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감만으론 못 버틴다”…폭염 뚫고 거리로 나온 공무원·교원

임지혜 2026. 7. 1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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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교원 생존권 쟁취 공동투쟁위원회(공투위)는 11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7·11 공무원·교사 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공투위 제공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을 비롯한 공무원·교원 노동조합이 정부를 향해 연금소득 공백 해소와 임금 인상, 정치기본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공무원·교원 생존권 쟁취 공동투쟁위원회(공투위)는 11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7·11 공무원·교사 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전국 공무원과 교원 노동자 약 2만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연금소득 공백 해소 △2027년 임금 7.1% 인상 및 수당 현실화 △정치기본권 보장 △안전한 노동환경 조성 등 4대 요구를 정부와 국회가 즉각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본대회에 앞서 열린 사전집회에서는 참가자 자유발언이 진행됐으며, 이후 공동투쟁위원회 대표 발언과 현장 발언, 문화공연 등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공무원·교원 노동자의 요구를 담은 메시지를 보내는 공동행동도 진행했다.

이해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대표 발언에서 “공무원들은 국가적 재난과 위기 때마다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왔지만 정부는 여전히 공무원과 교사의 생존권을 외면하고 있다”며 “정당한 노동에는 정당한 임금이 지급돼야 하고 초과근무에는 합당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끝내 우리의 요구를 외면한다면 단결과 연대로 반드시 권리를 쟁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현장 발언에서는 연금 제도와 처우 개선 요구가 이어졌다. 김규환 공무원노조 대구지역본부장은 “퇴직금도 없이 퇴직하는 공무원에게 연금도 몇 년 뒤에 받으라고 하는 것은 악덕 사업주와 다를 바 없다”며 “공무원연금은 반복된 개악으로 소득공백이 발생하고 있지만 정부는 2015년 약속했던 대책조차 10년 넘게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본부장은 “정부는 공무원을 개혁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노동자로서 정당한 임금과 처우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무원·교원 생존권 쟁취 공동투쟁위원회(공투위)는 11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7·11 공무원·교사 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공투위 제공
청년 공무원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우정 공노총 임실군공무원노동조합 사무처장은 “공무원 임금은 민간 노동자의 76.7% 수준에 불과하다”며 물가는 계속 오르고 업무는 늘어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미래를 꿈꾸기는커녕, 당장의 생계조차 위협받는 것이 지금의 청년 공무원들. 사명감만으로 배를 채울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며 “제 발로 공직에 들어왔지만, 국가가 약속했던 ‘일한 만큼의 보상’이라는 약속을 먼저 깨버린 것은 누구인가.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 공무원들이 생계를 걱정하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실질임금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원단체는 악성 민원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 인한 교육 현장의 어려움도 호소했다. 박영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정당한 생활지도도 악성 민원인의 손을 거치면 순식간에 ‘아동학대 범죄’가 돼 돌아오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며 “(무분별한 신고와 고소로) 교육활동은 완전히 마비됐고, 당하는 사람도 옆에서 지켜보는 동료 교사도 모두 얼어붙어 교실을 떠나고 있다.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소중한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잔인한 악성 민원의 굴레를 끊어내야 한다”며 “공교육 현장에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처벌 조항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는 것, 아동복지법을 전면 개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투위는 이날 정부와 국회에 공무원·교원의 생존권과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하는 한편, 4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공동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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