치적 편향성과 학교가 정치 선동으로 오염되는 상황에는 경계하고 있다는 의미다.

박병기 한국교원대 윤리교육과 교수(국가교육위 민주시민교육특별위원회 위원)는 “정치 편향된 일부 교사를 제지하려고 일반 교사의 정상적 교육 활동까지 틀어막은 상황을 방치한 결과 (배재고 사태 등으로) 곪아 터졌다”며 “학생의 혐오 발언을 지적한 교사가 정서 학대로 신고당하는 일까지 겹쳐 교권이 위축된 탓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은 반복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교사를 제지하면서 동시에 교육적 맥락에서 이뤄지는 정치적 발언이나 지도 활동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방안을 찾을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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